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 앤드루 저커먼.

유명한 세계인사들에게 질문을 하나 했단다.

“지혜(Wisdom)란 무엇입니까?”

음악가… 정치가… 영화가.. 배우…학자…

많은 직업의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지혜(Wisdom)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정확히 사람 수만큼의 대답이 나왔다.

그런데.. 그 사람 수 만큼의 대답중.. 내 머릿속을 울리는 한 문장.

Nobody can teach me who I am

 

예전에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나에게 물었다.

왜 여행을 하냐고.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이것이었다.

“I want to know who am I, and what am I.”

그때는 물론이고 아직까지도 나는 저 대답에 대한 내 마음속의 대답을 찾지 못했다.
여행을 하면 막연히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지만 글쎄. 아직은 쉽게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저 단 하나의 문장.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가르칠 수 없다…
누구도 내게 답을 줄 수 없다.
누구도 알 수 없다.
누구도..

뭔가 가슴이 울렁이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좋은 느낌 하나를 가져간다.
부디 오래도록 내 가슴속에 남았으면 좋겠다.

언제고 서점을 지나치다가 우연히… 아니, 우연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보고 다시금 지금의 느낌을 떠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오래된 좋은 친구를 만나는 느낌으로 이 책과 함께 서점을 나오는 것도 좋겠다.

 

이건 여담이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지혜(Wisdom)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난 이미 알고있다.
수십년 전부터 전해온…
전 세계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했던 그 지혜의 말을…

“Let it be.”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 이용한

고양이에 관한 책이다.
작가가 몇년여 동안에 걸쳐서 사진으로 찍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엮어낸 책이다.

그냥 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 길에서 먹고 사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길고양이에게 다가가고, 친해지고, 다시 헤어지고의 연속이다.
마치 사람들의 이야기같다. 만나고, 친해지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다만 사람과 약간 다른점이 있다면, 그것은 마지막 다시 만난다는 부분이 없다는 것.

이 부분이 약간 묘한 감정을 낳는다.

길고양이는 평균 3년의 수명을 가진다고 한다. 이 3년의 시간동안 고양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사실,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그렇게 관심을 끌만한 책이 아니다.
나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길고양이까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 그저 눈에 보이면 쓰다듬어 주고 한번 안아주기를 좋아할 정도다.
사실, 알레르기가 있어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오래 안고 있거나 쓰다듬어 줄 수가 없다..

아무튼 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쓴 책인데 왜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집어 들었다.
어쩌먄 제목이 재미있어서 일지도.

왜 고양이는 고마웠을까?
글쎄.. 글쓴이는 내가 모르는, 알지 못하는, 보지 못했던 부분을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되었겠지.
그리고, 그 느낌을 책으로 쓴 것이고.

재미있었다.
책을 내가 산것이 아니라 교보문고에서 앉아서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은 책이라 지금와서 다시 들쳐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느낌은 재미있다는 것과 감동.

어느 부분이었을까.
어느 특별한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었다.
유난히 자기를 좋아했었다고 적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고양이를 태어났을 때 부터(사실 어미와 많이 친했단다) 쭉 알면서 지냈단다.
그 고양이를 참 이뻐하고, 귀여워하면서 먹이도 주고 그랬는데 어느날 길가에서 죽어있는 그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 고양이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그 고양이의 생애의 절반 이상을 자신과 함께 보냈는데, 어느날 길을 가다가 그 죽은 모습을 보게 되었단다.

그날 만큼은 다른 길로 가도 좋았을 껄.
그날 만큼은 아무 것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껄.
그렇다면 그저 자신을 떠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이 길에서 차갑게 식어있는 모습을 보고 글쓴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울컥하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한번도 본적없는 고양이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나는 왜 그럴까.

어느날 아무런 이야기 없이 훌쩍 떠나버리는 고양이처럼 이 책도 갑자기 끝이 난다.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꼭 고양이같다.

http://www.youtube.com/watch?v=yQ7ULYPB6Tw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난도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책의 제일 첫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아깝단다. 너무 아깝단다.
그리고, 그 너무 아까운걸 나는 가지고 있다.

가끔 난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내 젊음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 생각을 하는 때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와 많은 관계가 있는데, 주로 아침에 침대에서 뒹굴뒹굴할때 이 생각을 한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Yes, No가 아니다.
몸을 일으켜 무엇인가를 하느냐, 안하느냐이다.

내 나이 이제 겨우 27.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시간이다.
무엇을 하면 낭비를 하는 것이고, 무엇을 하면 낭비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나로써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그 동안의 적지않은 여행 경험과 내가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로부터 배워 정리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다면 그건 다음과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다.”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다는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일들이 뻥뻥 터지는 것을 우리는 자주 겪는다.
그래도 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는다.”


….
이런 말들.
뭔가 나에게 끊임없는 에너지를 준다.
마음 속 깊은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무엇인가를 느낀다.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을 심어주기도 하며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결과가 생기리라하는 확고한 믿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로 실행에 옮기는 것은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
귀찮고, 힘들고, 하기 싫고.. 핑계는 많다.
정말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한심하게도.

그리고 꿈…
가만히 앉아 있아서 눈을 감으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너무나 많다. 그 중 대부분은 내일이면 잊혀질 것들이고, 어떤 것들은 몇년이 지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하고, 또 어떤 것들은 실제로 해보기도 한다. 또 어떤 것들은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들 중에 몇개를 이루었던가?
돈, 명예, 지위같은 사회적 기준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생각한 꿈은 과연 몇개나 되었나?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너무나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아니, 내 이야기를 하는 것 처럼 들렸다.
아니,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너, 그러지마.”

 

우연일까. 이 책에서 본 처음보는 글귀.

“If you don’t know where you going, just go.”

분명 의미가 다르고 이야기하는 바도 다르고, 처음보는 글귀지만 나에겐 너무나 익숙하게 들렸다. 너무나 익숙하게..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 나는 아직 청춘이다.

나니아 연대기 – C.S.루이스

나니아 연대기.

이미 영화로 먼저 보았던 작품이다.

영화로 보았던 장면들이 책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아니, 원작에서의 장면들이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더라? 를 생각하며 한글자 한글자 주의깊게 읽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영화의 내용과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었고,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위대한 사자 아슬란과 나니아.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한부분, 글쓴이의 진심이 담겨진 부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영화로 제작되었던 에피소드 “사자와 마녀와 옷장”의 시작부분에 적혀있는 내용이다.

 

 

 

루시 바필드에게

사랑하는 루시,
이 이야기는 너를 위해 쓴 거다.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할 무렵에는
여자 아이들이 책보다 더 빨리 자랄 줄은 미처 몰랐구나.
너는 이제 요정 이야기를 읽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어 버렸고,
이 책이 인쇄되어 책으로 나올 즈음에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 있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요정 이야기를 다시 읽은 나이가 될 게다.
그때는 어느 높은 선반에서 이 책을 꺼내, 먼지를 털어 내고
이 책에 대한 네 생각을 나에게 말해 줄 수 있겠지.
어쩌면 나는 너무 귀가 먹어서 네 말을 듣지 못하거나
너무 늙어서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래도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대부로 남아 있을 거다.

C.S 루이스

나니아 연대기에서 가장많은 출연 횟수를 기록한 루시 공주의 모티브가 누구인지 확연히 알수 있는 부분이다.

유난히 영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많은 포커스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각각의 장이 시작될 때마다 작가는 꼭 누군가에게 해당 챕터를 누구에게 헌사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참 정이 많은 작가이다.(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나니아 연대기..

이제 책으로는 다 읽는 내용이지만 극장판으로서의 나니아 연대기가 기대된다. 🙂

 

THE ROAD – Cormac McCarthy

사내 극장에 붙여진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책.

사내에는 캣츠(Cat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 미스 사이공(Miss Saigon).. 그리고 로드(The Road) 의 이름을 가진 회의실과 극장이 있다. 로드는 모르겠지만 미스 사이공과 캣츠, 그리고레 미제라블은 이미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어느 하나도 직접 뮤지컬로 본 적은 없었지만, 뮤지컬에 삽입된 음악..캣츠의 Memory, 레 미제라블의 I dreamed a dream 은 나를 감동으로 가득차게 만들었었다.

그래서 아마 ‘로드’ 역시 정말 감동으로 가득찬 뮤지컬의 제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사실 ‘로드’라는 제목은 회사 제품 런칭 행사때 공연한 뮤지컬의 제목과도 같다. 나는 책을 고를 때 그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어두웠다. 이렇게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있을까!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어느 한 부분도 주인공의 웃음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책 이야기 내내 항상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비에 젖으며, 찌는 듯한 태양에 땀을 뻘뻘 흘린다.

밝은 미래는 커녕 내일도 살아갈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

책에는 대화가 없다.

쌍 따옴표(“”)로 나타내는 대화는 단 한줄도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지만 말을 통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몸짓이나 다른 교감을 통해 짤막짤막한 의미를 주고 받는 것 처럼 보여진다.
뭔가 낭만적으로 느껴질법도 하지만 그 쌍따옴표가 없는 짧디 짧은 대화는 말할 힘이 없어 그저 겨우겨우 의미를 전달하는 듯이 보여진다. 정말 암울하다.

주인공인 아버지와 아들은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아버지는 자신이 죽을 것에 대비하여 아들에게 자신이 죽은 다음에 할일을 가르친다.

그것은 자살하는 법.. 어떻게 하면 고통없이 짧은 시간에 자살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친다.

총에 남아있는 마지막 총알 한발은 자신이 아닌 아들의 마지막을 위한 것…

도대체 작가는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것은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세상, 모든것이 불타 없어진 세상, 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그래도 꿋꿋이 살아간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자신의 단 하나뿐인 희망으로 여긴다.
무엇을 하더라도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아들을 생각하며 아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수십 번, 수백 번, 아니 그 몇번을 생각해도 아버지는 자신이 아닌 아들을 위해 그 우울한 세상에서 살아남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 정도로 우울한 세상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라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듯한 이미지가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역시 이 책의 영화 버전이 있었다. 정말 책에서 느껴진 이미지 그대로였다.

관련 자료 : http://en.wikipedia.org/wiki/The_R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