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3 (화) (여행 팔일째)

드디어 보라카이다. 보라카이에 도착한 지금은 새벽 6시경.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으스름하게 밝아져 오늘 이곳 보라카이의
새벽은 마치 공포영화에서나 볼듯한 창백한 파란색이 감도는 모습이다. 모든것이 파랗다.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조용하며,
간간히 해변을 청소하는 필리피노만이 보일 뿐이다.

필리핀의 새벽.JPG
 보라카이의 새벽

보라카이의 새벽1.JPG
 보라카이의 새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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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에 도착해서 신이난 서수형

 보
라카이에 도착했겠다… 잠시 해변을 거닐어 본다. 보라카이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 빠져보고도 싶었지만 아직 이곳의 날씨는 쌀쌀한
편. 물에 들어간다면 감기에 걸릴 판이다. 얼마를 있었을까.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본의아니게 맞이하는 보라카이의 일출이다.
일출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는다.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

 이제 대충 해변을 감상했으니 숙소를 잡을 차례다. 근처에 보이는 가까운 호텔부터 알아본다.
 “여기 하룻밤에 얼마에요?”

 대
답이…. 5000페소를 이야기한다. 5천페소라니… 우리돈 15만원이다. 말도 안된다. 근처에 다들 둘러보니 거의
비슷비슷한 가격이다. 결국 우리가 묵기로 한 호텔은…하룻밤 3600페소.. 우리돈 10만원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필리핀 여행
최고의 사치다.

3600페소.JPG 
 3600 페소짜리 방…

살판났네.JPG
 호텔앞에 놓여있는 쉼터

 보라카이에서는 성수기(High Season)와 비수기(Low Season)때의 호텔 금액이 각각 다르다. 성수기때 비싸고, 비수기때 약간 싼 금액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 시즌은 성수기였다…쩝.

 호텔을 잡고 우리가 한 일은…당연히 씻고 자기.
 전날 밤을 새우잠을 자서일까… 다들 피곤에 지쳐있다. 대충 몸을 씻고 잠을 자기 바쁘다.

 점
심때쯤 일어나서 낮동안 보라카이의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하지만 그다지 볼것은 없다. 모든것이 돈이다. 보는 것도 돈을 내야하고,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것도 돈을 내야 한다(아, 강제는 아니고 마음대로 돈을 내라고 했다. 하지만 분위기가…쩝).

찍으려면 돈.JPG
 사진을 찍으니까 앞의 통에 돈을 넣으라고 한다. 금액은 마음대로라고 나중에 말을 해주었지만.. 웬지 기분이..

보라카이 전경.JPG
 보라카이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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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에서 만난 한글. 마침 우리 팀 명이 ‘바이킹(Bike-ing)’이었다.

 보
라카이에서 자전거를 타며 돌아다니는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가끔씩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타고 다니는 사람은 봤다. 보라카이에 놀러온 한국인들이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보
라카이섬은 D-mall 이라는 해변가 중앙에 있는 쇼핑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호텔과 상점이 형성되어 있다. D-mall에 가면
음식, 기념품을 비롯해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는 시장 거리같은 곳이다. 점심때쯤 일어났으니 먼저 식사부터 하기로 한다.
하지만 D-mall에 위치한 거의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우리가 먹었던 일반 음식값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그래도 한가지
좋은점은 체인점은 가격이 다르지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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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했던 INASAL… 이유는 밥이 무제한이었기 때문이다..ㅎㅎㅎ

 보라카이에서의 낮은 정말로 볼것이 없다. 해변과 경치가 좋다고는 하지만 여행내내 필리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우리한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민도로 섬에서 겪었던 진흙탕길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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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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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의 불쑈. 호텔이나 식당에서 주관하는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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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바에서 마신 칵테일. 칵테일 이름이 ‘Zombie’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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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을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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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을 마시면서… 여기 마음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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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r 1의 의미는 1+1이라는 뜻이다.(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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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

 칵
테일 바에서 마신 칵테일은 좋았다… 하지만 나중에 계산할때 살짝 기분이 상했던 것. 왜냐하면 계산을 할때 처음에 메뉴판에
적혀있던 금액과는 다르게 더 비싼 금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팁이 이미 계산서에 포함이 되서 그렇다는 것.
그려러니 할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우리 테이블에 와서 수시로 팁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던 웨이터들의 태도가 약간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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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레드햇 리눅스의 로고다… 아시는 분만 아실듯..

 보라카이의 밤은 깊어져 가는데.. 이곳에서의 추억은.. 별로 남는것이 없다.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2 (월) (여행 칠일째)

오늘은 반드시 로하스에 도착하고 말겠다.
 아침부터 기합이 단단히 들어있다. 사실, 너무 가까운 거리라 3~4시간만 달리면 금방 도착할 듯 싶다.

 씻고, 챙기고, 정비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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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아침식사! 치킨 시즐링. 정말 담백하고 맛있다!

 전날 여행기에 적었듯이 이곳 민도로 섬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경치가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분위기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시원한 바람과 이국적인 야자수 그늘. 앞으로 언제한번 이렇게 상쾌하게 달려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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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도로가 쭈욱~~~ 펼쳐져 있다. 정말 기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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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한 필리핀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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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화살! 빵야! 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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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여름 싼타!

시원한 느낌.JPG
 오늘하루 이렇게 기분좋은 도로만 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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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까지 2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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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초등학교.

어느 강가에서.JPG
 보기만해도  시원한 강가위 다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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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수형은 강가에서… ㅋㅋ

 보이는 거의 모든 필리피노들이 관심을 가져준다. 즐겁게 웃으며 건네는 인사말이 우리를 더욱 더 즐겁게 한다. 가끔씩 한국어도 들린다.
 “안녕하세요!”

 그와 비슷한 횟수로 일본어와 중국어로 인사하는 필리피노들도 있다. 아마 같은 동양계라 착각을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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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까지 앞으로 10Km!

 한
번은 덤프트럭에 앉아있는 여러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어디로 가느냐고 물은적이 있었다. “로하스!”라고 큰소리로 답해주고 길을
가는데, 뒤쪽에서 “NO!No! Wrong way!” 라고 외치며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주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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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어(따갈로그 어)로 행운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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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이 참 재미있다. 봉아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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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오리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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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 1Km!!!!

드디어 로하스.JPG
 드디어 로하스!

 로하스에 도착하니 오후 1시쯤이었다. 딱 점심때쯤이다. 점심을 먹기전에 먼저 배 시간을 확인하니 카티클란 으로 향하는 배편은 밤 10시에 출발한단다. 아직 9시간이나 남아있다. 지금부터 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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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 포트

 서
둘러 점심을 먹고 근처 해변에서 쉬기로 한다. 해변가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갑자기 태운이가 안보인다. 조금 있으면 오겠지
싶은 마음에 일단 해변가부터 구경을 한다. 이곳 해변은 아직 개장을 안한듯 싶다.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지만 다른 관광객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야자주스를 기대했건만…그런것은 없었다. 그순간 저쪽에서 누군가가 다가온다. 눈썰미가 진짜 없는 내가 바도 확
티가난다. 여장을 한 남자다.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일행을 몇명이냐, 어디서 왔느냐, 저쪽에
아가씨가 있다, 같이 가자…. 좀 위험했다. 느낌이 온다. 정육점 호객행위다. 어떻게 빠져나갈까… 그때 갑자기 태운이
생각이 났다. 아직까지 이곳에 도착을 못한것을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아마도 모래사장으로 들어오는 우리를 발견 못하고
계속 길을 따라 간듯하다

 친구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 나오려는데… 작별 키스를 요구한다. 당연히 정중히 거절했다.

이분들이 너를 찾게끔 만들었단다.JPG
 태운아, 이분들이 너를 찾게끔 만들어 주셨단다. ㅋㅋㅋㅋ

 서
둘러 서수형과 다른 길로 갈라져 태운이를 찾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운이를 찾을 수 있었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뾰류퉁한게 삐진것 같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왜 그럴까… 나중에 태운이가 입을 열었다. “형들이 일부러 장난친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다시 항구로 돌아온 우리.. 방금 전의 해변에서 만난 아가씨(?)들 덕분에 해변에 가자는 생각은 접었다. 그저 근처 가게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밥을 먹는다. 그곳에서 한 아가씨와 친해졌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JPG
 그녀와 함께~.

 그
녀의 이름은 Lei Raymundo. 배가 오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가 도착해서 승선을 위해 이별을 했을때
아쉬워하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쉬운 마음에 가지고 있던 천원짜리 지폐에 나의 이메일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언제고 학교에 온다면 연락을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잠시 가게 뒤쪽에 있는 방으로 가서 뭔가를 가져온다. 선물이라며
건네준다. 자신의 사진이다. 사진의 뒷면에 뭔가가 적혀있다.

 “Lei Raymundo. Keep this, I mis u”

 I mis you too.

자동차 선적중.JPG
 자동차 선적중.

 배
에 승선해서 앉아 있으니 뭔가 허전하다. 그렇다, 주소를 전해주지 못했던 것. 아직 출항때 까지는 시간이 약간 남아있다. 하선은
안된다는 선원의 말에 5분이면 충분하다고 설득을 하고 밖으로 뛰어나가 내 주소를 전해준다. 아무말 없이 나를 꼬옥 껴안아준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이번엔 진짜 작별이다. 언제고 한번 더 인연이 닿는다면 만날 날이 있겠지….. 그 작은 인연의
끈을 나는 믿는다.

 보라카이로 가기 위해서는 카티클란(Caticlan)에서 작은 보트로 갈아타야 한다.
카티클란으로 향하는 배안에서 한 필리피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정치쪽에 관한 이야기. 요즘 대통령 때문에 많이들
혼란스럽다고 이야기를 하니 필리핀도 그렇단다. 어느나라든 대통령은 그렇게 좋은 사람이 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니 정답이라며
다같이 웃는다.

배안에서.JPG
 배안에서… 태운아 다리좀 구부려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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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친 서수형.

일기쓰는척.JPG
 일기쓰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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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꼬마아이.

 어느덧 카티클란에 도착하니 시간이 이미 새벽 2시. 보라카이로 향하는 배는 5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시각. 대합실에서 쉬기로 하고 잠을자며 5시까지 기다린다.

 5
시가 되자 작은 보트가 도착했다. 제티 보트(Jetty boat)라고 불리는 이 배에 자전거를 싣기는 정말 아찔함을 요한다.
50Kg이 넘는 자전거를 한사람의 힘으로 안전장치도 없이 보트에 올려야 한다. 빠지면 어디 보상받을 길도 없다. 조심조심 최대한
신경을 쓰며 보트에 올린다. (내가 올린것은 아니다. 포터들이 짐을 날랐다. 물론 팁은 줘야했지만..)

 이윽고 배가 출발하는데… 깜깜한 어둠속을 달리는 느낌이…꼭 밀항선을 탄 느낌이다. (이대로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도 이상할게 없는 분위기였다. 아주~~~ 쪼금 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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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밀항중…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1 (일) (여행 육일째)

푸에르토 갈레라 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나설려는데 호텔 사장이 이야기를 꺼낸다. 여행은 몇일동안 하느냐? 어디부터 왔느냐…등등
 간단히 이야기를 하려는데 대화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서로가 대화하기를 재밌어하니 끊어질리가 없다. 정신없이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8시가 다 되어간다. 서둘러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선다.
호텔아저씨.JPG
 인상좋으신 주인집 아저씨(제일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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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Km… 갈길이 멀다.

비오기 직전.JPG
 아침의 날씨.. 비오기 직전의 모습이다.

 시
작과 동시에 엄청난 비포장 도로가 우리를 반겨준다. 단순한 비포장이었다면 좋았을텐데 간밤에 비까지 내린터라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다녀간 자동차 바퀴에 곱게 빻인 모래와 흙들이 빗물을 가득 머금고 수렁이 되어 마치 늪지처럼 자전거의 바퀴를 감싸안는다.
이제야 제대로된 난코스를 만난 것이다.

 작년 여름에 했던 강원도 자전거 여행길에 만난 우리나라의 비포장도로는 여기에 비하면 굉장한 양반격. 다들 처음 겪는 진흙탕길에 기어를 최대한으로 올려놓고 용을 쓴다. 게다가…비는 아직도 계속 내리고 있다.

정말 무난한 코스.JPG
 이정도면 아주 좋은 길에 속한다.(비포장도로 중에서)

 중
간에 멈춰서면 신발이 수렁에 빠져 진흙 범벅이 되는 상황. 어떻게든 멈추지않고 있는 힘껏 달려보지만 다들 한번씩은 신발에 누런색
칠을 한다. 하긴, 차도 바퀴가 빠져서 못나갈 정도였는데.. 발하나 빠지는 정도면 차에 비하면 싸게 먹힌 편이다.

 중간에 만난 시원한 폭포!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8~10 Km 쯤을 달렸을까.. 비포장 도로의 끝이 보인다. 지금부터는 늘씬하게 잘빠진 포장도로다.
 비포장 도로를 빠져나와 한숨을 돌리니 이제는 배가 고프다. 근처 가까운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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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 죽는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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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 죽는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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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라~~

 밥을 먹고 일어서니 이게 웬걸… 앞 타이어의 바람이 빠져있다. 이런… 그래도 진흙탕 한가운데서 빵구가 안난것이 어디인가. 다행으로 생각한다. 식당 바로 옆에 볼카나이징 샵이있다. 바로 수리를 맡긴다.

 이게 몇번째야…

 필리핀에는 정말 많은 볼카나이징 샵이 있다. 자동차 타이어에 대충 흰색
페인트로 “Volcanizing” 이라고 큼직하게 쓰여있다. 거짓말 조금 보탠다면 필리핀 어느곳이든 펑크가 난 곳에서 10분에서
20분정도를 자전거를 끌고 걷는다면 반드시 보이는게 이 볼카나이징 샵이다. 그런데 한가지 웃긴것은…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볼카나이징 샵을 봤지만 간판의 생긴 모습이 다 똑같다는 것이다. 단지 틀린것이라면 “Volcanazing” 이라고 써놓은
타이어의 사이즈가 약간씩 다르다는 점이다. 가게가 좀 크면 큰 타이어, 작으면 좀 작은 타이어…ㅋㅋ

 배도 채웠겠다. 타이어도 때웠겠다. 신나게 달려본다. 아침에 진흙탕길에서 고생을 해서일까. 너무나도 도로가 좋다. 차도 없고, 주위로 나무들이 시원스럽게 올라와 있어서 그늘도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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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적응한듯..

달려라2.JPG
 나는 목장갑이 좋아!

늦었다..JPG
 ㅋㅋㅋㅋㅋ

 하.
지.만. 대형 사고가 터졌다. 타이어가 찢어져 버린것. 자전거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급히 멈춰서 타이어를 확인했다.
타이어의 찢어진 틈새로 튜브가 비집고 나와있는 것. 처음 겪는 상황에 이게 뭘까… 황당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갑자기
“뻥!” 이란 엄청난 소리와 함께 튜브가 터져버렸다. 순간 전부 깜놀. 타이어에 이어 튜브도 같이 터져버린 상황에 웃음밖에
안나온다. 솔직히 진짜 웃겼다.
 ㅋㅋㅋㅋㅋ 아놔 이젠 어떻게 가지.

 아놔.ㅋㅋㅋㅋㅋ 미치겄다.ㅋㅋㅋㅋ

 결국 지나가는 지프니를 잡아타고 칼라판(Calapan) 까지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문제가 있는것이 우리는 지프니 타는 법을 모른다는 것. 더욱이 지프니는 절대로 타지말라던 사람들의
말도 있다. “지프니는 외국인을 위한것이 아니라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말에서 풍겨지는 뉘앙스는 우리에게 가볍지 않은 공포를
심어주기 충분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된거 탈수밖에. 그리고, 필리핀까지 왔는데 지프니 한번 안타본다면 무슨 재미겠는가?

 자
전거를 끌고가며 지프니를 세워보려 했지만 모두가 허사. 그리고 자주 지나가지도 않는다. 시시콜콜한 농담이나 주고 받으며 자전거를
끌고 걸으니 이것또한 재미다. 주위에 보이는 바나나 나무들. 손만 뻗으면 딸 수있다. 실제로 몰래 따보기도 했다. 아직 익지를
않아서 먹지는 못했지만..ㅋㅋ

덜익은 바나나.JPG
 먹음직 스러운 필리핀 바나나! 하지만 아직 덜 익었다는거~

 이렇게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결국에는 어느 상점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손수 지프니를 잡아준다. 무슨 특이한 방법이 있었는게 아니다. 단지, 필리핀어(따갈로그어)로 “Stop” 이라고 외친것 말고는….

 칼
라판(Calapan) 까지는 약 20Km… 그곳으로 향하는 지프니 안에서 한 여성분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말문을 트기 시작하더니 내릴때 즈음에는 이별을 아쉬워하는 사이가 되었다.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어 선물로 주면서 이순신장군에 대한 짧은 소개를 해주며, 학생들에게 한국에대해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랬더니 그건
물론이고 앞으로도 이 동전을 잘 간직하겠단다. 그리고 나중에 이곳을 들린다면 다시금 그 동전을 보여주어 약속을 지켰음을
확인시켜주겠단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들이 너무나 좋다. 🙂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이 선생님께서 우리가 받지못한 거스름돈을 대신 받아 주셨고, 근처 바이크 샵까지 에스코트까지 해주셨다.
 선생님 살라맛 뽀!

지프니에서.JPG
 고맙습니다! 🙂

 바이크 샵에서의 수리는 간단하게 끝이 났다. 그냥 모조리 바꿔버린 것. 여담이지만…이후로 타이어 관련된 고장은 한번도 없었다..
모처럼 도착한 바이크 샵에서 다들 자전거 수리에 여념이 없다. 특히 다들 브레이크가 녹아버려 새걸로 전부 교체를 한다. 브레이크가 녹아버린 모습은 처음이다.

 바이크 샵에서의 수리..

 자전거 수리를 끝내고 다시금 달린다.

 빵하나에 1페소! 10개를 사니 2개를 더 얹어준다. 고마워요!

로하스 123.JPG
 로하스까지 123키로!

 민
도로 섬에서의 자전거 라이딩은 정말 최고다. 아침에 있었던 진흙탕 코스도 지금와서 생각하면 적당히 괜찮은 느낌이다. 정말 힘이
들때쯤 코스가 끝이 나고, 중간에 아름다운 폭포도 나오고.. 그리고 시원하게 쫙 뻗은 도로와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내륙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야자수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 모든것이 최고다. 특히나, 사람들이 염려하는 범죄 같은 위험성도
이곳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마닐라에서 보았던 총을 든 가드(Guard)들은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마닐라와 같이 큰 건물과 도로들이 그렇게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여유가 있고,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구걸하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그렇게 흥겨운 마음에 달리고, 또 달리다 보니 어느덧 6시. 해는 어둑어둑해지는데
아직 잘곳을 못 구했다. 도로의 모습을 보니 언제 호텔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밤이 점점 가까워 오지만 겁이 나지는 않는다.
이곳은 민도로 섬. 필리핀 여행 최초로 야간 라이딩을 시도해 본다. 물론, 호텔을 찾을때 까지만이다.

 민도로
섬에서의 야간 라이딩은 약간의 낭만이 넘친다. 가로등 하나없는 깜깜함과 차들이 다니지 않는 도로, 빽빽히 들어선 야자수에 비치는
자전거 전향등은 어느정도 짜릿함과 스릴감을 맛보게 해준다. 그리고 정말 무서운 개(Dog)들.

필리핀 거북이.JPG
 거북이 겁먹었다.ㅋㅋㅋ

필리핀 거북이1.JPG
 저 거북이의 운명은?

야간라이딩.JPG
 공포의 야간 라이딩!

 조심조심 하지만 어느정도의 속도는 내면서 도로를 달려가는데 어디선가 개짓는 소리가 들린다. 근처에 개가 있구나 싶은데…. 점점 소리가 커져온다. 뒤에서 선배가 외친다.
 “야! 튀어!”
 
 순
간 소름이 돋는다! 개들이 뒤에서 쫒아오고 있다! 한마리가 아니다! 태운이는 놀래서 약간 기우뚱하기도 한다. 다들 전속력이다.
모두들 도망치기 바쁘다. 잠시뒤에 개들도 지쳤는지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때서야 다들 마음놓고 한바탕 웃는다. 깜깜한
도로위로 웃음소리가 퍼져나간다. 생각해보라. 언제 이런경험 해보겠는가?
 
 결국 소코로(Socorro)라는 지방에서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8시가 넘어선 시각. Kafe De Oro 라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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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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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은 이런느낌… 하지만 우리가 묶은 곳은 사진에 안보이는 쪽에 있다. 사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의 건물에서 잤다.

 방값은 12시간에 550페소. 여기에 100페소를 보태면 샤워실 옆에 있는 큼직한 수영장에 물도 채워준단다. 수영장에 물을 채워면 무엇하겠는가.. 우리는 이미 몸이 파김치인걸.. 그냥 방만 빌리기로 한다. 에고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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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증. 하룻밤에 550페소(우리돈 165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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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필리핀 라면! 뭔가 우리나라랑 상당히 다르다..

 샤워장에서 몸을 씻으며 오늘 자전거를 달리며 몸에 묻은 진흙을 털어낸다. 하지만 아무리 문질러도 떨어지지 않는 진흙. 결국 여행내내 이 진흙들을 달고 다녔다.

 후배 태운이의 빅뱅7 자전거… 이번 여행을 위해 큰맘먹고 구입한 새삥자전거인데… 오늘 라이딩으로 완벽한 중고가 되었다.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0 (토) (여행 오일째)

 전날 너무 달려서일까…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다.

아침에 일어나서.JPG
 정신 못차리고 있다…

 오늘은 어떻게든 푸에르토 갈레라 너머까지 갈 예정이다. 서둘러 바탕가스 포트로 향한다. 배 시간을 알아보니 오후 1시쯤에 있단다.
 근처 식당에서 밥부터 먹는다.

 점심을 먹고 배에 탔는데 이상하다.. 티켓을 끊는 곳이 없는것.
 항
구에 들어오기 위해 terminal fee 라는 항구 이용료(?)로 50페소(우리돈 1500원) 씩을 냈는데(1명당) 배삯으로는
너무 싼 것. 분명히 terminal fee라고 했으니 따로이 배 티켓을 끊는 곳이 있을 터인데 안보인다..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이것만 있으면 충분하냐고 물어보니 충분하단다. 약간 불안하긴했지만 이것만 있으면 된다는데 그냥 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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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생좀 해~. 우린 안에서 쉴께.

 배안에서 한국인 가족을 만났다. 가족끼리 필리핀으로 놀러왔단다. 지금은 사방비치로 향하는 중이란다. 밴을 렌트해서 배안에 싣고 가는데 자기들도 아직 티켓을 못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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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가스 포트. 항구 자체는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배도 많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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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을 기다리며 한껏 포즈 샷.

 이윽고 배가 출발할때가 가까워지자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마다 표를 매긴다. 비로소 티켓을 사는 것이다.

 배가 출발하고 푸에르토 갈레라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2시간. 무엇을 하며 놀까…. 나는 배안을 뒤져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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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윈, 마르코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마르코와 다윈. 마르코는 웃는 얼굴이 참 멋있는 친구이고, 다윈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친구다. 목적지로 향하는 2시간 내내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자 세명이서 모여서 이야기를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바로 여자다.
 친구들이 묻기를,
 “한국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해?”
 – 돈 많고 키 큰 남자
 “여기랑 똑같네.”

 순간 빵 터진다. 서로들 킥킥 거리며 “여자들은 다 똑같애”라는 눈빛을 주고 받는다. ㅋㅋㅋㅋ

 배가 목적지에 가까워 지자 마르코가 아쉬운 얼굴로 무엇인가를 내 손에 쥐어준다.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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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준 마르코.

 E-mail 주소에 나는 웬지 모를 따뜻함을 느꼈다. 단순한 메일주소 하나지만 저 종이가 나에게 가져다 준 따뜻함은 평범한 그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 줄게 없을까.. 나도 뭔가를 하나 주고 싶다. 바로 생각나는 것이 있다. 동전이다.
 마르코에게 기념선물로 동전 하나를 건네 준다. 기쁜 표정으로 동전을 이리저리 돌려 본다. 그리고 그 동전을 볼때마다 나를 기억하겠다고 한다.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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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안녕! (사실 사진을 찍기는 배가 출항하기 전에 찍었다. 이때는 마르코와 친해지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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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가 눈앞에 보인다. 저곳이 푸에르토 갈레라 항구. 엄청 작다.

 푸에르토 갈레라에 도착하여 마르코와 다윈에게 인사를 하고 서둘러 달리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오기전 이곳에 한국인 교회가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잘만 된다면 오늘밤은 그곳에서 묶고 갈 예정이다.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만..

 의외로 항구와 가까운 곳에 큰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물어보니 한국인 교회란다.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서 한국인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한국인이 ‘세운’교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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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교회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그냥 계속 달리려는데… 비가온다.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약간 넘어선 시각. 어찌할까… 계속 달리기로 한다.

 하지만 얼마 안달려서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 타이어 돌아가는 모습이 심상치 않은것. 아무래도 휠이 나간것 같았다.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이 팔자걸음이다. 심하게 흔들린다.

 결국 갔던길 그대로 다시 돌아와 항구 근처의 호텔에서 1박을 하기로 한다.

 푸
에르토 갈레라의 주변은 유명한 해변가가 여럿있다. 그곳에 가볼까…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귀찮다. 그저 이왕 쉬기로 한거
오늘하루 푹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확실히 어제 너무 달렸다. (….후기를 쓰는 지금의 잎장은 어떻게든 한번쯤 가봤어야
했다…아까워라..)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밥이 너무 맛있다. 소고기 시즐링? 약간 달달한것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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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콤하면서도 달달한것이 우리 입맛에 딱이다. 비프 시즐링, 포크 시즐링, 치킨 시즐링.. 시즐링 시리즈는 다 맛있다.

 밥을 먹으면서 음식을 찍기위해 카메라를 꺼내드니 아가씨? 남자? 한명이 자기를 찍어달라고 한다. 찍고 나서 진짜 여자 맞냐고 물어보니 옆에서 일하던 아가씨가 웃으면서 한마디 한다. 
 “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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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가슴까지 있었다… 약간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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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언제 찍은거야…ㅋㅋ

 호
텔은 굉장히 싸다. 하룻밤에 420페소. 우리돈 13000원 정도. 2인용 침대하나에 익스트라 베드(매트릭스) 하나를 공짜로
넣어 준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커피와 차가 공짜. 단지 흠이라면…에어컨이 없다는 것. 하지만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이다.

 2인용 침대하나.JPG
 2인용 침대 하나.

텐트위에 침낭을 널어놓은것.JPG
 익스트라 베드위에 가져온 텐트를 깔고 그위에 홀딱 젖은 침낭을 널어 놓는다. 텐트안은 약간 답답하긴 하지만 침낭을 말리려면 어쩔 수 없다..

내일도 부탁해.JPG
 내일도 부탁해!

커피와 차가 공짜.JPG
 커피와 차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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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 상점에서 산 쪽발이. 필리핀을 여행한다면 이거 하나쯤은 필수다.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9 (금) (여행 사일째)

늦잠이다. 너무도 편하게 자서일까. 일어나니 10시가 넘어있다. 마미의 아침먹으라는 소리에 깬다.
 햄을 구워주신다. 먹어보니 굉장히 맛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그런 맛의 햄이 아니다. 약간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우리 입맛에 딱이다.
 아침을 먹고 짐들을 꾸리고 우리의 다음 목표지 바탕가스를 향한다.

마미가족들이랑.JPG
 떠나기전 마미네 가족들이랑… 대가족이다.

마미랑.JPG
 마미! 못 잊을꺼에요.
 
바탕가스로.JPG
 가자! 바탕가스로!

 바
탕가스로 향하던 중… 드디어 첫 빵구가 났다. 여행 이틀만에 벌써 빵구다. 패치로 때울려고 했으나, 빵구가 난 장소가 어느
마을의 시내. 마땅히 자리잡을 곳도 없어서 어느정도 시내를 빠져나간다음 정비를 하려고 했는데, 한 경찰관이 내 자전거를 보더니
어느 방향을 가르켜준다. Volcanizing shop 우리말로 풀어쓰면 화산열 가게?? 아무튼 빵꾸때우는 가게다.

 신
기한 방법으로 빵꾸를 때워준다. 고무 일부분을 잘라내어 패치처럼 튜브에 붙이더니 열로 지져서 마치 껌처럼 붙게한다. 튼튼해
보이는 것이 굉장히 믿음직스럽다. 공임비는 30페소(우리돈 900원). 싸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때 바가지를 썼다.
다른곳에서 빵구를 때웠을때는 15페소를 받았었다.ㅋㅋㅋ ㅠㅠ 내 15페소…

필리핀식 빵구 때우기!

 달리다 보니 갈증이 느껴진다. 근처 가게에서 음료수 사기로 한다.

 필리
핀에서의 가게(우리네 동네 수퍼)는 정말 많이 있다. 약간 뻥좀 친다면 한집 걸러 한집마다 가게가 있다. 근처에 보이는 적당한
가게에 가기로 한다. 그 곳에서 콜라는 산다. 콜라 한병의 가격은 7페소 ~ 11페소 (우리돈 300원 정도)이다. 약간
싼가격의 팝콜라(7페소)와 코카콜라(11페소)가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약간 오르기도 한다.(다른 섬의 경우 팝콜라가
9페소였다.) 값이 싸게 느껴지지만 양이 적다. 한병당 200ml 정도..

 여담이지만 이곳에서도 바가지를 썼다. ㅎㅎㅎ 한병씩을 마시고 나중에 한병을 더 시켰는데, 앞서 주문했던 콜라를 계산 안했다고 하는 것. 콜라는 2병씩을 마셨지만 3병씩의 값을 치른것. 에효…

 

 필리핀에서는 병 보증금이라는 것이 있다. 7페소라는 콜라 가격은 사실 콜라 액체만을 위한 가격이다. 병까지 들고 간다면 병 보증금 가격을 따로 내야한다. 그래서 다른곳으로 가져간다면 작은 봉투에 빨대와 콜라를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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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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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사하게 폼좀 잡으며 한컷. 아~~ 빨간 목장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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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색 야자수.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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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축중인 어느 학교. 교회처럼 생긴 근사한 모습이다. 정말 간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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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레이드 행사중인 학생들. 잠깐 몇마디를 했을뿐인데 순식간에 모여든다. 복장이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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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 완전 오렌지맛 쌍쌍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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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가스 외곽쪽에 있던 SM몰(우리나가 **마트 같은 것. 정말 크다.) 오토바이가 정말 많다.

 얼
마를 달렸을까.. 어느덧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바탕가스에 도착한 것이다. 시간은 밤이되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야 한다. 항구로 냉큼 달려가 배가 있냐고 물어본다. 내일 아침에야 돼야 배가 출발한단다. 근처의 호텔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바다가보이나요.JPG
 바다다! 바다가 보인다!!

바탕가스 항구 도착.JPG
 바탕가스 포트.

 그
런데 호텔로 가는 도중에 또 펑크가 났다. 오늘 하루에만 벌써 두번째다. 두번다 뒷 타이어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아무래도
값싼 타이어라 그런것 같다. ’08년 여름 강원도로 떠난 자전거 여행에서 갈아끼운 만원짜리 타이어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후회가 된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밤이다. 호텔까지는 아직 먼거리. 더구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대충의
위치만 보고 가는 것이다. 필리핀 여행의 첫번째 금기수칙. “밤에는 돌아다니지 마라”. 그 금기를 지금 어기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타이어 펑크때문에 걷고 있다. 그런데 그닥 두렵지가 않다. 자전거 타이어 때울 걱정이 더 크다. 엄청 귀찮은 일이다.
지금에서야 느낀다. 귀차니즘은 두려움도 이겨낸다. ㅋㅋㅋㅋㅋ

 호텔에 도착하니, 방이 없단다. 아뿔싸…간신히 사정을 해서 어찌어찌 2인용 방을 구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다. 한국인이다.

 영
남대학교 자원봉사팀이다. 봉사팀 부단장님이 말씀을 꺼내시니 Extra Bed(추가 침대. 매트를 추가로 깔아주는 것)도 공짜로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저녁밥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김치와 카레다. 한국떠난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김치 소리에 침이
넘어간다. 꼴깍꼴깍.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곳에서 계속 봉사활동을 한단다. 온지는 이틀됐고… 우리랑 비슷한 날짜다. 앞으로 보름정도 더 머무르며 봉사활동을 한단다. 우리랑 비슷한 나이인데… 부러운 생각이 든다.

빵구빵구.JPG
 아놔. 나만 빵구야.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고 있는데 건물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숙소 근처에 놀이공원이 있다. 서둘러 놀러간다~.

 처
음보는 필리핀의 놀이공원은 우리의 것과 비슷하다. 단지 틀린점은 시설이 노후화되고, 많지 않다는 것. 작은 규모의 놀이공원이라서
그럴까.. 청룡열차도 굉장히 작았다. 한번쯤 타볼려고 했으나 열차가 지나갈때마다 통째로 흔들리는 레일 프레임을 보고 생각을
접었다.

놀이공원.JPG
 지금은 2009년도인데.. ㅋ

 그
곳에서 우리의 이목을 끄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돈먹고 돈먹기. 흡사 도박판처럼 보이는 이 게임들은 놀이공원에서 압도적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죄다 거기에 몰려있었다. 빙고, 칼라 게임, 돈 던지기 등등등… 돈을 걸고 이기면
돈을 따고 지면 돈을 잃는 게임이다.

 난 빙고게임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무슨 숫자를 이야기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ㅋㅋ

 한가지 특이한 점은
즐기러 온 사람들이 연인 사이보다 가족단위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가족들이 다함께 놀러와서 가볍게 즐기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엄마, 아빠, 자식들이 다같이 주루룩 앉아서 사행성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란…우리나라의 관점으로 본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빠져드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었고 웃으면서 가볍게 즐기고 있었다. 거는 돈도 절대 많은
금액이 아니었고…

 그렇게 놀이공원에서 돌아와서 가볍게 산 미구엘 한병씩 마시고 잠으로 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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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이동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