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7 (수) (여행 이틀째)

아침이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해준다. 서양식, 한국식 두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당연히(?) 한국식을 선택한다.

계란국에 밥과 반찬. 괜찮았다. 다만 호텔비가 비쌌을뿐..

어제 저녁에 인왕산 호텔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교회로 향했다. 교회까지는 호텔에서 약 200 미터.

정말 가까운 거리였지만 외국이고, 어제 느낀 필리핀의 첫인상이 강하게 남아있어 다들 긴장이다. 나도 겉으로는 멀쩡한 척 했지만 약간 겁이났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3세계 사람들. 텔레비전이나 사진이 아니다. 그들은 진짜였다.

어제 저녁에 호텔 프론트에 근무하는 한국말을 잘하는 필리핀 아주머니에게 우리 여행 계획에 대해 이야리를 했었다. 깜짝놀라면서 위험하다며 하지말라고 말린다. 필리핀 사람들도 그렇게 여행은 안한다고… 정말로 가고 싶다면 ‘버스’를 타란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이동수단 트라이시클과 지프니는 타지 말라고 한다. 위험하단다. 필리핀 사람들도 그곳에서 강도를 당한단다.

그때는 웃고 넘겼는데… 막상 거리를 걸으니 점점 더 약한 마음이 든다. 아직 아무런 일도 겪은 것이 없지만 필리핀 사람들 모두가 무섭게만 느껴진다.

거리에서 보는 빈곤한 모습의 필리핀 사람들.. 마닐라에서 만난 거리에서 스친 필리피노(필리핀 사람을 뜻하는 말)들 중에서 웃는
얼굴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딱딱한 표정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총기 소지 허가 국가.

그 중 어느 하나가 악한 마음을 먹고 달려드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친다. 길가에서 스쳐가는 필리핀 사람들
모두가 마치 범죄자로 느껴진다. 이제야 내가 어떤 곳에 왔는지 깨닫는다. 사람들이 왜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하는지도…

여행 이틀째, 아직까지는 필리핀에 대한 색안경을 벗을 수 없었다.

아, 어제 우리에게 호텔을 소개시켜줬던 한국인의 필리핀 친구가 우리 여행계획에 듣더니 딱 한마디를 하더란다.

“Crazy.(미쳤네)”

교회까지 가는 200미터동안 꽤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여행자체에 대해서..

교회에 도착해서 그곳 목사님과 만나 바탕가스에 있는 한국인 교회에 대해 여쭤본다. 그리고 여행 계획을 말씀드리고 조언을 구한다. 목사님께서 말씀하시길..

“바탕가스에 한인 교회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여행에 대해서는 말리고 싶네요. 만약 제가 아는 사람이었다면 못가게 했을겁니다.”

긍정적인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교회에서 나와서 마닐라시내를 돌아보기로 한다. 돌아다닌다고는 하지만 골목으로 다닌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주위를 맴돌 뿐이다.

멋들어진 교회.JPG
마닐라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교회. 고풍스런 서양식 교회같다.

칠면조.JPG
칠면조. 밖에 내놓고 키우는 칠면조는 처음 봤다.
다들 여행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그냥 점심부터 먹고 어제 계획했던 지도부터 사러 가잔다. 일단 호텔에 왔다가 가까운 서점의 위치를 묻는다. 호텔말고는 물어볼 곳이 없다.

우리가 사랑한 INASAL.JPG
우리가 여행 내내 사랑했던 INASAL. 그 이유는 Unlimited rice 때문! 밥이 무제한이다. 필리핀 음식은 양이 적어서
우리의 식사량에 턱없이 모자랐다. 하지만 처음 먹을 때에는 밥을 더주는지 몰랐다… 아…영어여…ㅠㅠ

지도사기.JPG
서점에서 지도사기. 꽤 비싼가격이다. 4천원 정도? 그래도 가장 큰 값어치를 했다. 여행내내 저것만 보고 다녔으니…

마닐라의 마카티 지역만 계속 돌아다녔다. 걸어서. 걸어다니다 보니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재미난 것들도 많다.

이 나라 사람들은 도로의 효율적인 사용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분명히 2차선 도로이다. 하지만 줄을 서는 차들을 보면 세줄로 서있다. 가끔 중앙선을 넘어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들도 볼 수 있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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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져온 가이드에 소개된 그린벨트. 그다지 흥미를 끌진 못했다. 오히려 그린벨트 안에 있는 이 교회 하나가 더 관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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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영웅 추장 라푸라푸. 이 아저씨가 마젤란을 죽였단다. 제주도에서 잡히는 다금바리의 이름이 이곳에서는 ‘라푸라푸’라고 한다. 라푸라푸의 이름을 따서 지엇단다.

저녁이다. 하루종일 걸어다녔기에 피곤해서 호텔에 있는데 누가 찾아온다. 어제 호텔을 소개시켜주었던 아저씨다. 조금있다가 같이 저녁먹으러 가잔다. 계획도 없겠다. 바로 준비한다.

우리를 데려간곳은 마닐라 시푸드 마켓. 음식 재료를 골라 원하는 식당에서 조리를 해 먹는 방식이다. 그런데 누군가 한명 더 있다.

이름은 찰스. 한국인이지만 그냥 찰스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필리핀에서 생활한지 오래됐단다. 우리들은 짧게 소개를 마치고 음식을 고르고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갔던곳.JPG
우리가 갔던 시사이드

여러가지 생선.JPG
먹음직스런 생선이 참 많다. 우리나라에 비해 값도 훨씬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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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게. 무시무시한 집게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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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

먹어라 먹어.JPG
Before..

전투끝.JPG
After..

…지금와서 느끼는 거지만, 이때만큼 잘먹은 적이 없었다. 비싸긴 했지만 언제한번 이렇게 먹어보겠는가..

음식을 먹으면서 찰스형이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이야기를 한다. 그냥 형님(친해져서 아저씨가 아니라 형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말을 듣고 자전거 여행을 하지말라고 한다. 후배와 선배의 표정을 봤다. 얼굴색이 어둡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찰스 형이 술을 한잔 사겠다고 술집에 가잔다. 따라가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알것 같지만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말을 안해주었을 것이다. 생각하는 바는 조금 달랐지만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가 겪은 첫번째 만남과 이별이었다.

술집에서.JPG
분위기 있는 술집. 여행 내내 이런 술집을 찾아봤지만 보라카이를 제외한 어느곳에서도 이런곳을 찾을 수 없었다. (….섹시바는 많이 보이더라)

여행이 끝날때까지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용기형님, 찰스형 정말 고마웠어요.

호텔로 돌아와서… 역시나… 다들 여행에 대해 회의적이다. 여행온지 이틀만에 의견 충돌이다. 그냥 비행기 타고 세부로 가자고 한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특히나 후배 녀석… 으이구..!!

이런말, 저런말, 꼬드겨도 안된다. 우리는 괜찮을 거라고 해도 묵묵부답… 결국 그냥 혼자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솔직히 혼자서라도 갈 생각이었다.

그런식으로 여행하려고 필리핀까지 온게 아니라고 했다. 그랬더니 선배도 옆에서 같이 짐을 싸기 시작한다. 아싸!

후배녀석, 억지로 같이 짐을 싼다. ㅋㅋㅋㅋ

“누가 우리한테 총 쏘면 내가 처음에 몸빵하고, 선배가 두번째 몸빵할테니 너는 알아서 튀어. 우리가 두방까지 막았는데 못 튀고 총맞으면 너 죽는다.”
“형은 어쩌구요?”
“괜찮아, 형은 보험들었거든. 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웃는다. 그런데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은 염두해두어야한다. 여권이랑, 예약 티켓이랑, 달러를 묶어 가방 한구석에 넣어두고 선배에게 가방을 맡긴다. 여차하면 후배데리고 도망가라고 한다. 가방안에 다들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너는?”
“가방이 없으니 더 빨리 도망가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 걱정만이 가득이다.

현재시각 새벽 2시. 3시간 휴식뒤에 5시에 출발하기로 한다. 최대한 빨리 마닐라를 벗어나기로 한다.

필리핀 자전거 여행기 1/6 (화) (여행 일일째)

1 / 6 (여행 첫째날)

 학교지원으로 계획한 자전거 여행…

 처음에는 유럽이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환율때문에 포기하고 바로 필리핀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렇게 우리 세명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동아리 후배, 과 선배, 그리고 나…. 우린 까칠하고, 계획없고, 대책없었다.

 까칠한건 후배, 계획없는건 선배, 대책없는건 나였다.

 어느정도였나면 필리핀에서는 전부다 영어만 쓰는 줄 알았다…;;

 그냥 자전거만 들고가면 되는 줄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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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마 라레이 모하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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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소주, 우산 빼고 다 들고 갔다. 물론 박스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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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한답시고 엉망진창 만들어버린 동아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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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걱정이 없었다.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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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가방 하나에 2만5천원씩…3개면 7만5천원…

자전거는 문제가 없었는데…우리가 문제였다.

준비는 순조로웠다. 왜나하면 준비를 할게 없었으니까…

자전거 무게를 재어보니 제일 무거운 내것이 25kg 이었다. 오버차지를 걱정했는데 공항에서 다행히 그냥 넘어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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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워..빨리좀 찍어줘요. 한쪽어깨에 무게가 쏠리니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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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출발 직전.. 이때가 새벽 4시경..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에 도착을 하니…저녁시간.

 이때부터 사고 시작이다. 한국에서 호텔 예약없이 그냥 온것. 아니, 처음부터 호텔따윈 알아보지 않았다. 그냥 필리핀 가서 아무 호텔 들어가지 였는데…공항에서 저걸 들고 나가는 것 부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비행기 안에서 만난 한국인 아저씨께서 도움을 주셔서 호텔과 택시를 잡아타고 갈 수 있었다.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도착한 곳은 마닐라 마카티 에비뉴에 있는 인왕산 호텔. 한국적인 이름이 돋보이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다.

 샤워시설에, 온수, TV, 인터넷 등등이 제공되는 곳이다. 깔끔한것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비싸다. 3인실이 하루에 2000 페소. 당시 우리돈 6만원 정도다.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만 다른 호텔 아는 곳이 있어야지. 또, 자전거를 들고 낑낑대며 호텔을 찾아다닐 수도 없고 그곳에서 묶기로 했다.

 사실 필리핀에 오기전에 인터넷으로 필리핀의 치안에 대해 검색을 했었다. 책도 읽어보고 했는데, 긍정적인 치안에 있어서는 부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 택시를 타고 호텔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가게 입구마다 가드(Guard)라고 하는 사설 경비원들이 샷건을
들고 지키고 서있었다. 그제서야 슬슬 필리핀이 어떤 곳인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우선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목표지 졸리비(필리핀에서 유명한 패스트푸드점) 그런데 다들 영어가 처음…문제다…

 토익점수 500, 260, ??? 인 우리 세명. 내가 주문했다. 가운데가 내 토익점수다.

 “This three please.”

 영어를 모르니, 제일 양이 많아 보이는 메뉴 똑같은 것 세개를 시켰다.
 “다른거 먹고 싶으면 알아서 시켜”
 군말없다.
 
 저녁을 먹으면서 상의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일 바로 출발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에 온지 몇시간만에 전부들 기가 죽어서 내일 출발할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하루 더 있기로 했다…(그러길 잘했다. 지도도 없이 그냥 갔었으면….)

 내일 호텔 근처 한국인 교회에 가서 지리를 조사하고, 서점에서 지도를 구입하기로 한다. 그리고 마닐라 관광도…


자전거 조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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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완성된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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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리비에서 먹은 세트메뉴. 치킨은 괜찮았지만 스파게티는 맹맹한 맛…

데비안 Grub 복구

 한번씩 리눅스를 사용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복병을 맞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제가 바로 그런 경우였는데..

 동아리 컴퓨터에 리눅스와 윈도우를 같이 설치하여 멀티부팅으로 사용하던 중… 무심코 윈도우를 재설치 했다가…grub이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리눅스 배포판이 데비안이었던 것. 평소 우분투를 즐겨 쓰기에 우분투로는 이런 경우가 많이 있어 평소에 하던대로 익숙하게…대처하려고 했으나 되지 않았다.

 결국 다음의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었다.

 1. 데비안 시디를 넣고 부팅한다.
 2. 설치 프로세스 중 파티션 설정까지 진행한다.
 3. 파티션 설정단계까지 오면 Alt + F2 키를 눌러 새로운 터미널로 접속한다.
 4. Alt + F1 과 Alt + F2 를 왔다갔다 하면서 리눅스 부트 파티션의 위치를 확인 한다음 다음을 입력한다.
 chroot /dev/hd(확인된 파티션의 위치) /bin/sh
 grub-installer /dev/hda

 그리고 재부팅…

 
 결과적으로 잘 해결이 되었지만, 순간적으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리눅스를 사용한지 3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이런것 하나 스스로 해결을 못해서 구글링을 하고 있다니…쩝.

케이스 왔다~~

 바로 요놈!
 
 RC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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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두시간쯤 걸렸다.. 처음이라 그런지 오래 걸린듯..

 두개를 신청해서 하나는 조립을 완료했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후배들이 오면 같이 해야겠다.

 에고 허리야…

온종일 이거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오늘하루 한끼도 못먹었다. 에고고… 어서가서 밥먹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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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듯하네~.

AONE INOSYS-250ASE 레드 320GB 구매


 큰맘 먹고 하나 질렀다.

AONE INOSYS-250ASE 레드 320GB…. 10만원 정도 했다. 덕분에 이번달 적자다.

 그래도 더이상 하드 용량의 압박은 없을듯 하다. 좋기만하다…

 이녀석에게 자료를 넘기다가 깜박하고 공부자료를 안넘기고 포멧을 해버려서… 그동안 공부해온 자료들이 몽땅 날아가긴 했지만…쩝…그래도 버텨야지…에휴..

이건 인증샷.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빨간색으로 이쁜녀석으로 골랐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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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회사 AONE 등록년월 2008년
제품 분류 외장 HDD HDD 용량 320GB
HDD 크기 6.4cm(2.5) 내부 HDD 방식 S-ATA
PC 연결 방식 USB & e-SATA 전원 인터페이스 자체/USB 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