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일로일로를 향해 달렸다
.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던 호텔 매니저와~ 🙂


같은 음료, 다른 디자인.JPG

 일로일로를 향하면서 마신 마운틴 듀. 마운틴 듀 세개를 달라고 했는데 세개 다 디자인이 달랐다… 아마도.. 왼쪽부터 1년전 모델, 2년전 모델, 3년전 모델..일듯..ㅋㅋㅋㅋ 난 1년전 모델 마셨다.ㅋㅋㅋㅋ

일로일로 49.JPG

 일로일로 49킬로..ㅋㅋ 앞에 사이드카가 보이는가? 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 트라이시클이다.

고풍스런 교회.JPG

 정말 멋들어진 교회. 마치 무슨 탑같다.

자전거 체인고장.JPG

 점점 공중분해 되어가는 서수형의 자전거.. 이번에는 앞기어의 고장이다.. 달리다가 진짜 분해될것 같았다.

Chick-Inn.JPG

 여기에서 유머를 찾은 당신은 이미 토익 900점!


일로일로 도착.JPG

 드디어 일로일로 도착


 일로일로에
도착해서 항구를 찾는데 이상하게 길이 많이 막힌다
.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밖에 나와있고 무슨일일까
..

맙소사,
일로일로에서도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
이맘때가
필리핀에서의 축제 시즌인것같다
.
옆에있던
필리피노가 묻는다
.
어디로
가느냐고
.

  “Cebu”

  웃으면서
세부에서도 곧있으면 축제를 한다고 말해준다
.
정말
때를 잘 맞춰 온것같다
.
가는곳곳마다
축제의 연속이다
.

이곳도 축제.JPG

 맙소사, 여기도 축제야.ㅎㅎㅎ

졸리비.JPG

 필리핀 아이들의 우상. 졸리비!

규모가 더 커진듯.JPG

  더 커진 축제행사. 세부에서의 축제가 제일 컸다.


 일로일로
항구에 도착하여 세부행 배편 티켓을 끊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세워둔 자전거 곁으로 동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
신기한
눈으로 우리와 자전거를 번갈아보며 호기심 어린 손으로
이리지리 만져본다
.
영락없는
우리동네 꼬마아이다
.

여기가 배타는 곳인 줄 알았다.JPG

 여기서 배 티켓을 끊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Drive-In..켁

일로일로 항구.JPG

 여기는 일로일로 부둣가.

 밥을
다 먹고 아이들과 같이 놀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같이
사진을 찍은 아주머니께서 아이들에게 기념품으로
사탕이나 뭔가를 하나씩 사달라구 하셨다
.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것인데 이 기념품
(souvenir)이라고
하는것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필리핀에서는
사용되어진다
.
일종의
Give
and take

개념으로 사진같은 경우는 사진을 같이 찍으면 그
사진을 우리를 위한 기념품이 된다
.
필리피노들의
기념품은 아닌것이다
.(사진은
우리가 가지고 가져가기때문
..)
그래서
기념품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


  기념품으로
무엇을 줄까
고민을
했는데 마지막 남은
100원짜리
동전이 있었다
.
그것을
주려니 아이들은 많은데 동전은 하나뿐이고

고민도
잠시 서수형이 사탕을 아이들 수대로 사와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
100
원짜리
동전을 주기 전에 잠시 앉아서 아이들에게 동전에
그려진 이순신 장군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동전을
차지하기 위한 토너먼트 가위바위보 게임을 했다
.
가위바위보는
이곳에서도 통했다
.

  몇번이나 이야기했지만 100원짜리
동전이 참 유용한것 같다
.
이곳에
오기전에 여러개를 챙겨왔었는데 벌써 마지막
100원짜리를
써버렸다
.
이제는
1000
짜리로 줘야할 것 같다
.

  어느덧
배 시간이 다가와서 우리는 로하스때처럼 늦게 들어가서
자리에 못앉는 그런 일이 없도록 제일 먼저 승선하기
위해 입구에서 부터 진을 쳤다
.

짐검사.JPG

 배에 승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지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일로일로 항구 검색대.JPG

 항구 검색대.. 그냥 통과는 안되겠니?

  세부까지는 14시간.. 14시간이
넘는 항해에서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그냥 서서 가야한다는
건 지옥일 것이다
.
우리는
긴장한채 승선허가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하지만
다른 필리피노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
우리는
승선을 하고나서야 왜 그런지 알게되었다
.
좌석제였다.

자전거묶기.JPG

 이제는 제법 익숙. ㅋㅋㅋ 사실은 설정샷

 배에
자전거를 꽁꽁 묶고 짐을 단단히 매는 시간 조차 아까워서
한명을 먼저 위로 올려보내 자리를 잡도록 하였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
가서
자리를 맡고 앉아 있으라고 하니 좌석제라고 알려준다
.
긴장하면서
제일 먼저 승선한 보람이 없어졌다
.

 자전거
세팅을 끝내고 선실로 올라가니 넓은 대합실에
2
침대가 빽빽히 들어서 있다
.
침대에는
각각 번호가 매겨져 있고
,
표에는
침대 번호가 찍혀있다
.

표에 찍힌 번호대로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

 밤새도록
항해하는 배라 따로 숙박비가 나가는 것도 아닌데
,
거기에
침대까지 얹혀주다니 일석이조이다
.

세수좀하자.JPG

 얘야, 형 세수좀 하자.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데 같은 대합실에 있는
사람들 전부가 일제히 천이며
,
휴지등으로
침대를 박박 닦기 시작한다
.
그제서야
우리도 침대를 슬며시 닦아보는데 검댕이 엄청나게
닦여 나온다
.

사람들이 닦는지 알 것 같다
.
이제야
제대로 알 것 같다
.

 “필리피노들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

배안.JPG

 여기가 우리자리!

신났다.JPG

 신났다. 🙂

 침대를
닦고 자리에 누우니 바로 옆에 자리한 아주머니께서
천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이게 얼마쯤 하냐고 말을
건다
.
한국돈을
필리핀사람들에게 보다니
,
이번이
처음이다
.
웃으면서
30페소가
약간 넘는다고 알려주었다
.
그러면서
어디서 이 돈이 났냐고 물어보니 한국 사람이 줬단다
.
(
당연한
것이다
;;)
어디서
한국사람을 만냤나고 물어보니 보라카이란다
.
조심스레
한번 더 물어본다
.
한국
사람들 어땠어요
?

 “Rude(무례해요)”

 혹시나가
역시나다
.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직접 이렇게 마주하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
모든
한국사람이 그런게 아니라 일부 몇몇 사람들이 무례하게
군다라고 설명을 하고 대신 사과를 드렸다
.
죄송해요.

 거듭
사과를 드리자 웃으면서 괜찮다고 한다
.
다행이다.

 이번에는
우리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
시간도
많겠다
,
할일도
없었는데 잘 되었다
.
신이나서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한다
.
그러던중,
나의
이름을 묻길래 가르쳐주었는데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

 김성태(Kim
Sung-tae :

성 타이
)

 필리핀
말로 타이는 “똥”을 뜻한다고 한다
.
이름이
똥을 뜻한다니
,
주위에
있던 필리피노들까지 배를 잡고 웃는다
.
앞으로는
영어이름만 써야겠다
.

  영어
이름을 알려주었다
.

  테리(Terry
Kim : Terry Kim)

  몰랐는데
테리는 여자이름이라고 한다
.

그러냐고 물으니
,
테레사
수녀의 약칭이 테리란다
.
똥과
성직자의 이름이 함께한다
.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
Holly shit(
성스러운
)..이다.

 
머리맡쪽 침대에는 나와 또래의 아가씨가 있었다
.
이름은
Lei.

잊지못할...JPG

  잊지못할…


  보따리를
부둥켜안고 뭔가를 열심히 체크한다
.
궁금해서
물어보니 목록표라고 대답을 해주는데
,
처음에는
무슨 학교 과제인줄 알았다
.
좀더
대화를 나누니 자신은 보따리 상인이고
,
적고
있는 목록표는 자기 상품 목록표라고 설명을 해준다
.

 놀랍다.
나보다
몇살 아래인데도 이렇게 꿋꿋하다
.
내가
저나이때는 무슨일을 했었던가
.
순간
뭔가가 느껴졌다
.
나는
항상 나의 정체성과 내 삶의 목표에 대해 궁금해 했었다
.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그것에 대한 해답에 조금씩 가까워
지는 느낌을 받았으나 해답을 알지 못했다
.
하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찾고 묵묵히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한층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환상적인
댄스와 매혹적인 몸놀림으로 시선을 유혹했던 무희보다
이 아가씨가 몇배나 더 아름답게 보였다
.

  어느새
밤이되었다
.
태운이와
서수형은 배안을 둘러본다며 나갔고 아주머니와 대부분의
필리피노들은 잠이 들었다
.
고요한
밤 달빛이 내리쬐는 배안에 우리 둘만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나에게
뭔가를 일깨워준 그녀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싶었다
.

  아주
보잘것없는 실력이지만 나는 기타를 칠 수 있다
.
악보
없이 칠 수 있는 곡은 딱
1
뿐인 실력이다
.

 그래도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다
.
혹시
기타있니
?

  대답없이
갑자기
2층침대쪽으로
손을 내밀더니 뭔가를 꺼낸다
.
기타다.

  짐을
들고 다니기도 무거울텐데 어떻게 기타를 들고 다닐까
?
잠시나마
이런 의문이 들었지만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었다
.
중요한건
지금 바로 앞에 기타가 있다는것
.

  박스로
얼기설기 조심스레 포장된 포장속에 인조가죽처럼
보이는 기타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
진짜
기타다
.
박스를
뜯고 케이스를 열어 기타를 꺼내어 보니 날렵하고
단단하게 보이는게 제법 좋은 기타같다
.
한곡밖에
못치지만 그래도 들려주고 싶다고 하니 웃으면서 기타를
넘겨준다
.
살짝
기타줄을 팅겨본다
.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람 – 양희은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차거운
네 눈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국

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안녕
안녕 목매인 그 한마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밤새워
하얀 길을 나홀로 걸었었다

부드러운
네 모습은 지금은 어디에

가랑비야
내 얼굴을 거세게 때려다오

슬픈
내 눈물이 감춰질 수 있도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미워하며
돌아선 너를 기다리며

쌓았다가
부수고 또 쌓은 너의 성

부서지는
파도가 삼켜버린 그 한마디

정말
정말 너를 사랑했었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노래가
끝나자 노래 제목이 뭐냐고 묻는다
.
뭐라고
대답을 하지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
영어로는..

 “Impossible
love…”

  아아양희은님
죄송합니다
;;
뭔가
굉장히 로맨틱한 표현도 많았겠지만 내 뇌리를 스쳐가는
저 단어
Impossible
love.
한시대의
명곡이 졸지에 액션 멜로 블록버스터 영화 제목처럼
되어버렸다
.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웃는다
.
내가
칠 수 있는건 이게 끝이라고 하니 이번에는 자기가 한
곡 들려주겠단다
.
나보다
더 섬세하고 세련된 솜씨다
.
아름다운
멜로디가 나온다
.
조용하면서도
은은하게 내 귀를 적셔준다
.

  고요한
바다는 아무말도 없이 조용히 그네들의 시간을 보내고
,
우리는
우리네의 시간을 보낸다
.
서로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게 이리도 좋은것임을
이전에는 몰랐다
.

:).JPG

 남자는 등으로 이야기한다. 🙂

  밤이
더욱더 깊어지자 우리는 서로 다음날을 기약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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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on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16 (금) (여행 십일일째)

  1. choi seo soo says:

    이날도 전에 맘에 품었던 그아가씨를 버리고 ㅋㅋ 또 다른여자에게 ㅋㅋㅋㅋ

    그리고 니가 로하스포트에서 그여자랑 너무 오래 이야기해서 늦게 타는바람에

    우리 -_- 자리 앉지도 못해서 내가 빨리탄거아냐 ㅋㅋㅋ 빨리 타긴했지만…

    이번은 좌석제라니 ㅠㅠㅠㅠㅠㅠㅠ 짜증!!

    난 이날따라 너무 배가 고팠는데 ㅋㅋ 가장 어이 없는게 ㅋㅋ

    망고 -_- 완전 더러운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혼자 다먹어라 ㅋㅋ

  2. 돌배 says:

    필리핀이라~ 저도 자전거로 팔라완을 여행하고 싶었는데 부럽습니다.

  3. says:

    아… 지금까지 십일일째 읽어오고 있는데 참 글도 맛깔나고 인물도 좋으신 분이시네요… 근데 카사노바인듯 ㅋ 십육일 여행기간동안 대체 몇번의 로맨스를 만들어온거예욧!!!

    • pchero says: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헉…. 카사노바..;; 아마 저하고 가장 거리가 먼 단어일겁니다;; ㅎㅎㅎ

      참, 여태까지 모르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자동으로 댓글이 등록되는 옵션을 꺼놓고 있었네요.

      덕분에 옵션을 다시 재지정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끔씩 놀러와주세요. 🙂

    • choi seo soo says: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사노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리핀 최고 카사노바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친다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언제 쩍이냐 ㅋㅋㅋ 진짜 감회가 새롭다 +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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