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다할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그저 꿈만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느껴진다.
꿈이란 결코 바라만 보아서는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아는데도 이렇다.
내 자신에게 너무 관대해진 것일까…
불과 몇달 전, 철인 경기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내 자신이 뭔가 달라진 듯 하다.
열정, 젊음, 투지, 노력… 등등의 나를 지탱해주며 내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저 멀리에 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내 작은 방에 무수히 꽂혀있는 책들.
그 책들 위에 쌓인 먼지들이 내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나의 꿈.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되고 싶은 것.
나는 항상 나의 꿈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의 꿈에 대한 나의 확신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무엇일까.
마치… 아무 목적없이, 아무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듯한 이런 모습.
너무 싫다.
회사에 입사한지 일년이 넘었다.
일년 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때, 서울 생활을 다시 시작했을 때.
그때는 정말 자신감, 미래에 대한 확신. 나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했다.
그때와 지금.. 환경이 달라진 부분은 없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면 좋아졌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더 나빠진 부분은 없다.
단 하나, 나빠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
공허함.. 허탈함.. 박탈감..
주위에서 자주듣는 이야기.
아무리 노력해도 1억 모으기가 결코 쉽지가 않을 것이라는 것.
아무리 해도 대기업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서울에서 집 한채 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결코 그런 것들이 아님에도.. 뭐랄까. 힘이 빠진다.
아니다. 사실 저런 이야기에 힘이 빠진다는 것은 핑계일 뿐.
아침에 눈 떴을 때, 그 졸린 기운을 참고 일어나는 일.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어제보다 더 활기찬 기운으로 보내는 일.
약간은 노력과 참을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모든 일들.
그런 일들에 대해 나에게 매일 매일 더 관대해지는 나를 느낀다.
오늘 같은 날.
장마의 초입에서 오늘 같은 빗소리가 떨어지고 아무도 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지금..
고요히 혼자 생각해보니…
그저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용기와 더 많은 인내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다시 처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