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수업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책에 마지막에 나와있는 글… 너무나 마음속 깊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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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것이 언제였습니까?
아침의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습니까?
아기의 머리를 만져 본 것은?
정말로 음식을 맛보고 즐긴 것은?
맨발로 풀밭을 걸어 본 것은?
파란 하늘을 본 것은 또 언제였습니까?

이것은 다시 얻지 못할지도 모르는 경험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한 번만 더 별을 보고 싶다고,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언제나 정신이 번쩍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 가까이 살지만 바다를 볼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별 아래에 살지만, 가끔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나요?
삶을 진정으로 만지고 맛보고 있나요?
평범한 것 속에서 특별한 것을 보고 느끼나요?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신은 세상을 존속시키기로 결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을 뜨는 매일 아침, 당신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하루를 선물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그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았나요?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이 생에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바보 빅터 – 호아킴 데 포사다

쉬운 책이다.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이야기는 간단하다.

어느 한 천재가 주변 사람들의 평가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

책 이야기에 대해서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책을 읽고 느낀 느낌은.. 뭐랄까 편안했다.

내가 항상 마음속으로 되뇌던 그런 고민들.
그런 고민들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해주진 않지만 적어도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주었다.

안도감. 그것이었다.

 

Be yourself – 너 자신이 되어라.

책의 마디마디에 나오는 문장이며 글을 읽는 나에게 약간의 편안함을 주었던 말이다.

나는 이 말의 뜻을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너 자신이 되는 과정을 두려워 하지 말아라..

항상 도전하며 주변사람들의 시선에 얽메이지 않고 그 과정을 즐길 줄 아는 것.
그것이 참된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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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에게 쓴 글쓴이의 메시지 중 한 구절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삶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일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위대한 진실’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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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뒷부분. 이 책의 추천사에 김난도(“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님의 글이 있었다.

끊임없이 자기를 믿고 자신감을 키워가는 인생이 행복하다. 청춘이여, 끝없이 남을 의식하는 열등감을 접고 그대 안에 숨겨진 자신만의 ‘날개’를 펼쳐라. 그 날개가 그대의 꿈에 그대를 데려다 줄 것이다.

날개… 그러고 보니 책의 제목 “바보 빅터” 옆에 조그맣게 쓰인 글귀가 있었다.

“Spread Your Wings!”

 

로마인 이야기1 – 시오노 나나미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의 건국에서부터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기까지의 이야기.

마지막 역자 후기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이 책을 낼 때, 한가지 공표를 했단다.

로마인 이야기 1권이 나온 1992년부터 2005년까지 해마다 한 권씩 발표하여 전 15권으로 완결지을 예정이라고 말이다.
(책에는 2005년이라고 적혀있는데, 숫자를 계산하면 2006년이 맞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2011년) 마지막 15권이 2006년에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각 책들의 출판 연도이다.

  1.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ローマは一日にして成らず)》(1992) -Roma Non Uno Die Aedificata Est
  2. 《한니발 전쟁(ハンニバル戦記)》(1993) -Bellum Hannibalicum
  3. 《승자의 혼미(勝者の昏迷)》(1994) -Bellorum Civilium
  4. 《율리우스 카이사르·상(ユリウス・カエサル ルビコン以前)》(1995) -C. Iulius Caesar
  5. 《율리우스 카이사르·하(ユリウス・カエサル ルビコン以後)》(1996) -C. Iulius Caesar
  6. 《팍스 로마나(パクス・ロマーナ)》(1997) -Pax Romana
  7. 《악명높은 황제들(悪名高き皇帝たち)》(1998) -Imperatores Malæ Famæ
  8. 《위기와 극복(危機と克服)》(1999) -Crisis Et Ab Ea Exitus
  9. 《현제의 세기(賢帝の世紀)》(2000) -Sæculum Aureum
  1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すべての道はローマに通ず)》(2001) -Omniæ Viæ Quæ Ad Romam Duxerunt
  11. 《종말의 시작(終わりの始まり)》(2002) -Finis Principium
  12. 《위기로 치닫는 제국(迷走する帝国)》(2003) -Tertii Sæculi Crisis
  13. 《최후의 노력(最後の努力)》(2004) -De Ultimis Laboribus
  14. 《그리스도의 승리(キリストの勝利)》(2005) -De Christi Victoria
  15. 《로마 세계의 종언(ローマ世界の終焉)》(2006) -Romani Mundi Finis

책 15권을 다 읽고 나면 책 전부에 대한 정말 재미있는 서평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다른 문화권 혹은 다른 나라의 색깔이 짙은 책을 읽을때면 한가지 아쉬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번에 읽은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좀 강하게 들었다.

일본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한 청년이 시골의 교사로 일하면서 겪는 이야기인데 좀처럼 책의 내용에 집중하지 못했다.

아직 책을 보는 눈이 부족한 것일까.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이제는 세상을 조금 알아버린 것일까.
주인공이 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불의를 참을 수 없는 성격은 좋은 것 같은데.. 그의 행동에는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글의 맥을 끊어버리는 일본의 풍습들.
일본인들은 잘 아는 것이겠지만 나는 잘 모르니 답답함만 커져갔다.

책의 표지에는..

통쾌함과 젊음,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이라고 적혀있지만.. 나는 모르겠다.

문화의 차이를 넘을 수 없었던 것일까.

아쉬움만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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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 에서 이 소설에 관한 글타래를 발견했다.

http://ko.wikipedia.org/wiki/%EB%8F%84%EB%A0%A8%EB%8B%98_%28%EC%86%8C%EC%84%A4%29

일본을 연구한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에도 인용이 되었다는데.. 이 소설의 좋은 점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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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곳곳에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작가이고, 천엔(구권)의 모델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작가의 대표작인데.. 왜 나는 느낄 수 없는 것일까.

무엇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자전거 여행2 – 김훈

소설가가 쓰는 여행기는 어떤 느낌일까?

그 궁금함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였다.

김훈.

예전에 한창 인기를 몰던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원작 소설 작가로만 기억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원작 소설을 읽지도, TV 드라마를 보지도 않았었다. 단지 내게 중요했던 것은 사람들한테 큰 인기를 끌 정도로 필력을 가진 소설가가 쓴 여행기라는 점이 중요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좋아했다면 분명 좋은 이야기를 해 줄것 같아서였다.

이야기는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대로 쓴 느낌이 나지 않았다.
짤막짤막한 단편들로 구성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어디가고, 그 다음은 어디로 가고, 이런 이야기는 주의깊게 보지 않았다.

실제 작가도 그렇게 중요하게 쓴 것 같지도 않았고.

글쓴이는 여행기라는 제목을 달아놓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
자신이 갔던 곳, 그곳에 얽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했다.
그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자신이 느꼈 던 것을 글로 적고, 여기 참 좋습니다, 오세요, 보세요.
그동안 많이 봐왔던 여행기가 아니었다.

좋은 작가들은 사물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참 묘한 감각을 지녔다.
이 글쓴이도 좋은 작가라고 생각한다.

어느 부분에서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었다.
그 표현이 너무 감성적이면서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그 부분을 살짝 적어본다.

선박은 자신의 위치를 아는 그 앎의 힘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한다. 내가 어디에 처해 있는지를 알아야만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철새들이 태양의 기울기나 지구의 자장을 몸으로 감지해가며 원양을 건너갈 때 철새는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알지 못해도 천체가 보내주는 신호에 따라 방향을 가늠할 것인데, 인간의 몸에는 그 같은 축복이 없다. 그래서 선박을 움직여 대양을 건너가는 항해사는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대답할 수 있어야만 목적지 항구에 닿을 수가 있다. 그리고 그 ‘나’의 위치는 물 위에서 항상 떠돌며 변하는 것이어서 항해사의 질문은 늘 새롭게 태어난다. 지나간 모든 위치는 무효인 것이다. 바다 위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은 미래의 시간과 함께 인간의 앞으로 다가온다.

길다.
이 글중에서 단 한문장을 꼽자면 아래 문장을 꼽고 싶다.

바다 위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은 미래의 시간과 함께 인간의 앞으로 다가온다.

…좋은 작가가 쓴 좋은 여행기. 그리고 좋은 표현.

좋다. 너무나 좋다. 🙂

http://www.youtube.com/watch?v=oMWNJ12v0B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