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일요일 1시부터 대략 2시간 내지 3시간 정도의 강의가 있다.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하는 것으로, 강의라고 말할 것 까지는 아니고 대충 주말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강의 내용은 컴퓨터 기초.
윈도우 익스플로러 및 오피스등과 같은 기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 컴퓨터 재설치, 하드웨어 구성 등에 관한 컴퓨터 전반에 관한 기초를 가르킨다.

학생들은 외국인 근로자 2 ~ 3명.
처음에는 5~6 명 정도로 많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지금은 2~3명 밖에 남지 않았다.
수업 진행은 대부분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진행한다.

그들이 집에서 출발해서 수업장까지 오기까지는 평균 4시간 정도.

그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오늘은 왜 일까. 나가기 싫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떴을때, 시계는 11시.
1시까지 수업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바로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결국 꾀병을 부려 오늘 수업을 취소했다.

그 덕분에 오늘 하루 나는 한명의 잉여가 될 수 있었다.
부끄럽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일에 어느 순간인지 굉장히 귀찮게 느껴졌다.
너무도 편해진 지금의 생활에 길들여진 것일까..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 먼길을 그들은 무엇인가를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왔을 것인데, 나는 내 자신의 편안함만을 위해 그들을 져버렸다.

사실,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은 덕을 본 것은 나였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점점 느껴지는 무엇인가에 대한 뿌듯함과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는 자신감…
이런 것들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나는 그것들은 단지 내가 잘나서 얻게 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행동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오만했다.

조금있다가 그들의 연락처를 통해 하나하나 사과의 말을 남겨야겠다.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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