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너무 달려서일까…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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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못차리고 있다…

 오늘은 어떻게든 푸에르토 갈레라 너머까지 갈 예정이다. 서둘러 바탕가스 포트로 향한다. 배 시간을 알아보니 오후 1시쯤에 있단다.
 근처 식당에서 밥부터 먹는다.

 점심을 먹고 배에 탔는데 이상하다.. 티켓을 끊는 곳이 없는것.
 항
구에 들어오기 위해 terminal fee 라는 항구 이용료(?)로 50페소(우리돈 1500원) 씩을 냈는데(1명당) 배삯으로는
너무 싼 것. 분명히 terminal fee라고 했으니 따로이 배 티켓을 끊는 곳이 있을 터인데 안보인다..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이것만 있으면 충분하냐고 물어보니 충분하단다. 약간 불안하긴했지만 이것만 있으면 된다는데 그냥 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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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생좀 해~. 우린 안에서 쉴께.

 배안에서 한국인 가족을 만났다. 가족끼리 필리핀으로 놀러왔단다. 지금은 사방비치로 향하는 중이란다. 밴을 렌트해서 배안에 싣고 가는데 자기들도 아직 티켓을 못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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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가스 포트. 항구 자체는 그리 큰 편이 아니었다. 배도 많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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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을 기다리며 한껏 포즈 샷.

 이윽고 배가 출발할때가 가까워지자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마다 표를 매긴다. 비로소 티켓을 사는 것이다.

 배가 출발하고 푸에르토 갈레라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2시간. 무엇을 하며 놀까…. 나는 배안을 뒤져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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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윈, 마르코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마르코와 다윈. 마르코는 웃는 얼굴이 참 멋있는 친구이고, 다윈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친구다. 목적지로 향하는 2시간 내내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자 세명이서 모여서 이야기를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바로 여자다.
 친구들이 묻기를,
 “한국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해?”
 – 돈 많고 키 큰 남자
 “여기랑 똑같네.”

 순간 빵 터진다. 서로들 킥킥 거리며 “여자들은 다 똑같애”라는 눈빛을 주고 받는다. ㅋㅋㅋㅋ

 배가 목적지에 가까워 지자 마르코가 아쉬운 얼굴로 무엇인가를 내 손에 쥐어준다.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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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준 마르코.

 E-mail 주소에 나는 웬지 모를 따뜻함을 느꼈다. 단순한 메일주소 하나지만 저 종이가 나에게 가져다 준 따뜻함은 평범한 그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 줄게 없을까.. 나도 뭔가를 하나 주고 싶다. 바로 생각나는 것이 있다. 동전이다.
 마르코에게 기념선물로 동전 하나를 건네 준다. 기쁜 표정으로 동전을 이리저리 돌려 본다. 그리고 그 동전을 볼때마다 나를 기억하겠다고 한다.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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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안녕! (사실 사진을 찍기는 배가 출항하기 전에 찍었다. 이때는 마르코와 친해지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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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가 눈앞에 보인다. 저곳이 푸에르토 갈레라 항구. 엄청 작다.

 푸에르토 갈레라에 도착하여 마르코와 다윈에게 인사를 하고 서둘러 달리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오기전 이곳에 한국인 교회가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잘만 된다면 오늘밤은 그곳에서 묶고 갈 예정이다.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만..

 의외로 항구와 가까운 곳에 큰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물어보니 한국인 교회란다.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서 한국인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한국인이 ‘세운’교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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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교회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그냥 계속 달리려는데… 비가온다.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약간 넘어선 시각. 어찌할까… 계속 달리기로 한다.

 하지만 얼마 안달려서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 타이어 돌아가는 모습이 심상치 않은것. 아무래도 휠이 나간것 같았다.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이 팔자걸음이다. 심하게 흔들린다.

 결국 갔던길 그대로 다시 돌아와 항구 근처의 호텔에서 1박을 하기로 한다.

 푸
에르토 갈레라의 주변은 유명한 해변가가 여럿있다. 그곳에 가볼까…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귀찮다. 그저 이왕 쉬기로 한거
오늘하루 푹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확실히 어제 너무 달렸다. (….후기를 쓰는 지금의 잎장은 어떻게든 한번쯤 가봤어야
했다…아까워라..)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밥이 너무 맛있다. 소고기 시즐링? 약간 달달한것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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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콤하면서도 달달한것이 우리 입맛에 딱이다. 비프 시즐링, 포크 시즐링, 치킨 시즐링.. 시즐링 시리즈는 다 맛있다.

 밥을 먹으면서 음식을 찍기위해 카메라를 꺼내드니 아가씨? 남자? 한명이 자기를 찍어달라고 한다. 찍고 나서 진짜 여자 맞냐고 물어보니 옆에서 일하던 아가씨가 웃으면서 한마디 한다. 
 “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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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가슴까지 있었다… 약간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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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언제 찍은거야…ㅋㅋ

 호
텔은 굉장히 싸다. 하룻밤에 420페소. 우리돈 13000원 정도. 2인용 침대하나에 익스트라 베드(매트릭스) 하나를 공짜로
넣어 준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커피와 차가 공짜. 단지 흠이라면…에어컨이 없다는 것. 하지만 우리에게는 안성맞춤이다.

 2인용 침대하나.JPG
 2인용 침대 하나.

텐트위에 침낭을 널어놓은것.JPG
 익스트라 베드위에 가져온 텐트를 깔고 그위에 홀딱 젖은 침낭을 널어 놓는다. 텐트안은 약간 답답하긴 하지만 침낭을 말리려면 어쩔 수 없다..

내일도 부탁해.JPG
 내일도 부탁해!

커피와 차가 공짜.JPG
 커피와 차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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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 상점에서 산 쪽발이. 필리핀을 여행한다면 이거 하나쯤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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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on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0 (토) (여행 오일째)

  1. choi seo soo says:

    야 재는 가슴 없었거든?ㅋㅋㅋ 무슨소리야 완전 남자 같이 생겼드만 ㅋㅋ
    지금까지 보았던 박선생중에 최악이였어 ㅋㅋ
    사진은 너가 박선생과 놀때 찍었지 ㅋㅋ
    아진짜 필리핀 식사는 우리한태 너무 잘맞는거 같다 ㅋㅋ
    개달짝 저거 150페소인가 주고 샀는데 ㅋㅋ
    다른대 갔더니 80이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텡이 지대로 맞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탱이 says:

      ㄷㄷㄷ…이야기좀 해주지 그랬어요.ㅋㅋㅋㅋ

      족발이 그거 딱보고 감이 오던데..비쌀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중에 저는 따로 샀잖아요. 그것도 비싸게 주고 사긴 했지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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