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이다. 너무도 편하게 자서일까. 일어나니 10시가 넘어있다. 마미의 아침먹으라는 소리에 깬다.
 햄을 구워주신다. 먹어보니 굉장히 맛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그런 맛의 햄이 아니다. 약간 더 달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우리 입맛에 딱이다.
 아침을 먹고 짐들을 꾸리고 우리의 다음 목표지 바탕가스를 향한다.

마미가족들이랑.JPG
 떠나기전 마미네 가족들이랑… 대가족이다.

마미랑.JPG
 마미! 못 잊을꺼에요.
 
바탕가스로.JPG
 가자! 바탕가스로!

 바
탕가스로 향하던 중… 드디어 첫 빵구가 났다. 여행 이틀만에 벌써 빵구다. 패치로 때울려고 했으나, 빵구가 난 장소가 어느
마을의 시내. 마땅히 자리잡을 곳도 없어서 어느정도 시내를 빠져나간다음 정비를 하려고 했는데, 한 경찰관이 내 자전거를 보더니
어느 방향을 가르켜준다. Volcanizing shop 우리말로 풀어쓰면 화산열 가게?? 아무튼 빵꾸때우는 가게다.

 신
기한 방법으로 빵꾸를 때워준다. 고무 일부분을 잘라내어 패치처럼 튜브에 붙이더니 열로 지져서 마치 껌처럼 붙게한다. 튼튼해
보이는 것이 굉장히 믿음직스럽다. 공임비는 30페소(우리돈 900원). 싸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때 바가지를 썼다.
다른곳에서 빵구를 때웠을때는 15페소를 받았었다.ㅋㅋㅋ ㅠㅠ 내 15페소…

필리핀식 빵구 때우기!

 달리다 보니 갈증이 느껴진다. 근처 가게에서 음료수 사기로 한다.

 필리
핀에서의 가게(우리네 동네 수퍼)는 정말 많이 있다. 약간 뻥좀 친다면 한집 걸러 한집마다 가게가 있다. 근처에 보이는 적당한
가게에 가기로 한다. 그 곳에서 콜라는 산다. 콜라 한병의 가격은 7페소 ~ 11페소 (우리돈 300원 정도)이다. 약간
싼가격의 팝콜라(7페소)와 코카콜라(11페소)가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약간 오르기도 한다.(다른 섬의 경우 팝콜라가
9페소였다.) 값이 싸게 느껴지지만 양이 적다. 한병당 200ml 정도..

 여담이지만 이곳에서도 바가지를 썼다. ㅎㅎㅎ 한병씩을 마시고 나중에 한병을 더 시켰는데, 앞서 주문했던 콜라를 계산 안했다고 하는 것. 콜라는 2병씩을 마셨지만 3병씩의 값을 치른것. 에효…

 

 필리핀에서는 병 보증금이라는 것이 있다. 7페소라는 콜라 가격은 사실 콜라 액체만을 위한 가격이다. 병까지 들고 간다면 병 보증금 가격을 따로 내야한다. 그래서 다른곳으로 가져간다면 작은 봉투에 빨대와 콜라를 담아준다.

달려라.JPG
 달려라, 달려!

다같이 한컷.JPG
 근사하게 폼좀 잡으며 한컷. 아~~ 빨간 목장갑. ㅋㅋ

노란색 야자수.JPG
 노란색 야자수. 신기하다.

신축중인 학교.JPG
 신축중인 어느 학교. 교회처럼 생긴 근사한 모습이다. 정말 간지난다.

어느학교 퍼레이드.JPG
 퍼레이드 행사중인 학생들. 잠깐 몇마디를 했을뿐인데 순식간에 모여든다. 복장이 근사하다.

오렌지맛쌍쌍바.JPG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 완전 오렌지맛 쌍쌍바다.

SM몰.JPG
 바탕가스 외곽쪽에 있던 SM몰(우리나가 **마트 같은 것. 정말 크다.) 오토바이가 정말 많다.

 얼
마를 달렸을까.. 어느덧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바탕가스에 도착한 것이다. 시간은 밤이되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야 한다. 항구로 냉큼 달려가 배가 있냐고 물어본다. 내일 아침에야 돼야 배가 출발한단다. 근처의 호텔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바다가보이나요.JPG
 바다다! 바다가 보인다!!

바탕가스 항구 도착.JPG
 바탕가스 포트.

 그
런데 호텔로 가는 도중에 또 펑크가 났다. 오늘 하루에만 벌써 두번째다. 두번다 뒷 타이어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아무래도
값싼 타이어라 그런것 같다. ’08년 여름 강원도로 떠난 자전거 여행에서 갈아끼운 만원짜리 타이어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후회가 된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밤이다. 호텔까지는 아직 먼거리. 더구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대충의
위치만 보고 가는 것이다. 필리핀 여행의 첫번째 금기수칙. “밤에는 돌아다니지 마라”. 그 금기를 지금 어기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타이어 펑크때문에 걷고 있다. 그런데 그닥 두렵지가 않다. 자전거 타이어 때울 걱정이 더 크다. 엄청 귀찮은 일이다.
지금에서야 느낀다. 귀차니즘은 두려움도 이겨낸다. ㅋㅋㅋㅋㅋ

 호텔에 도착하니, 방이 없단다. 아뿔싸…간신히 사정을 해서 어찌어찌 2인용 방을 구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다. 한국인이다.

 영
남대학교 자원봉사팀이다. 봉사팀 부단장님이 말씀을 꺼내시니 Extra Bed(추가 침대. 매트를 추가로 깔아주는 것)도 공짜로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저녁밥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김치와 카레다. 한국떠난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김치 소리에 침이
넘어간다. 꼴깍꼴깍.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곳에서 계속 봉사활동을 한단다. 온지는 이틀됐고… 우리랑 비슷한 날짜다. 앞으로 보름정도 더 머무르며 봉사활동을 한단다. 우리랑 비슷한 나이인데… 부러운 생각이 든다.

빵구빵구.JPG
 아놔. 나만 빵구야.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고 있는데 건물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숙소 근처에 놀이공원이 있다. 서둘러 놀러간다~.

 처
음보는 필리핀의 놀이공원은 우리의 것과 비슷하다. 단지 틀린점은 시설이 노후화되고, 많지 않다는 것. 작은 규모의 놀이공원이라서
그럴까.. 청룡열차도 굉장히 작았다. 한번쯤 타볼려고 했으나 열차가 지나갈때마다 통째로 흔들리는 레일 프레임을 보고 생각을
접었다.

놀이공원.JPG
 지금은 2009년도인데.. ㅋ

 그
곳에서 우리의 이목을 끄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돈먹고 돈먹기. 흡사 도박판처럼 보이는 이 게임들은 놀이공원에서 압도적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죄다 거기에 몰려있었다. 빙고, 칼라 게임, 돈 던지기 등등등… 돈을 걸고 이기면
돈을 따고 지면 돈을 잃는 게임이다.

 난 빙고게임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무슨 숫자를 이야기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ㅋㅋ

 한가지 특이한 점은
즐기러 온 사람들이 연인 사이보다 가족단위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가족들이 다함께 놀러와서 가볍게 즐기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엄마, 아빠, 자식들이 다같이 주루룩 앉아서 사행성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란…우리나라의 관점으로 본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빠져드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었고 웃으면서 가볍게 즐기고 있었다. 거는 돈도 절대 많은
금액이 아니었고…

 그렇게 놀이공원에서 돌아와서 가볍게 산 미구엘 한병씩 마시고 잠으로 쓩~.

03 칼람바-바탕가스.jpeg
 오늘 이동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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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on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9 (금) (여행 사일째)

  1. choi seo soo says:

    햄이 맛있던 이유는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버터를 얼마나 퍼부어 넣던지 ㅡㅡ; 식용유에 하는줄 알았더니
    버터를 거의 한통을 다 부어 넣다 싶이해서 만들더라고 ㅋㅋㅋ
    개속 뒤집어주라고해서 뒤집었지 ㅋㅋ 버터가 거의 햄에 다흡수되니까
    그때서야 주더라고 ㅋㅋ처음에 시니강 먹을때는 완전 우리나라 음식중에
    여름철에 뜨거운데다 놔둬서 쉰국?? 그런맛이였어 ㅋㅋ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마미 집에서 시니강을 먹고나서
    몇일동안 시니강 못먹었는데 왜이렇게 시니강 생각이 나던지 ㅋㅋ
    아일럽 시니강~~ 원츄 시니강~~ ㅋㅋ
    그리고 난 필리핀 콜라 먹고 사기당했을때 진짜 너무 완전 열받았었어 ㅡ_-
    맘같아서는 안으로들어가서 멱살잡아버리고 싶었지만 그냥 상종 안하기로 하고
    가자니까는 한개더먹자고?? 아오 ㅋㅋ 짜장나 ㅋㅋ
    그다음부터는 사기를 당하던 머하던 디게 조심하자는 생각을 하게되었지 ㅋㅋ
    바탕가스 도착할때 정말 여행 끝난거처럼 기분이 좋았는데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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