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6 (금) (여행 십일일째)

아침
일찍 일어나 일로일로를 향해 달렸다
.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던 호텔 매니저와~ 🙂


같은 음료, 다른 디자인.JPG

 일로일로를 향하면서 마신 마운틴 듀. 마운틴 듀 세개를 달라고 했는데 세개 다 디자인이 달랐다… 아마도.. 왼쪽부터 1년전 모델, 2년전 모델, 3년전 모델..일듯..ㅋㅋㅋㅋ 난 1년전 모델 마셨다.ㅋㅋㅋㅋ

일로일로 49.JPG

 일로일로 49킬로..ㅋㅋ 앞에 사이드카가 보이는가? 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 트라이시클이다.

고풍스런 교회.JPG

 정말 멋들어진 교회. 마치 무슨 탑같다.

자전거 체인고장.JPG

 점점 공중분해 되어가는 서수형의 자전거.. 이번에는 앞기어의 고장이다.. 달리다가 진짜 분해될것 같았다.

Chick-Inn.JPG

 여기에서 유머를 찾은 당신은 이미 토익 900점!


일로일로 도착.JPG

 드디어 일로일로 도착


 일로일로에
도착해서 항구를 찾는데 이상하게 길이 많이 막힌다
.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밖에 나와있고 무슨일일까
..

맙소사,
일로일로에서도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
이맘때가
필리핀에서의 축제 시즌인것같다
.
옆에있던
필리피노가 묻는다
.
어디로
가느냐고
.

  “Cebu”

  웃으면서
세부에서도 곧있으면 축제를 한다고 말해준다
.
정말
때를 잘 맞춰 온것같다
.
가는곳곳마다
축제의 연속이다
.

이곳도 축제.JPG

 맙소사, 여기도 축제야.ㅎㅎㅎ

졸리비.JPG

 필리핀 아이들의 우상. 졸리비!

규모가 더 커진듯.JPG

  더 커진 축제행사. 세부에서의 축제가 제일 컸다.


 일로일로
항구에 도착하여 세부행 배편 티켓을 끊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세워둔 자전거 곁으로 동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
신기한
눈으로 우리와 자전거를 번갈아보며 호기심 어린 손으로
이리지리 만져본다
.
영락없는
우리동네 꼬마아이다
.

여기가 배타는 곳인 줄 알았다.JPG

 여기서 배 티켓을 끊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Drive-In..켁

일로일로 항구.JPG

 여기는 일로일로 부둣가.

 밥을
다 먹고 아이들과 같이 놀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같이
사진을 찍은 아주머니께서 아이들에게 기념품으로
사탕이나 뭔가를 하나씩 사달라구 하셨다
.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것인데 이 기념품
(souvenir)이라고
하는것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필리핀에서는
사용되어진다
.
일종의
Give
and take

개념으로 사진같은 경우는 사진을 같이 찍으면 그
사진을 우리를 위한 기념품이 된다
.
필리피노들의
기념품은 아닌것이다
.(사진은
우리가 가지고 가져가기때문
..)
그래서
기념품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


  기념품으로
무엇을 줄까
고민을
했는데 마지막 남은
100원짜리
동전이 있었다
.
그것을
주려니 아이들은 많은데 동전은 하나뿐이고

고민도
잠시 서수형이 사탕을 아이들 수대로 사와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
100
원짜리
동전을 주기 전에 잠시 앉아서 아이들에게 동전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동전을
차지하기 위한 토너먼트 가위바위보 게임을 했다
.
가위바위보는
이곳에서도 통했다
.

  몇번이나 이야기했지만 100원짜리
동전이 참 유용한것 같다
.
이곳에
오기전에 여러개를 챙겨왔었는데 벌써 마지막
100원짜리를
써버렸다
.
이제는
1000
짜리로 줘야할 것 같다
.

  어느덧
배 시간이 다가와서 우리는 로하스때처럼 늦게 들어가서
자리에 못앉는 그런 일이 없도록 제일 먼저 승선하기
위해 입구에서 부터 진을 쳤다
.

짐검사.JPG

 배에 승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지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일로일로 항구 검색대.JPG

 항구 검색대.. 그냥 통과는 안되겠니?

  세부까지는 14시간.. 14시간이
넘는 항해에서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그냥 서서 가야한다는
건 지옥일 것이다
.
우리는
긴장한채 승선허가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하지만
다른 필리피노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
우리는
승선을 하고나서야 왜 그런지 알게되었다
.
좌석제였다.

자전거묶기.JPG

 이제는 제법 익숙. ㅋㅋㅋ 사실은 설정샷

 배에
자전거를 꽁꽁 묶고 짐을 단단히 매는 시간 조차 아까워서
한명을 먼저 위로 올려보내 자리를 잡도록 하였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
가서
자리를 맡고 앉아 있으라고 하니 좌석제라고 알려준다
.
긴장하면서
제일 먼저 승선한 보람이 없어졌다
.

 자전거
세팅을 끝내고 선실로 올라가니 넓은 대합실에
2
침대가 빽빽히 들어서 있다
.
침대에는
각각 번호가 매겨져 있고
,
표에는
침대 번호가 찍혀있다
.

표에 찍힌 번호대로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

 밤새도록
항해하는 배라 따로 숙박비가 나가는 것도 아닌데
,
거기에
침대까지 얹혀주다니 일석이조이다
.

세수좀하자.JPG

 얘야, 형 세수좀 하자.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데 같은 대합실에 있는
사람들 전부가 일제히 천이며
,
휴지등으로
침대를 박박 닦기 시작한다
.
그제서야
우리도 침대를 슬며시 닦아보는데 검댕이 엄청나게
닦여 나온다
.

사람들이 닦는지 알 것 같다
.
이제야
제대로 알 것 같다
.

 “필리피노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

배안.JPG

 여기가 우리자리!

신났다.JPG

 신났다. 🙂

 침대를
닦고 자리에 누우니 바로 옆에 자리한 아주머니께서
천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이게 얼마쯤 하냐고 말을
건다
.
한국돈을
필리핀사람들에게 보다니
,
이번이
처음이다
.
웃으면서
30페소가
약간 넘는다고 알려주었다
.
그러면서
어디서 이 돈이 났냐고 물어보니 한국 사람이 줬단다
.
(
당연한
것이다
;;)
어디서
한국사람을 만냤나고 물어보니 보라카이란다
.
조심스레
한번 더 물어본다
.
한국
사람들 어땠어요
?

 “Rude(무례해요)”

 혹시나가
역시나다
.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직접 이렇게 마주하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
모든
한국사람이 그런게 아니라 일부 몇몇 사람들이 무례하게
군다라고 설명을 하고 대신 사과를 드렸다
.
죄송해요.

 거듭
사과를 드리자 웃으면서 괜찮다고 한다
.
다행이다.

 이번에는
우리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
시간도
많겠다
,
할일도
없었는데 잘 되었다
.
신이나서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한다
.
그러던중,
나의
이름을 묻길래 가르쳐주었는데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

 김성태(Kim
Sung-tae :

성 타이
)

 필리핀
말로 타이는 “똥”을 뜻한다고 한다
.
이름이
똥을 뜻한다니
,
주위에
있던 필리피노들까지 배를 잡고 웃는다
.
앞으로는
영어이름만 써야겠다
.

  영어
이름을 알려주었다
.

  테리(Terry
Kim : Terry Kim)

  몰랐는데
테리는 여자이름이라고 한다
.

그러냐고 물으니
,
테레사
수녀의 약칭이 테리란다
.
똥과
성직자의 이름이 함께한다
.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
Holly shit(
성스러운
)..이다.

 
머리맡쪽 침대에는 나와 또래의 아가씨가 있었다
.
이름은
Lei.

잊지못할...JPG

  잊지못할…


  보따리를
부둥켜안고 뭔가를 열심히 체크한다
.
궁금해서
물어보니 목록표라고 대답을 해주는데
,
처음에는
무슨 학교 과제인줄 알았다
.
좀더
대화를 나누니 자신은 보따리 상인이고
,
적고
있는 목록표는 자기 상품 목록표라고 설명을 해준다
.

 놀랍다.
나보다
몇살 아래인데도 이렇게 꿋꿋하다
.
내가
저나이때는 무슨일을 했었던가
.
순간
뭔가가 느껴졌다
.
나는
항상 나의 정체성과 내 삶의 목표에 대해 궁금해 했었다
.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그것에 대한 해답에 조금씩 가까워
지는 느낌을 받았으나 해답을 알지 못했다
.
하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찾고 묵묵히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한층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환상적인
댄스와 매혹적인 몸놀림으로 시선을 유혹했던 무희보다
이 아가씨가 몇배나 더 아름답게 보였다
.

  어느새
밤이되었다
.
태운이와
서수형은 배안을 둘러본다며 나갔고 아주머니와 대부분의
필리피노들은 잠이 들었다
.
고요한
밤 달빛이 내리쬐는 배안에 우리 둘만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나에게
뭔가를 일깨워준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싶었다
.

  아주
보잘것없는 실력이지만 나는 기타를 칠 수 있다
.
악보
없이 칠 수 있는 곡은 딱
1
뿐인 실력이다
.

 그래도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다
.
혹시
기타있니
?

  대답없이
갑자기
2층침대쪽으로
손을 내밀더니 뭔가를 꺼낸다
.
기타다.

  짐을
들고 다니기도 무거울텐데 어떻게 기타를 들고 다닐까
?
잠시나마
이런 의문이 들었지만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
중요한건
지금 바로 앞에 기타가 있다는것
.

  박스로
얼기설기 조심스레 포장된 포장속에 인조가죽처럼
보이는 기타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
진짜
기타다
.
박스를
뜯고 케이스를 열어 기타를 꺼내어 보니 날렵하고
단단하게 보이는게 제법 좋은 기타같다
.
한곡밖에
못치지만 그래도 들려주고 싶다고 하니 웃으면서 기타를
넘겨준다
.
살짝
기타줄을 팅겨본다
.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람 – 양희은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차거운
네 눈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국

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안녕
안녕 목매인 그 한마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밤새워
하얀 길을 나홀로 걸었었다

부드러운
네 모습은 지금은 어디에

가랑비야
내 얼굴을 거세게 때려다오

슬픈
내 눈물이 감춰질 수 있도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미워하며
돌아선 너를 기다리며

쌓았다가
부수고 또 쌓은 너의 성

부서지는
파도가 삼켜버린 그 한마디

정말
정말 너를 사랑했었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노래가
끝나자 노래 제목이 뭐냐고 묻는다
.
뭐라고
대답을 하지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
영어로는..

 “Impossible
love…”

  아아양희은님
죄송합니다
;;
뭔가
굉장히 로맨틱한 표현도 많았겠지만 내 뇌리를 스쳐가는
저 단어
Impossible
love.
한시대의
명곡이 졸지에 액션 멜로 블록버스터 영화 제목처럼
되어버렸다
.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웃는다
.
내가
칠 수 있는건 이게 끝이라고 하니 이번에는 자기가 한
곡 들려주겠단다
.
나보다
더 섬세하고 세련된 솜씨다
.
아름다운
멜로디가 나온다
.
조용하면서도
은은하게 내 귀를 적셔준다
.

  고요한
바다는 아무말도 없이 조용히 그네들의 시간을 보내고
,
우리는
우리네의 시간을 보낸다
.
서로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게 이리도 좋은것임을
이전에는 몰랐다
.

:).JPG

 남자는 등으로 이야기한다. 🙂

  밤이
더욱더 깊어지자 우리는 서로 다음날을 기약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5 (목) (여행 십일째)

아침
8.
아침에
호텔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떠날 시각이다
.

근처
졸리비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일로일로로 향했다
. 상당히 독특하고 양이 풍부한 아침식사다. 그동안 정크푸드라고 생각했던 졸리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갈길이 멀겠다… 부지런히 먹어둔다.

이건뭔표정이야.JPG

 이건 누가 찍은거야…ㄷㄷㄷ..

밥이다밥.JPG

 밥 나와라…ㅋㅋㅋ


 오늘은 반드시 일로일로에 도착하리라…. 굉장히
먼 거리였지만 아침 일찍 출발했으니 열심히만 달리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다
.
하지만
무리였다
. 쩝.

일로일로 144.JPG

 144키로면 하루에 못갈 거리도 아닌데…

  일자로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는 달리는 차도 없었고
,
길을
가로막는 행진 대열도 없었다
.
하지만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
엄청나게
불어오는 맞바람에 우리는 제대로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
만약
바람이 뒤에서 불어왔더라면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도
있었겠지만 맞바람이었다
. 얼마나 강했냐면 한번씩 옆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자전거가 휘청거려 넘어질뻔 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점심을
먹을때즈음에 바람이 조금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
하지만점심을
먹고나자 새로운 난관에 부딫혔다
.
바로
오르막길
.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꼬불꼬불 산길에 우리는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
마치
강원도
산길을 연상케하는 코스였다
.
게다가
은근히 보이는 비포장 도로에
,
비까지….
흡사
민도로섬에서의 산악 코스를 생각나게 했다
.

아오 오르막.JPG

 순간 그날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날의 악몽.JPG

 아오….여기에 비까지 오면..쩝.

아오...당했다.JPG
 아오…당했다.

무슨놀이.JPG

 이건 무슨 놀이?

일로일로 139.JPG

 일로일로 139키로

 비포장
오르막길을 땀을 뻘뻘흘리며
,
비를
맞으며
,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필리피노들에게는
어떻게 보였을까
?
외국인을
보고 신기해보이지만 우리의 행색에 쉽사리 말을 걸기
어려우리라 생각했다
.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

  언제
어디서는 우리를 보며 “
Hello
dude~!”, “Where are you going?”
등등의
인사말을 건네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
그리고
항상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
그들에게
하나하나 전부 대답을 해주며 자전거를 끌고가니
그것또한 하나의 재미였다.

포장도로좀.JPG

 땡큐? 포장도로좀 줘…ㅋ

일로일로 103.JPG

 일로일로까지 103키로…

 한번은 길을가다 동네 꼬마애들을 만났는데 너무 귀여워 친해질려고 했는데 낯가림이 심해서 말을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 되려 경계하는 눈초리였다..에궁.

형이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JPG

 긴장좀 풀어. 형이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 무슨 벌밭는거 같어.ㅎㅎㅎㅎ

마작ㅋㅋ.JPG

 마작이다..ㅋㅋ

일로일로 63키로.JPG

 일로일로 63키로!

아름다운 석양.JPG

 아름다운 필리핀의 석양…. 이제 곧 밤이 온다.

 열심히 달렸지만..
결국 일로일로까지는 가지 못한채 파시
City라는
곳에서 하루를 묵고 가기로 했다
.
호텔에서
묵는 동안 카운터에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는 여학생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이야기를 해주고 대화를 나누었다
.

  현재
여행중이며
,
마닐라부터
시작을 했다
..라고
이야기를 하니 놀라면서 묻는다
.

  “Why?”

  말문이
막힌다
.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
자전거가
좋고
,
이곳
필리핀이 좋아서 왔다고 설명을 했다
.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것이 가득한데 표현의 한계를 여기에서
느낀다
.
새삼스레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
일제
강점기부터
6.25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날의 피로를 수다로
풀었다
.

  그러고보니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물어보질 못했다
..


나는야 모기면역.JPG
 나는야 모기면역.ㅋ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4 (수) (여행 구일째)

보라카이의 아침이 밝았다. 여장을 구리고,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한다. 여느때보다 손길이 더 빠르다. 서둘러 이곳을 떠나고 싶어서이다.

나는 이곳 보라카이가 싫었다.
확실히 보라카이의 바다는 맑고 깨끗했고, 하얀 모래가 돋보이는 해변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여기 보라카이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만나왔던 필리피노들은 보이지 않는다. 맑게 웃음을 건네주지만 그 속에는 다른 뜻이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경치만을 바라보기 위해 4천킬로를 날아온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는 참으로 쉬기 좋고 편안한 곳이겠지만, 나는
이곳이 싫었다.

호텔 매니저랑.JPG
 보라카이에서 떠나기 직전 호텔 매니저와 함께..

보라카이에서 떠나기 직전.JPG
 보라카이 바이바이!

 호
텔에서 나와 선착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곳으로 달렸다. 보라카이에 들어올 때 작은 보트때문에 곤락은 겪어서 섬에서 나갈때는 큰
페이선을 타고 갈 생각으로 갔다. 하지만 카티클란으로 가는 배편은 작은 보트뿐인 것 같았다. 들어올때 했던 그 짓(?)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자전거 올리기.JPG
 저기 보트위에 자전거를 올리기란….쩝.

배안에서.JPG
 보라카이를 떠나는 배안에서…

카티클란에서 다음 목적지인 칼리보로 향하던 도중 한 외국인을 만나게 되었다. 러시아인이었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중이었다. 걱실하게 생긴 외모에 말투도 시원시원하다. 같은 여행자들끼리 도로에서 만나 말을 나누니 웃음도 많아진다.

러시아 멋쟁이.JPG
 러시아 멋쟁이

승리의 목장갑.JPG
 승리의 목장갑!

ㅋㅋㅋㅋ.JPG
 ㅋㅋㅋㅋㅋㅋㅋ

러시아 멋쟁이와 헤어지고 길을 가다가 보니 경찰관과 통행 금지라인이 우리의 길을 막는다. 자동차를 못들어가게 막는 것이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무사통과다. 무슨일일까…
저 멀리서 뭔가가 점점 다가온다. 옆에 있던 경찰관이 나지막이 이야기해준다.
“Festival”

처음보는 필리핀 축제 행렬이다. “비바! 산토니뇨!”를 외치며 독수리, 거미, 등등의 상징을 뜻하는 분장을 하고 온몸에는
까만색 칠을 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퍼레이드 행진을 한다. 행진의 뒤쪽에는 아이들의 부모로 보이는
어른들이 같이 걸으면서 뒤따라 가고 있다.



드럼과 북소리, 몸 동작 하나하나가 절도있고 짜임새가 있으며 음악 소리가 재미나고 우렁차다. 음악소리에 묻혀나오는 우렁찬
북소리는 보는 이들의 흥을 돋운다. 얼마를 서서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있었을까. 문득 우리도 길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행진하는 방향이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었다. 어떻게 할까… 생각도 잠시 넉살좋게 행진대열에 합류하여 같이 걷는다.

축제행렬에 참가.JPG
 같이 껴서 가기.ㅋㅋㅋㅋ

칼리보 46.JPG
 칼리보까지 46킬로!

아아!! 못가.JPG
아아!! 못가!!!

나도못가!.JPG
 나도 못가!!!

칼리보 4.JPG
 칼리보까지 4키로!!

점점 더 멀어지는 행진대열을 뒤로한채 우리는 어느덧 칼리보에 도착했다. 칼리보에 도착하자마자 또다시 퍼레이드 행렬이 우리를 반겨준다. 또 다른 축제다. 조금 전 보았던 축제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이다.
용자.JPG
 용자 등극!

길좀 갑시다.JPG
 
저기… 앞에 길좀요. ㅋㅋㅋ

 칼
리보는 City이다. City는 우리나라의 ‘시’정도의 규모이다. 그런데 이 City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축제에
참가한 것 같다. 골목골목 어디에서든지 축제에 참여중인 사람들을 볼 수 있고, 행진대열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이곳 칼리보에서
묶기로 결정하고 서둘러 근처 호텔을 잡았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축제를 감상한다.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 덕분에 우리모두 약간을 들뜬 기분이다.

축제 행렬을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하며 같이 춤도 추고,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또래 애들이랑 친하게 되었다.

먹거리.JPG
 노점상에서 파는 먹거리! 숯불 바베큐!!

먹거리1.JPG
 뿌연것은 굽을때 생기는 연기다. 냄새가 기가 막힌다!!

맛있는 꼬치.JPG
 구워라~~

 다
같이 맥주를 마시면서 춤도 추면서 놀고 있는데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 가게집으로 들어갔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그저 축제를 즐기는데 열중할 따름이었다. 비에
젖으면서 한손에는 맥주를, 다른 한손을 다른사람의 손을 잡고, 귀로는 흥겨운 음악을 듣고, 발로는 리듬에 맞춰서 춤을 추고…
 

어느덧 밤을 더욱 깊어지고, 대부분의 행진 대열이 철수를 할 때 우리도 내일의 여행을 위해서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하룻밤 250.JPG
 우리가 묵었던 숙소. 하룻밤에 250페소(한화 7500원)ㅋㅋㅋ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3 (화) (여행 팔일째)

드디어 보라카이다. 보라카이에 도착한 지금은 새벽 6시경.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으스름하게 밝아져 오늘 이곳 보라카이의
새벽은 마치 공포영화에서나 볼듯한 창백한 파란색이 감도는 모습이다. 모든것이 파랗다.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조용하며,
간간히 해변을 청소하는 필리피노만이 보일 뿐이다.

필리핀의 새벽.JPG
 보라카이의 새벽

보라카이의 새벽1.JPG
 보라카이의 새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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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에 도착해서 신이난 서수형

 보
라카이에 도착했겠다… 잠시 해변을 거닐어 본다. 보라카이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 빠져보고도 싶었지만 아직 이곳의 날씨는 쌀쌀한
편. 물에 들어간다면 감기에 걸릴 판이다. 얼마를 있었을까.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본의아니게 맞이하는 보라카이의 일출이다.
일출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는다.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

 이제 대충 해변을 감상했으니 숙소를 잡을 차례다. 근처에 보이는 가까운 호텔부터 알아본다.
 “여기 하룻밤에 얼마에요?”

 대
답이…. 5000페소를 이야기한다. 5천페소라니… 우리돈 15만원이다. 말도 안된다. 근처에 다들 둘러보니 거의
비슷비슷한 가격이다. 결국 우리가 묵기로 한 호텔은…하룻밤 3600페소.. 우리돈 10만원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필리핀 여행
최고의 사치다.

3600페소.JPG 
 3600 페소짜리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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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앞에 놓여있는 쉼터

 보라카이에서는 성수기(High Season)와 비수기(Low Season)때의 호텔 금액이 각각 다르다. 성수기때 비싸고, 비수기때 약간 싼 금액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 시즌은 성수기였다…쩝.

 호텔을 잡고 우리가 한 일은…당연히 씻고 자기.
 전날 밤을 새우잠을 자서일까… 다들 피곤에 지쳐있다. 대충 몸을 씻고 잠을 자기 바쁘다.

 점
심때쯤 일어나서 낮동안 보라카이의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하지만 그다지 볼것은 없다. 모든것이 돈이다. 보는 것도 돈을 내야하고,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것도 돈을 내야 한다(아, 강제는 아니고 마음대로 돈을 내라고 했다. 하지만 분위기가…쩝).

찍으려면 돈.JPG
 사진을 찍으니까 앞의 통에 돈을 넣으라고 한다. 금액은 마음대로라고 나중에 말을 해주었지만.. 웬지 기분이..

보라카이 전경.JPG
 보라카이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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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에서 만난 한글. 마침 우리 팀 명이 ‘바이킹(Bike-ing)’이었다.

 보
라카이에서 자전거를 타며 돌아다니는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가끔씩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타고 다니는 사람은 봤다. 보라카이에 놀러온 한국인들이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보
라카이섬은 D-mall 이라는 해변가 중앙에 있는 쇼핑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호텔과 상점이 형성되어 있다. D-mall에 가면
음식, 기념품을 비롯해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는 시장 거리같은 곳이다. 점심때쯤 일어났으니 먼저 식사부터 하기로 한다.
하지만 D-mall에 위치한 거의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우리가 먹었던 일반 음식값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그래도 한가지
좋은점은 체인점은 가격이 다르지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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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했던 INASAL… 이유는 밥이 무제한이었기 때문이다..ㅎㅎㅎ

 보라카이에서의 낮은 정말로 볼것이 없다. 해변과 경치가 좋다고는 하지만 여행내내 필리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우리한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민도로 섬에서 겪었던 진흙탕길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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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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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카이의 불쑈. 호텔이나 식당에서 주관하는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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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바에서 마신 칵테일. 칵테일 이름이 ‘Zombie’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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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을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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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을 마시면서… 여기 마음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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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or 1의 의미는 1+1이라는 뜻이다.(하나를 사면 하나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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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칵테일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

 칵
테일 바에서 마신 칵테일은 좋았다… 하지만 나중에 계산할때 살짝 기분이 상했던 것. 왜냐하면 계산을 할때 처음에 메뉴판에
적혀있던 금액과는 다르게 더 비싼 금액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팁이 이미 계산서에 포함이 되서 그렇다는 것.
그려러니 할 수도 있었지만.. 그동안 우리 테이블에 와서 수시로 팁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던 웨이터들의 태도가 약간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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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레드햇 리눅스의 로고다… 아시는 분만 아실듯..

 보라카이의 밤은 깊어져 가는데.. 이곳에서의 추억은.. 별로 남는것이 없다.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2 (월) (여행 칠일째)

오늘은 반드시 로하스에 도착하고 말겠다.
 아침부터 기합이 단단히 들어있다. 사실, 너무 가까운 거리라 3~4시간만 달리면 금방 도착할 듯 싶다.

 씻고, 챙기고, 정비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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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아침식사! 치킨 시즐링. 정말 담백하고 맛있다!

 전날 여행기에 적었듯이 이곳 민도로 섬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경치가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분위기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시원한 바람과 이국적인 야자수 그늘. 앞으로 언제한번 이렇게 상쾌하게 달려볼 수 있을까!

기분좋은 민도로 도로.JPG
 이런도로가 쭈욱~~~ 펼쳐져 있다. 정말 기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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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한 필리핀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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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화살! 빵야! 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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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여름 싼타!

시원한 느낌.JPG
 오늘하루 이렇게 기분좋은 도로만 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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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까지 2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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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초등학교.

어느 강가에서.JPG
 보기만해도  시원한 강가위 다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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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수형은 강가에서… ㅋㅋ

 보이는 거의 모든 필리피노들이 관심을 가져준다. 즐겁게 웃으며 건네는 인사말이 우리를 더욱 더 즐겁게 한다. 가끔씩 한국어도 들린다.
 “안녕하세요!”

 그와 비슷한 횟수로 일본어와 중국어로 인사하는 필리피노들도 있다. 아마 같은 동양계라 착각을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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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까지 앞으로 10Km!

 한
번은 덤프트럭에 앉아있는 여러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어디로 가느냐고 물은적이 있었다. “로하스!”라고 큰소리로 답해주고 길을
가는데, 뒤쪽에서 “NO!No! Wrong way!” 라고 외치며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주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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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어(따갈로그 어)로 행운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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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이 참 재미있다. 봉아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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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오리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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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 1Km!!!!

드디어 로하스.JPG
 드디어 로하스!

 로하스에 도착하니 오후 1시쯤이었다. 딱 점심때쯤이다. 점심을 먹기전에 먼저 배 시간을 확인하니 카티클란 으로 향하는 배편은 밤 10시에 출발한단다. 아직 9시간이나 남아있다. 지금부터 뭐할까..

로하스 포트.JPG
 로하스 포트

 서
둘러 점심을 먹고 근처 해변에서 쉬기로 한다. 해변가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갑자기 태운이가 안보인다. 조금 있으면 오겠지
싶은 마음에 일단 해변가부터 구경을 한다. 이곳 해변은 아직 개장을 안한듯 싶다.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지만 다른 관광객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야자주스를 기대했건만…그런것은 없었다. 그순간 저쪽에서 누군가가 다가온다. 눈썰미가 진짜 없는 내가 바도 확
티가난다. 여장을 한 남자다.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일행을 몇명이냐, 어디서 왔느냐, 저쪽에
아가씨가 있다, 같이 가자…. 좀 위험했다. 느낌이 온다. 정육점 호객행위다. 어떻게 빠져나갈까… 그때 갑자기 태운이
생각이 났다. 아직까지 이곳에 도착을 못한것을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아마도 모래사장으로 들어오는 우리를 발견 못하고
계속 길을 따라 간듯하다

 친구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 나오려는데… 작별 키스를 요구한다. 당연히 정중히 거절했다.

이분들이 너를 찾게끔 만들었단다.JPG
 태운아, 이분들이 너를 찾게끔 만들어 주셨단다. ㅋㅋㅋㅋ

 서
둘러 서수형과 다른 길로 갈라져 태운이를 찾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운이를 찾을 수 있었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뾰류퉁한게 삐진것 같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왜 그럴까… 나중에 태운이가 입을 열었다. “형들이 일부러 장난친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다시 항구로 돌아온 우리.. 방금 전의 해변에서 만난 아가씨(?)들 덕분에 해변에 가자는 생각은 접었다. 그저 근처 가게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밥을 먹는다. 그곳에서 한 아가씨와 친해졌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JPG
 그녀와 함께~.

 그
녀의 이름은 Lei Raymundo. 배가 오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가 도착해서 승선을 위해 이별을 했을때
아쉬워하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쉬운 마음에 가지고 있던 천원짜리 지폐에 나의 이메일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언제고 학교에 온다면 연락을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잠시 가게 뒤쪽에 있는 방으로 가서 뭔가를 가져온다. 선물이라며
건네준다. 자신의 사진이다. 사진의 뒷면에 뭔가가 적혀있다.

 “Lei Raymundo. Keep this, I mis u”

 I mis you too.

자동차 선적중.JPG
 자동차 선적중.

 배
에 승선해서 앉아 있으니 뭔가 허전하다. 그렇다, 주소를 전해주지 못했던 것. 아직 출항때 까지는 시간이 약간 남아있다. 하선은
안된다는 선원의 말에 5분이면 충분하다고 설득을 하고 밖으로 뛰어나가 내 주소를 전해준다. 아무말 없이 나를 꼬옥 껴안아준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이번엔 진짜 작별이다. 언제고 한번 더 인연이 닿는다면 만날 날이 있겠지….. 그 작은 인연의
끈을 나는 믿는다.

 보라카이로 가기 위해서는 카티클란(Caticlan)에서 작은 보트로 갈아타야 한다.
카티클란으로 향하는 배안에서 한 필리피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정치쪽에 관한 이야기. 요즘 대통령 때문에 많이들
혼란스럽다고 이야기를 하니 필리핀도 그렇단다. 어느나라든 대통령은 그렇게 좋은 사람이 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니 정답이라며
다같이 웃는다.

배안에서.JPG
 배안에서… 태운아 다리좀 구부려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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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친 서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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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쓰는 척.

필리핀 꼬마아이.JPG
 귀여운 꼬마아이.

 어느덧 카티클란에 도착하니 시간이 이미 새벽 2시. 보라카이로 향하는 배는 5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시각. 대합실에서 쉬기로 하고 잠을자며 5시까지 기다린다.

 5
시가 되자 작은 보트가 도착했다. 제티 보트(Jetty boat)라고 불리는 이 배에 자전거를 싣기는 정말 아찔함을 요한다.
50Kg이 넘는 자전거를 한사람의 힘으로 안전장치도 없이 보트에 올려야 한다. 빠지면 어디 보상받을 길도 없다. 조심조심 최대한
신경을 쓰며 보트에 올린다. (내가 올린것은 아니다. 포터들이 짐을 날랐다. 물론 팁은 줘야했지만..)

 이윽고 배가 출발하는데… 깜깜한 어둠속을 달리는 느낌이…꼭 밀항선을 탄 느낌이다. (이대로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도 이상할게 없는 분위기였다. 아주~~~ 쪼금 겁을 먹었다.)

지금은 밀항중.JPG
 지금은 밀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