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예전 시애틀 여행갈 때 생긴 에피소드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미국 시애틀로 넘어갈 때,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캐나다-미국 국경에서 문제가 생겼다.

국경을 통과하려면 인세(약 10달러?)가 필요한데 때마침 수중에는 캐나다 달러만 가지고 있었다.

국경 관리인은 현금은 미국 달러만 허용이 된다고 했고, 카드는 사용할 수가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들은 그곳에서 사용할 수 없는 카드들이었다.

한동안 입국 심사대에서 쩔쩔매고 있던 나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밖에 있던 버스 운전기사가 나를 데리러 와서는 한눈에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입국 관리인에게 몇마디를 한 다음에, 나와 함께 버스로 다시 돌아갔다.

버스안에서 내가 가진 캐나다 달러를 미국 달러로 바꿔줄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미처 미국 달러를 준비를 못한 나 때문에 이런 번거로운 수고를 하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연신 “Sorry, I’m so sorry.” 를 말했다.

그랬던 나에게 그 운전 기사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누구나 실수는 해요. 연필에 지우개가 달려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나의 오만함.

나는 매주 일요일 1시부터 대략 2시간 내지 3시간 정도의 강의가 있다.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하는 것으로, 강의라고 말할 것 까지는 아니고 대충 주말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강의 내용은 컴퓨터 기초.
윈도우 익스플로러 및 오피스등과 같은 기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 컴퓨터 재설치, 하드웨어 구성 등에 관한 컴퓨터 전반에 관한 기초를 가르킨다.

학생들은 외국인 근로자 2 ~ 3명.
처음에는 5~6 명 정도로 많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지금은 2~3명 밖에 남지 않았다.
수업 진행은 대부분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진행한다.

그들이 집에서 출발해서 수업장까지 오기까지는 평균 4시간 정도.

그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오늘은 왜 일까. 나가기 싫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떴을때, 시계는 11시.
1시까지 수업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바로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결국 꾀병을 부려 오늘 수업을 취소했다.

그 덕분에 오늘 하루 나는 한명의 잉여가 될 수 있었다.
부끄럽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일에 어느 순간인지 굉장히 귀찮게 느껴졌다.
너무도 편해진 지금의 생활에 길들여진 것일까..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 먼길을 그들은 무엇인가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왔을 것인데, 나는 내 자신의 편안함만을 위해 그들을 져버렸다.

사실,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은 덕을 본 것은 나였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점점 느껴지는 무엇인가에 대한 뿌듯함과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는 자신감…
이런 것들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나는 그것들은 단지 내가 잘나서 얻게 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행동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오만했다.

조금있다가 그들의 연락처를 통해 하나하나 사과의 말을 남겨야겠다.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예전 블로그 자료 복구

예전 블로그 자료들을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2006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의 기간동안의 아카이브.

내가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서 좁은 고시원 방안에 낡은 PC하나를 가져다 놓고 리눅스며 유닉스며 이것저것 설치하고 실험하고 실습을 했던 그때의 기억들. 그때의 다짐들.

그때(벌써 5년전이다)보다는 훨씬 생활이 나아진 지금. 나는 계속 반성한다.

생활은 나아졌으나 나 자신은 나아진 점이 없다. 열정, 자신감, 그리고 용기.

처음 서울 생활을 했던 그때에는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긴장하며 매사에 열심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조금은 나아진 생활과 그로인해 생겨난 ‘내 것’이라는 것. 그것 때문일까.. 모든일에 소극적이되고 도전을 주저하는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반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