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일요일 새벽 3시즈음..

 

난 요즘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다할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그저 꿈만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느껴진다.

꿈이란 결코 바라만 보아서는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아는데도 이렇다.

내 자신에게 너무 관대해진 것일까…

 

불과 몇달 전, 철인 경기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내 자신이 뭔가 달라진 듯 하다.

 

열정, 젊음, 투지, 노력… 등등의 나를 지탱해주며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저 멀리에 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내 작은 방에 무수히 꽂혀있는 책들.

그 책들 위에 쌓인 먼지들이 내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나의 꿈.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되고 싶은 것.

나는 항상 나의 꿈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꿈에 대한 나의 확신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무엇일까.

마치… 아무 목적없이, 아무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듯한 이런 모습.

너무 싫다.

 

회사에 입사한지 일년이 넘었다.

일년 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때, 서울 생활을 다시 시작했을 때.

그때는 정말 자신감, 미래에 대한 확신. 나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했다.

 

그때와 지금.. 환경이 달라진 부분은 없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면 좋아졌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더 나빠진 부분은 없다.

 

단 하나, 나빠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

공허함.. 허탈함.. 박탈감..

 

주위에서 자주듣는 이야기.

 

아무리 노력해도 1억 모으기가 결코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것.

아무리 해도 대기업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서울에서 집 한채 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결코 그런 것들이 아님에도.. 뭐랄까. 힘이 빠진다.

 

아니다. 사실 저런 이야기에 힘이 빠진다는 것은 핑계일 뿐.

아침에 눈 떴을 때, 그 졸린 기운을 참고 일어나는 일.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어제보다 더 활기찬 기운으로 보내는 일.

약간은 노력과 참을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모든 일들.

 

그런 일들에 대해 나에게 매일 매일 더 관대해지는 나를 느낀다.

 

오늘 같은 날.

장마의 초입에서 오늘 같은 빗소리가 떨어지고 아무도 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지금..

고요히 혼자 생각해보니…

그저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용기와 더 많은 인내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다시 처음부터…

다른 이야기..

군대에 있을 때 적었던 일기.

두꺼운 연습장에 한페이지씩 열심히 일기를 적던 때가 있었다.

그 일기장의 가장 앞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군대를 제대한 후 꼭 해야할 일 or 곤대에 있는 동안 해야할 일

1. 개인서재
2. 전세방 하나
3. 승용차 구입(그전에 면허증)
4. 별자리 공부
5. …사랑
6. 리눅스/유닉스 공부
7. 여행…워키 할리데이…
8. 세계일주
9. 진정한 친구 만들기
10. 웹 마스터 자격증
11. 컴퓨터 자격증
12. 부모님께 대한 효도(이건 항상)
13. 검도
14.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가짐
15. 특공 무술
16. 부모님과…인도여행
17. 아빠와 낚시여행
18. 지리산 완정
19. 부모님의 정기검진
20. 중국 여행
21.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
22. 수영
23. 토익, 토플 시험
24. 내가 지은 책 출판하기
25. 홈페이지 제작
26. 성적표 All A+
27. 국토 순례
28. 철인 3종 경기
29. 서울대에서 강의
30. 개(진돗개, 허스키) 키우기
31. 복수전공(게임 디자인 학과)

 

좋은 책, 좋은 느낌.

우연하게 얻게된 책 한권.

책을 읽다보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회사에서 이벤트로 시작한 ‘북 바이러스’

안토니오(사장님)을 비롯한 다른 4명의 사람들과 동시에 시작하게 되었는데, 두번째 타자로 내가 지목되었다.

안토니오께서 적어주신 조그마한 메모.

조나단에게 순례자 책을 선물합니다.
나의 소중한 Book friend 인
조나단 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누가 나에게 이책을 진심으로 줄 수 있을까.

나 역시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

 

책을 읽다가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에 너무나 벅찬 마음이 들었다가 갑자기 책 구절이 아닌 나에게 이 책을 전해준 안토니오의 생각이 들었다.

이 소중한 만남과, 이 소중한 인연에 참으로 감사할뿐..

 

최고의 교수 – EBS 제작팀 엮음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나는 항상 좋은 학생이기를 바랬다.
항상 질문을 하고, 어떻게하면 좋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을 통해 그나마 약간이나마 가르치는 즐거움을 알게는 되었지만..

한번도..

좋은 가르침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최고의 교수>는 현대의 이름있고, 실력있는 명 교수 여덟명이 들려주는 그들의 ‘잘 가르치는 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좋은 교수는 무엇이고, 좋은 가르침은 무엇인지.
또, 그들이 말하는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은 무엇인지.

이 책에도 나오는 사람이지만 올해 초 나는 마이클 샌들 교수의 정의-Justice 강의를 영상으로 보았었다.

하버드 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로 인정받는 그의 강의를 보면서 나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넓은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눈빛을 주고 받으며 질문을 하고, 또 질문을 하고, 또 질문을 하는 그들의 수업이 정말로 부러웠다.

우리가 알고있는, 또 배워왔던 대학교에서의 강의가 아니었다.
그때는 그저 외국은 다르구나…였는데, 아니였다. 교수가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런 마이클 샌들 교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니, 같은 4년이라는 시간동안 같은 시간대에서 같은 공부를 했더라도, 나는 그들과 같은 수준에 올라설 수 없음이 느껴졌다.
너무 부러웠다.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나도 그곳에서 그 강의를 듣고 싶었었다.

그런 강의를 지도했던 교수의 교수법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급으로 대우받는 다른 교수들의 교수법 역시도..

얼마나 대단한 철학과 기술이 있기에 그런 강의가 가능할까.
그런데 알고보면 너무나 간단했다.

MTV 챙겨보기, 강의 시간 잘 지키기, 준비 많이 하기,….

그리고, 참 재미 있는 것이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모두 비슷했다.
그것은 좋은 가르침이란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것.

너무나 쉽고 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