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관한 책이다.
작가가 몇년여 동안에 걸쳐서 사진으로 찍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엮어낸 책이다.

그냥 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 길에서 먹고 사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길고양이에게 다가가고, 친해지고, 다시 헤어지고의 연속이다.
마치 사람들의 이야기같다. 만나고, 친해지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다만 사람과 약간 다른점이 있다면, 그것은 마지막 다시 만난다는 부분이 없다는 것.

이 부분이 약간 묘한 감정을 낳는다.

길고양이는 평균 3년의 수명을 가진다고 한다. 이 3년의 시간동안 고양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사실,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그렇게 관심을 끌만한 책이 아니다.
나 역시,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길고양이까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 그저 눈에 보이면 쓰다듬어 주고 한번 안아주기를 좋아할 정도다.
사실, 알레르기가 있어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오래 안고 있거나 쓰다듬어 줄 수가 없다..

아무튼 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쓴 책인데 왜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집어 들었다.
어쩌먄 제목이 재미있어서 일지도.

왜 고양이는 고마웠을까?
글쎄.. 글쓴이는 내가 모르는, 알지 못하는, 보지 못했던 부분을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알게 되었겠지.
그리고, 그 느낌을 책으로 쓴 것이고.

재미있었다.
책을 내가 산것이 아니라 교보문고에서 앉아서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은 책이라 지금와서 다시 들쳐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느낌은 재미있다는 것과 감동.

어느 부분이었을까.
어느 특별한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었다.
유난히 자기를 좋아했었다고 적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고양이를 태어났을 때 부터(사실 어미와 많이 친했단다) 쭉 알면서 지냈단다.
그 고양이를 참 이뻐하고, 귀여워하면서 먹이도 주고 그랬는데 어느날 길가에서 죽어있는 그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 고양이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그 고양이의 생애의 절반 이상을 자신과 함께 보냈는데, 어느날 길을 가다가 그 죽은 모습을 보게 되었단다.

그날 만큼은 다른 길로 가도 좋았을 껄.
그날 만큼은 아무 것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껄.
그렇다면 그저 자신을 떠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이 길에서 차갑게 식어있는 모습을 보고 글쓴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울컥하는 이 느낌은 무엇일까.
한번도 본적없는 고양이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나는 왜 그럴까.

어느날 아무런 이야기 없이 훌쩍 떠나버리는 고양이처럼 이 책도 갑자기 끝이 난다.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꼭 고양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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