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4

8/23

찜질방에서 일어난다.

겨우 이틀 걸었다고 온몸이 비명을 지른다.

찜질방내 PC방에서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업로드한다.

컴퓨터에 동전을 넣고 부팅을 기다린다…??어? 컴퓨터 고장이다. 500원이 날아간다.

다른 컴퓨터에 동전을 넣고 사진을 업로드한다. 아까운 500원…

휴대폰의 메모리가 많이 남는다. 다행이다.

가만히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이내 다시 누워본다.

‘이곳 찜질방에서 그냥 남은 휴가를 다 보내버릴까??’

어림도 없는 생각이다.

아침 목욕을 하고 옷을 입고 이제 다시 길을 떠나본다.

순천찜질방을 떠나기전에….

찜질방을 나와 길을 물어 버스를 탄다.

어제 힘들어서 택시를 탄 지점까지 간다.

그곳에서 다시 시작이다.

길을 물어 광양으로의 방향을 잡는다.

다음 예정 목적지는 일단 광양이다.

광양에서 다시 방향을 잡아 나아가기로 한다.

순천을 빨리 벗어난다.

발걸음에 힘이 붙는다.

한창 길을 걸으니 배가 고파온다. 그렇구나…아직 아침을 안 먹었구나…

어제의 일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꼭 볶음밥을 먹어보기로 한다. 만약 볶음밥이 안되고 자장면만 된다면 절대 먹지 않으리…

중국집에 들어가 볶음밥을 주문하려니 아직 준비가 안됐단다. 너무 이른시간인가…

나중에 먹기로 하고 계속 걷는다.

광양으로 향하는 표지판을 확인하고 걷는데 이상한 글자가 더 적혀있다.

‘ 순 천 교 도 소 ‘

맞다…순천에는 교도소가 있었지..

운이 좋다면 가는길에 교도소도 볼수 있을것 같다.

…어쩌면 중간에 사고쳐서 바로 직행할수도 있겠다.

도로옆으로 점점 건물들이 띄엄띄엄해진다. 아마도 얼마후면 건물보기가 힘들어지겠지. 늦은 아침을 먹기로 한다. 조금만 더 걸으면 밥먹기도 힘들어 질테니..

일부러 약간 서민티가 나는 식당에 간다.

“백반한끼에 얼마에요?”

“6천원.”

이런….비싸다. 무작정 4천원으로 해달라고한다. 지금 사정이야기를 한다.

아주머니…웃으시더니 단번에 O.K

기분 좋다~.

맛있는 전라도 백반이다. 조금도 남기지 말자.

아침식사

자세히 보면 밥공기가 2개다.

힘내라고 한개 더 넣어주셨다.

잘 먹겠습니다!!

아침을 먹은 식당

고맙습니다.

밥을 먹고 나온다. 광양으로의 방향이 애매하다. 길가에는 사람도 안보인다. 어쩐다..

눈에 어떤 건물이 들어온다. ‘소방서’

단번에 들어가 길을 물어본다.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신다. 약도까지 그려주신다.

고맙습니다~.

약도를 따라 걸어가다가 또 재미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염소다.

메모장 종이를 찢어 염소에게 주어본다.

이녀석 겁먹었다. 나를 경계한다.

계속 종이로 꾀어본다. 몇번인가 주춤하더니 이내 종이를 받아먹는다. 종이를 먹으면서도 나를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맛있니?

계속계속 걸어간다. 저멀리 광양이다.

점심때쯤이 넘어서 광양에 도착했다. 너무 빠른데??

조금 느긋하게 광양을 둘러보기로 한다…둘러본다고는 해도…다음목적지로 향하는 도중에 둘러보는 것이다.

장도박물관….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도 더운데 에어컨 바람이나 쐬기로 한다.

장도라고 해서 길다란 검들을 전시해놓을줄 알았다.

하지만그건 내 착각.

광양 장도 박물관

나전칠기장도

박물관안에는 우리가 흔히 ‘은장도’라고 말하는 그런류의 칼들이 있었다.

….그게 전부 수제품이었다.

장인의 손길이 장도 구석구석에 배여있었다.

러시아 카모프 헬기.

꼬리날개에 프로펠러가 없는 대신에

로터가 두개 달려있다.

그런데..관리는 하는거니?

광양에서 본 재미있는 육교

이리저리 잘도 꼬여있다.

광양을 벗어난다. 다시 시골길…

인가는 간간히 눈에 들어오고 도로의 연속이다.

눈에 뭔가가 들어온다.

후다닥!!

도마뱀 GET!!!

정말 오랜만에 본다.

꼬리한번 길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갈 생각도 못했는것 같다.

이녀석 꼬리를 잡고 힘을 주면 똑,똑, 하고 끊어진다.

저멀리 어르신들이 새참을 드시는게 눈에 들어온다.

물도 있으리라. 가서 물을 좀 얻어본다. 흔쾌히 허락하시면서 새참도 함께 권한다.

반찬은 김치.

상관없다. 밥이 어디냐. 맛있게 먹는다. 정말 꿀맛이다.

잘먹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다시 걸어가려니 뭔가를 쥐어주신다. 포도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조금더 걸으니 또 뭔가가 눈에 들어온다. 헛…이것은??

나….뭔가가 있는것 같다.

신이여!!감사합니다.

빙고!

돈을 줍고 또 걷는다.

신이난다. 온몸에 기운이 넘친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힘차게 걷는다.

물이 떨어진다. 근처에 주유소를 찾는다. 저곳에서 물을 받아야지.

주유소에는 큰 개가 있었다.

옛날 ‘래쉬’로 유명한 개…견종이 뭐였더라..생각이 안난다.

덩치가 엄청큰게 내 키의 반정도까지 올라온다. 운이좋아 이곳에서는 얼음물을 얻었다.

더운날 참 잘되었다.

저 멀리 개가 보인다.

시원~한 얼음물!

또다른 주유소

…우리나라에 주유소가 없었으면 나는 진작에 목말라 여행을 포기했을테다.

날이 어둑어둑해진다.

저녁은 아직 못먹은 상태….먹고 싶어도 식당이 눈에 안들어온다.

잠은 어디서 잘련지…

주유소가 눈에 들어온다. 물을 보충하고 길을 물어보자.

인상좋으신 아저씨께서 상세하게 알려주신다. 2시간정도 더 걸으면 역사가 나온단다.

잘됐다. 그곳에서 자야지.

항상 행복하세요!

계속 걷는다.

다리가 아파온다. 슬슬 한쪽다리 질질 끌기 시작한다.

오늘의 최종목적지는 옥곡. 그곳까지만 가자!

옥곡까지 5Km..

걷자!

우연히 발견한 오류마을

에러마을도 있을듯?

옥곡마을로 향하는 도중 멋있는 광경이 보인다. 담쟁이덩쿨…휴대폰에 손이간다.

찰칵!

사진에는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100m가량

담쟁이덩쿨이 정말 멋지게 자라있었다.

해는 진작에 내려앉았고 하늘은 어둠으로 뒤덮였다. 목적지로 향하는 역사는 아직 소식이 없다.

혹시 길을 잃은건 아닐까?

어떤 마을 어귀에 어르신들이 나와계신다.

역사로 향하는 길을 물어본다.

왜 이 밤에 걸어서 역사까지 갈려고 하냐고 다시 물어보시길래 여행중이라고 간략하게 설명드린다.

하지만…목적지의 역사. 더이상 운영을 하지 않는단다. 큰일이다. 이를 어쩌나…

이때 그분의 말씀.

우리 회관에서 하룻밤 묵고 가라고 하신다.

회관에서 아무나 재워도 되는지 걱정이되서 사양을 한다.

하지만 어르신…막무가내다. 괜찮으니까 자고 가라고 하신다.

….이렇게 오늘하루가 해결되었다.

마을회관이 굉장히 으리으리하다. TV에 비디오에 냉장고에…없는게 없다.

마을 어귀의 어르신들은 교회로 가시고 나만혼자 회관에 찾아들었다.

불을 켜고 앉아있으니 이장님께서 오시더니 깜짝 놀라신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저녁은 먹었냐고 물어보신다. 아직 안먹었다고 말씀드리니 따라오라고 하신다.

이장님댁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집이 굉장히 으리으리했다. 2층집….이었는데 이장님 아드님이 건축쪽 일을 하시는것 같았다. 집안 인테리어가 굉장히 으리으리했다.

이장님께 담보로 학생증을 맡긴다. 주민등록증을 집에 놔두고와서 신분증이 학생증뿐이다.

다음날 아침에 받기로한다. 이곳에서 샤워와 빨래를 해결한다.

생각지도 못한 Event다.

회관으로 돌아오니 교회에 가셨던 분들이 돌아오셨다. 이곳에서또 비빔밥을 얻어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도보여행 이야기를 하니 다들 이상한 눈으로 보신다.

그러다가도 이내 알아주시고 다들 웃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윽고 잠을 잘시간…어르신들은 집으로 향하시고 홀로 한가로이 회관에 누워본다.

마을회관은 사방이 뚫려있다.

하지만 방충망으로 둘러쌓여있다. 바람이 여과없이 솔솔 불어온다.

사방에서는 시골소리들이 들려온다.

이런게 진짜 휴가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싼다. 서울 한밤중 열대아….우스갯소리같다.

솔솔…..잠도 잘온다.

도보여행 #3

8/22

여행 2일째의 날이 밝았다. 기상시간은 06:30 여느때와 다름없다.

서둘러 세수를 아고 머리를 감고 다시금 출발 준비를 한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어제 여행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생각한다.

제일먼저 비상식량..과자…물 등등. 파출소에서 물을 받고 출발한다.

하룻밤을 보낸 파출소…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의 첫날밤이었습니다.

근처 구멍가게에 들어간다. 구멍가게…참 오랜만에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가게는 구멍가게라는 표현이 정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가게 안에서 버스표를 팔고있다. 학생용, 어른용…아직 이런게 있구나. 버스표를 사러 헐레벌떡 학생들이 뛰어온다. 내 모습이 이상해서일까? 다들 한번씩 쳐다보고 간다.

내가 그정도로 신기한가? 셀카를 찍어본다.

….신기하다.

이 모습으로 4박5일을 걸어 다녔다.

과자와 사탕..그리고 경찰아저씨들에게 드릴 음료를 몇병 챙긴다.

“아저씨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이거좀 드세요.”

“이거는 학생 가면서 먹어.”

돈이 부족해 4병을 드렸는데 2병을 돌려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다.

아침거리에는 비가 조금씩 내린다. 걷지 못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가 내린다는 사실이 조금 걱정스럽다.

갑자기 폭우로 변하지는 않을지…그래도 일단은 쨍쨍한 햇살을 막아주니 좋게 생각해본다.

걸으면서 조금전 가게에서 산 과자를 먹는다. 아침 대신이다. 아침에 문을 여는 가게가 없으니 이정도로 대충 때운다.

경찰아저씨들에게 돌려받은 음료도 참 좋다.

맛있는 아침

정말 원기회복이다.

비오는 아침

마을을 나서니 어제와 같은 도로가 나온다. 문득 아름다운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산위에서 운무가 피어오른다.

휴대폰에 손이간다.

피어오르는 운무

제대로된 카메라가 없는게 아쉽다.

….나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정말?)

운무는 이 사진이 더 잘 표현이 된것같다.

아침 길을 걸으면서 찍은 아침녘의 산

점심때 쯤이 가까워 지자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점심 먹기에는 아직 이르고…건너가자니 조금 무섭다. 또 어제처럼 몇시간동안 마을이 안나오면 어떡하나?

그래도 그냥 걷기로 한다. 마을을 조금만 지나니 마을 장이 있다.

“할머니, 오늘이 장날이에요?”

“응, 오늘이 5일장 서는 날이여”

창촌 5일장.

아직 때가 이른탓인지 본격적인 장이 안 섰다.

조금만 지나면 사람이 바글바글하리.

이 마을(창촌)에서 눈길이 가는게 있다. 길을 걷다 문들 옆을 보니 빨래터가 있다.

빨래터다.

아직도 쓰는 모양인지 사람의 손때가 탄 흔적이 여실하다.

저곳에 앉아 빨래를 하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길을 걷다 갑자기 놀란다.

눈에 이상한게 들어온다. 저게 뭘까? 신기한 광경에 또 휴대폰에 손이 간다.

찰칵!

그리고 자세히 본다….이런 낚였다.

뭔지 알겠는가?

벌집이었다.

그런데 보통 벌집은 저렇게 안짓지 않나?

전라도 방식인가?

…어느덧 화순도 끝자락에 왔다. 힘을 낸다.

화순을 뒤로하며…

점심때다. 조금지난…2시정도

운이 좋게 저멀리 마을이 보인다. 읍내이리라.

저곳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돈이 여실히 부족한 관계로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먹기로 한다.

근처 가게에서 중국집을 물어 들어간다.

아줌마 식탁에 엎드려 주무시고 계신다. 깨운다.

“아줌마 볶음밥 하나주세요”

“우리집 밥은 안되는데…”

웁스…볶음밥이 안된된다. 할 수 없다.

“자장면 주세요.”

…..갑자기 아침을 대충 먹은게 생각이 난다.

“저기…곱배기로 주세요.”

화장실을 물어 그곳에서 머리에 물을 축이고 수건을 한번 물에 빤다.

5분정도를 씻고 식당으로 들어오니 자장면 곱배기가 대령해있다. 단무지와 함께…

어? 5분정도밖에 안지났는데? 자장면이 나오네? 그것도 곱배기가?

갑자기 무서워진다.

궁극의 맛!

자장면 곱배기!

……곱배기를 시켰는데 보통을 남겨버린다.

돈을 주고 시킨 음식이니 다 먹어야 했지만 그게 안된다. 배가 고프니 허겁지겁 먹었지만 배가 좀 불러오니 몸이 거부를 한다.

신기한 경험이다. 5분만에(실은 그것보다 더 적게 걸렸으리라)자장면 곱배기가 나오는것과(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아줌마 분명이 식탁에서 주무시고 계셨는데..) 몸이 음식을 거부하는 신기한 현상.

급히 식당을 나선다. 무섭다.

그리고 또 5분도 안되어 후회를 한다.

….식당에서 물을 안챙겨왔다.

아뿔싸….물 안챙겼다.

그렇게 헤프닝을 겪고 다시 걷는다. 점심도 먹었겠다(물론 맛은…;;) 힘차게 걷는다.

걸은지는 이틀밖에 안됬는데 발바닥이 벌써 비명을 지른다.

….곱게 자랐구나. 나도.

마을 끝자락에 게를 판다. 어??아…옆에 강이 있구나.

민물게인것 같다.

집게발에 털이 수북하다.

털게??일려나?

계속 계속 걷는다.

어느덧 길은 고개로 접어든다.

고개를 넘는다.

묘치재 정상

재는 고개를 뜻한다.

재를 넘으니 정말 원시림 수준의 수풀이 눈에 들어온다.

굉장한걸?

나무가 보이나요?

….뒤쪽에 나무말고!

길을 걷는데 갑자기 소식이 온다. 살살 달래어 본다.

안된다. 큰일이다.

근처에서 해결한다.

응??뭘 해결했냐구? 그건 비밀

참고로 이 사건으로 양말 한쌍이 날라갔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 물린 모기.

걷다가 다리가 아파온다. 잠시 쉬기로 한다.

부지런히 발바닥과 종아리, 장딴지를 마사지한다.

쉬는 동안에 계속 마사지를 해줘야 계속 걸을 수 있다.

물집에서 나온 진물때문에 발바닥이 쪼글탱이가 됬다.

그렇게 앉아서 쉬다가 출발을 할려니 어디선가 나비가 한마리 날아온다.

바로 신발위에 앉는다.

….녀석 너 그렇게 냄새맡다가는 죽을지도 몰라~.

너 자꾸 신발 냄새 맡으면 큰일난다.

….나비가 내 신발 냄새에 취했는가 보다.

이번에는 내 손위로 올라온다.

아니 내 손위로 날개짓 하며 올라오는 것 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녀석 이상한 짓을 한다.

내 손위에서 꿀을 빨려고 대롱을 이리저리 가져다 댄다.

……확실히 내 발냄새에 취했다.

너…괜찮니?

전라도에는 참 효녀, 열녀, 효자가 많은것 같다.

어느 마을을 가더라도 꼭 하나, 둘씩은 효녀문, 열녀문..등등이 세워져 있다.

장윤 정려

‘장윤’은 사람이름이고 ‘정려’라는 포상의 이름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이건 효녀, 열녀비에서 예외 일려나?

집안에 이렇게 많은 비석이 있는건 처음 봐서 한컷.

어느 이르모를 비(碑)

여행을 하면서 저런 것을 몇개나 봤는지 모르겠다.

효녀와 열녀의 고장! 전라도!

열녀문

걷고 또 걷는다. 저 멀리 오늘 넘어야 할 산들이 눈에 보인다.

이런…아찔하다.

차로 가면 금방인데 이러게 걸을려니 아찔한 감밖에 없다.

….한 4시간 걸으면 넘을려나?

이런식이다.

걷자!

재미있게 생긴 버섯 정류장

여행을 하면서 이번 딱 한번만 봤다.

상당히 희귀한듯

광천리 라는곳에 다다른다.

이곳도 그냥 갈려니 또 눈을 끄는게 있다.

고인돌이다.

고인돌 눈으로는 처음본다.

만화나 책에 나오는 것처럼 ㅠ 자 형태의 고인돌이 아니라 그냥 큰돌이다.

광천리 고인돌

조금 시간이 지나니 터널이 나온다.

운암터널

이곳에서도 에피소드가 있다.

터널을 지나려는데 1톤 트럭이 지나가다 싣고있던 화물이 우당탕 길바닥에 쏟아버렸다.

‘공사중’ 표지판이었는데…뒤에 차가 없었기에 다행이었다.

트럭은 그래도 급정거를 했고 사람들 내려서 표지판을 다시 주워 담았다.

물론 보고 있던 나도 도왔다.

오늘 도착 예정지인 승주 도착했다.

시간이 많이 남는데? 조금 무리를 해서 순천까지 걷기로 한다.

그곳 찜질방서 자기로 한다.

찜질방이 없는 경우에는??생각하고 싶지 않다.

7시가 넘는다.

8시가 넘는다.

9시가 넘는다.

하늘 진작에 깜깜해졌고 다리에는 자잘한 경련이 한번씩 인다.

잠시 앉아서 다리를 마사지 하고 또 걷는다.

저 앞에 경찰차가 선다.

사람이 걸을 도로가 아닌데 사람이 있으니 선걸까?

“어디까지 가세요?”

“순천까지요.”

“태워드릴까요?”

“괜찮습니다~”

“차들 조심하시고 주의해서 걸으세요. 위험합니다.”

” 네 알겠습니다.”

걷는다. 저 멀리 순천 표지판이 보인다!!야호!!

시간은 9시가 약간 넘은 시간.

다리에 힘이 붙는다. 입에서는 절로 노래가 나온다.

사람도 없겠다. 차들도 창을 올리고 다니겠다.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부른다.

….날이 어두워 잘 안보였나 보다.

저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갑자기 앞쪽에 버스가 선다. 사람이 버스에 올라탄다.

얼마되지 않은 거리에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충분히 들렸으리라.

순천엔 분명히 도착을 했는데…찜질방이 안보인다.

아니, 시가지가 안나온다. 분명히 순천은 시로 편성이 되어있는데 이렇게 한적할리가 없는데?

….순천 외각이었나 보다.

또 걷는다. 10시가 넘는다.

순천 외곽에 위치한 학교가 나온다. 외곽에 위치했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주위에 번화가가 없어서 한눈에 알아봤다.

학교앞을 지나는데 학교가 마쳤나보다. 학생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온다.

남녀 공학인것 같다. 남학생, 여학생 어울려 나온다. 참 좋을때다…그래도 이시간에 학교를 마치다니 불쌍한 생각이 든다.

…나도 저렇게 했었구나. 새삼스럽다.

그런데 이상한점이 눈에 보인다.

자꾸 학생들이 나를 앞질러 간다. 자세히 보니 내가 한쪽다리를 질질 끌고 있다.

이런..언제 이렇게 됐지?

11시가 넘는다. 눈에 순천 경찰서가 보인다. 도저히 안되겠다. 순천찜질방까지 태워달라고 찔러본다.

“바빠요.”

보기좋게 Out~

택시타고 찜질방간다. 이걸로 아침은 Pass…택시비로 날라갔으니깐 이정도는 감수해야한다.

찜질방에 도착하니 11:40이 넘어있다.

아아…힘들다. 아침7시부터 시작해서 도착하니 11:40이다.

몇시간을 걸은거야….

찜질방에 입구에서 표를 끊으니 나의 몰골에 다들 놀란다.

시선집중.

이제는 즐긴다.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다.

…그러니 마음껏 즐긴다.

찜질방은 참 좋다.

그러나 찜질방에서 씻을려니 탕에 물이없다. 아아….꼬인다.

안마기가 있다. 안마를 받아본다.

그런데 이녀석…종아리랑 장딴지 안마 기능이 없다…낭패다.

발바닥은 아파죽겠는데 이녀석 발바닥은 때리기만 한다.

아프다. 하지만 천원이나 넣었다. 중간에 끊으면 안된다. 끝까지 다 받는다. 발바닥..후덜덜

찜질방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다.

칼국수를 시킨다. 조금 비싸지만 그나마 적정가다. 4000원

조금 더 넣어 달라니깐 처음에는 안넣어준다. 여행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터 나가니 조금있다가 은근슬쩍 칼국수 더 넣어 준다.

고맙습니다~아주머니~~.

순천찜질방에서…

굉장히 크고 편안했다.

칼국수를 시켜놓고 자리에서 한컷

찜질방 칼국수

맛 좋았다~.

여행 2일째의 여정을 표시한다. 놀랜다. 엄청 많이 걸었다.

갑작스런 긴 여정으로 온몸이 다 피곤하다. 내일은 어쩔려나..

내일은 오늘 택시 탄 부분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시작해야겠지.

피곤하다.

…약간 이상하다.

그렇구나….여기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매미의 소리도 개구리의 소리도..바람의 소리도.

다음부터는 찜질방에서 자면 안되겠구나.

이러면 여행의 의의가 없다.

그냥 걷는것 밖에 없다.

….여행은 어제처럼 해야 제맛이다.

좋은걸 배웠구나…오늘.

도보여행 #2

8/21…날이 밝았다. 오전7시 – 서둘러 PC방을 나와서 광주학생운동기념공원(?)으로 향한다.

광주에서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이곳을 떠나기 전에 눈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운동기념관 입구

공원 안으로 들어서니 어떤 건물이 있다. 아마도 전시관일테라…하지만 그리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근처에 기념탑만 보고 서둘러 나왔다.

광주학생운동기념탑

우리는 피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기념탑에 적힌 문구가 감동을 준다. 조금 눈시울이 붉어진다.

광주학생운동의 의의

기념탑 정면에는 광주학생운동의 내용이 양각으로 패여있었다. 왜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가야만 했는지…그리고 무엇을 위해 그렇게 목이터져라 만세를 외쳤는지..

어느정도 더 둘러보다가 공원을 나선다. 다음 목적지 ‘화순’을 향해서 걷는다. 눈에 익은 건물들이 뒤로 지나간다.

대한민국 어느곳에서도 다 볼 수 있는 건물과 풍경이지만 여행자의 눈으로 봐서일까…웬지 낯설고 신기하기만 하다.

무언가를 먹고있는 학

자연과 도시의 조화라 할까나…

일단은 광주도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다시 길을 물어 ‘화순’으로 갈 예정이다. 그러다 금남로4가 역앞에서 어떤 분수가 눈에 들어온다.

금남로4가 역앞 분수

조금더 걸으니 광주도청에 도착이다. 광주시청앞에는 어떤 큰 종이 있다. ‘민족의 종’이란다.

민족의 종

도청앞에도 큰 분수가 있다. 광주에는 분수가 많은 것 같다.

도청앞 분수

길을 가다 보니 문방구가 있다. 간단한 필기구와 여행용 지도를 산다. 지도에는 상세한 부분은 안나오고 국도와 철도 고속도로등등..만 나온다.

‘화순’으로 가기위해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니 참 친절하게 알려준다. 광주 사투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귀가 심심하다. 준비해온 라디오를 꺼낸다. 이게 웬일….고장이다. 웃음이 나온다. 예전 리눅스 월드 행사때 경품으로 받은건데 개시부터 고장이다.

고장난 라디오

부지런히 걷는다. 날씨는 서늘한편. 전날에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에는 연신 구름이 껴있다. 태양빛을 다 막아준다. 고맙다.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도로옆에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쁘게도 피었다.

길옆에 핀 예쁜꽃

점심때쯤이 가까워오니 슬슬 광주도 끝이 보인다. 너릿재터널…저곳만 넘으면 광주는 끝이다.

너릿재 터널 400M 전

광주의 끝이다 지금부터는 ‘화순’이다. 해태 동상이 귀엽게 느껴진다.

광주를 넘어가며…

너릿재 터널…터널이 참 아담하다.

너릿재 터널

터널을 빠져 나오니 쭈욱 뻗은 도로가 맞이한다. 근처에 인가라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얼마쯤 걸었을까…저쪽 앞에서 어떤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온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도로는 아닌데…한눈에 알아본다. 그도 역시 여행중이다.

“수고하세요.”

“네, 수고하세요.”

다른말은 필요없다.

걷다보니 발이아프다. 이런…아직 샌달을 신고있었다. 서둘러 신발을 바꿔신는다.

신발을 바꿔신자.

도로에는 터널이 많이 뚫려있다. 터널을 지날때면 항상 긴장을 한다. 위험하다.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전혀 안돼있다.

하지만 장점도 있는것이…차들이 속도를 내면서 지나가면 엄청난 바람이 몸을 시원하게 해준다. 기분이 좋다.

터널 속의 도로 옆쪽으로는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다. 발을 밟으면 먼지위로 발자국이 찍힐정도다. 길을보니 내 발자국이 아닌 발자국이 찍혀있다.

수많은 도보여행객들이 이길을 지나갔는가 보다. 다행이다. 긿을 잃어버리진 않았구나.

가진것은 지도뿐이어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항상 물어물어 길을 가야한다. 하지만 그것도 이처럼 도로만 계속 나오면 사람만나기가 쉽지않다.

구암터널

천덕1터널

딱 느낌에 2터널도 있겠구나 싶었다.

천덕2터널

천덕1터널 옆에 있는 원두막

지금도 사용할려나?

운농터널

매미가 있다.(어디에???)

조그만 녀석이 굉장하다. 귀가 울릴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길에는 찍혀죽은 풍뎅이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주위에 산과  나무가 많아서 그런것 같다. 재미난것이 보인다.

죽은 풍뎅이를 여치 한마리가 뜯어먹고 있다. 사진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가까이 대도 먹는데 열중이다. 여치의 큰 턱도 풍뎅이의 껍질은 어쩔수 없는가보다. 껍집은 차마 못먹고 안쪽부분만 뜯어먹는다. 사진을 찍고 바로 옆으로 지나가도 녀석은 오로지 먹기만 한다. 대단한 식욕이다.

식욕왕성 여치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겨우 마을에 도착했다. 읍내인것 같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식당을 고를때는 조심해서 골라야 한다.

허름한곳으로 가야 밥도 많이 얻고 반찬도 많이 준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가게라면 더욱 더 좋다.

국밥집으로 간다. 순대국밥 한그릇에 4000원. 전라도의 순대국밥은 맛이 어떠할까? 40000원짜리 국밥맛이다.

40000원짜리 순대국밥

이곳에서 잠시 여행 정비를 한다. 물을 챙기고 수건도 한번빤다. 준희형이 준 해군 수건이 참 마음에 든다. 이번여행내내 내 머리를 적셔주었다.

옆에서 밥을 먹던 어떤 아저씨 한분이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부산까지요!!!”

…..아직까지는 호기롭다.

할머니께 길을 묻고 다시 길을 떠난다.

길가다가 한컷!

읍내 끝자락 철물점에서 밀집모자를 산다. 지금 쓰고 다니는 모자는 챙이 너무 작아 여행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지금부터 내 머리맡은 밀집모자가 점령한다.

모자쓰고 한컷

얼마후에는 위의 사진처럼 저 수건을 계속 두건처럼 쓰고다녔다.

점점 날이 어두워진다. 아직 잘곳을 정하지 못했다.

큰일이다. 마을도 안보인다.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계속 도로만 보인다.

밤 8시가 넘어서야 겨우 마을이 보인다. 아리형한테 전화를 해서 이제야 겨우 마을이 보인다고 신이나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아리형이 시골에는 식당이 일찍 문을 닫는단다. 정말일까?

식당을 찾는다. 식당은 찾았지만 문이 닫혔다. 큰일이다. 민박집도 찾을수가 없다.

근처에는 파출소가 있다. 염치불구하고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한다.

“잘곳이 없어서 그런데 오늘 하루 쉬었다 갈수 있을까요?”

“괜찮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맙다. 파출소에 물어 아직 운영하고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지나쳤던 곳인데…간판은 정육점이요, 내용물을 식당이었다.

당연히 몰랐다.

파출소에서 샤워도 하고 다리에 뭉친 근육도 푼다. 그리고 오늘 하루 걸은 거리를 지도에 표시한다. 뿌듯하다.

여행 첫날부터 파출소에서 잠을 자다니….예상외의 전개다.

점점 더 재미있어질것 같다. 몸이 나른하다.

귀에는 기분좋은 자장가가 들려온다. 코로는 향긋한 내음이 밀려든다. 창문으로는 지나가던 바람이 고개를 내민다.

…..그렇게 여행의 첫날밤은 깊어만 간다.

오늘 하루 고생한 발과 다리.

다음날도 부탁하마.

파출소에서 자게될 줄은 몰랐다.

시작부터 Event다

동복파출소. 이 여행을 생각하면 꼭 떠오르겠지.

여행 #1

이제 출발하자!!

집을 나서며..

여행의 시작이다.

서울(용산)에서 광주로 가는 티켓.

광주에는 어떤 재미난것이 있을까?

광주에서 먹는 첫 저녁이다.

엄청 초라하지만..오늘 너무 돈을 많이 썼다.

아껴야 하는데…

여행의 첫날은 광주역 근처  PC방에서 보낸다.

엄청 설레인다.

내일은 광주역 근처 광주 학생 운동 기념비에 들렸다가

본격적으로 출발해야지.

참…그리고 오늘 용산역에서 어떤 외국이랑 같이 제기(?)차기 비슷한것을 했는데…

주위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행동하는게 무척 자유로워 보였다.

처음에는..무슨 퍼포먼스 였는줄 알았는데 그냥..단순히 노는것이었다.

나중에는 나도 같이 놀았지만….(영어로 대화를 했는데..거의 바디 랭귀지 수준..)

이번 여행으로 나도 뭔가를 얻었으면 한다.

휴가…

8박 9일동안의 여행.

광주 – 부산

도보여행이다.

얼마나 갈수 있을까..

아니-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목적이 있는 여행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으로 뭔가를 깨달았으면 한다.

8/20 ~ 8/29

여행을 하는 내내..웃음과 동행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