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C.S.루이스

나니아 연대기.

이미 영화로 먼저 보았던 작품이다.

영화로 보았던 장면들이 책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아니, 원작에서의 장면들이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더라? 를 생각하며 한글자 한글자 주의깊게 읽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영화의 내용과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었고,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위대한 사자 아슬란과 나니아.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한부분, 글쓴이의 진심이 담겨진 부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영화로 제작되었던 에피소드 “사자와 마녀와 옷장”의 시작부분에 적혀있는 내용이다.

 

 

 

루시 바필드에게

사랑하는 루시,
이 이야기는 너를 위해 쓴 거다.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할 무렵에는
여자 아이들이 책보다 더 빨리 자랄 줄은 미처 몰랐구나.
너는 이제 요정 이야기를 읽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어 버렸고,
이 책이 인쇄되어 책으로 나올 즈음에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 있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요정 이야기를 다시 읽은 나이가 될 게다.
그때는 어느 높은 선반에서 이 책을 꺼내, 먼지를 털어 내고
이 책에 대한 네 생각을 나에게 말해 줄 수 있겠지.
어쩌면 나는 너무 귀가 먹어서 네 말을 듣지 못하거나
너무 늙어서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래도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대부로 남아 있을 거다.

C.S 루이스

나니아 연대기에서 가장많은 출연 횟수를 기록한 루시 공주의 모티브가 누구인지 확연히 알수 있는 부분이다.

유난히 영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많은 포커스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각각의 장이 시작될 때마다 작가는 꼭 누군가에게 해당 챕터를 누구에게 헌사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참 정이 많은 작가이다.(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나니아 연대기..

이제 책으로는 다 읽는 내용이지만 극장판으로서의 나니아 연대기가 기대된다. 🙂

 

THE ROAD – Cormac McCarthy

사내 극장에 붙여진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책.

사내에는 캣츠(Cat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 미스 사이공(Miss Saigon).. 그리고 로드(The Road) 의 이름을 가진 회의실과 극장이 있다. 로드는 모르겠지만 미스 사이공과 캣츠, 그리고레 미제라블은 이미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어느 하나도 직접 뮤지컬로 본 적은 없었지만, 뮤지컬에 삽입된 음악..캣츠의 Memory, 레 미제라블의 I dreamed a dream 은 나를 감동으로 가득차게 만들었었다.

그래서 아마 ‘로드’ 역시 정말 감동으로 가득찬 뮤지컬의 제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사실 ‘로드’라는 제목은 회사 제품 런칭 행사때 공연한 뮤지컬의 제목과도 같다. 나는 책을 고를 때 그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어두웠다. 이렇게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 있을까!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어느 한 부분도 주인공의 웃음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책 이야기 내내 항상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비에 젖으며, 찌는 듯한 태양에 땀을 뻘뻘 흘린다.

밝은 미래는 커녕 내일도 살아갈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

책에는 대화가 없다.

쌍 따옴표(“”)로 나타내는 대화는 단 한줄도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지만 말을 통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몸짓이나 다른 교감을 통해 짤막짤막한 의미를 주고 받는 것 처럼 보여진다.
뭔가 낭만적으로 느껴질법도 하지만 그 쌍따옴표가 없는 짧디 짧은 대화는 말할 힘이 없어 그저 겨우겨우 의미를 전달하는 듯이 보여진다. 정말 암울하다.

주인공인 아버지와 아들은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아버지는 자신이 죽을 것에 대비하여 아들에게 자신이 죽은 다음에 할일을 가르친다.

그것은 자살하는 법.. 어떻게 하면 고통없이 짧은 시간에 자살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르친다.

총에 남아있는 마지막 총알 한발은 자신이 아닌 아들의 마지막을 위한 것…

도대체 작가는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것은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세상, 모든것이 불타 없어진 세상, 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그래도 꿋꿋이 살아간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자신의 단 하나뿐인 희망으로 여긴다.
무엇을 하더라도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아들을 생각하며 아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수십 번, 수백 번, 아니 그 몇번을 생각해도 아버지는 자신이 아닌 아들을 위해 그 우울한 세상에서 살아남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 정도로 우울한 세상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라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듯한 이미지가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역시 이 책의 영화 버전이 있었다. 정말 책에서 느껴진 이미지 그대로였다.

관련 자료 : http://en.wikipedia.org/wiki/The_Road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이태석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이태석

…울지마 톤즈.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이다. 이태석 신부가 쓴 자신의 경험담,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울지마 톤즈에서는 이미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갔었지만 이 책에서는 선종하기 전 이태석 신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행한 일들과 그 일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에필로그를 작성한 ‘울지마 톤즈’의 PD였던 구수환 PD의 글을 읽을 때면 자연스럽게 영화의 장면과 겹쳐지면서 그 때의 장면이 생각났다.

이태석 신부가 가르쳤던 톤즈의 학생들이 이태석 신부의 사진을 들고 악기를 연주하며 거리를 행진한 그 장면…

그 장면만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샤프란 포어

도서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489p)
저자 : 조너선 샤프란 포어
등록일 : 2011.03.28
서평 : 그곳엔 사람이 있었다.

9.11 을 주제로 한 책.

책 제목만큼이나 책 구성도 참으로 이상했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페이지도 있었고,
단 한줄만 적힌 페이지도 있었고,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글씨로 도배가 된 페이지도 있었다.

사실, 책을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이 책이 9.11에 대한 책인 줄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도 책의 종반까지는 직접적인 9.11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책을 읽다보면 문득 이야기의 내용이 설마 그것은 아닐까? 하는 약간의 의심이 들면서 내용을 자신의 생각과 맞추어 본다.
그러나, 어렴풋이 그것을 느낄수만 있을 뿐 정확한 힌트를 주지 않는다. 심지어 9월도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이야기는 주인공 한명의 시점으로만 그려지는 것이 아닌 약 50년 전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이쯤되면 독자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혼란이 오게 된다.
실제로도 책의 중간 부분에서 읽기가 힘들어짐을 느꼈다.
그러다가 그렇게 엃히고 설킨 이야기는 어느덧 종반에 접어들게 되고, 독자들은 설마, 설마를 생각하다가…

마침내 마지막 부분에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이 책의 주제를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미국. 그 곳에서 일어난 9.11 테러에 대해서는 그저 안됐다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일들이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더 멀리 나아가 그 가까운 것이 정말로 믿을 수 없게 가깝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고들이 뉴스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이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니 마찬가지다.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다시금 생각이 난다.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