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이야기. 퇴사와 이사.(재택근무)원래는 여가시간에 대해서 글을 쓸려고 했는데, 오늘 특별한 일이 생겨서 다른 이야기를 적게 되었다.

오늘은 한명의 동료가 직장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
사실, 몰랐다.
5시즈음 되서 퇴근 준비를 하는데 저 멀리서 직장 동료가 뭔가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 것이었다.
예전에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오늘인줄은 몰랐었다.

그 동안(9개월) 같은 팀 내에서 1명의 동료가 퇴사를 하는 것을 보고 1명의 동료가 이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퇴사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던 PM 이었는데, 익살 넘치는 유머와 울룩불룩한 근육이 인상적인 아저씨였다.
나에게 많은 덴마크 문화와 유럽식 농담을 알려주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퇴사하던날, 참 많이 서운했었는데… 내가 정식 계약을 하던날, 퇴사하게 되었다.

퇴사는 그렇다치더라도, 이사는 무슨 말인가?

그 말은, 진짜로 직장동료가 이사를 간 것이다.
어디로? 저 멀리, 스페인으로.
아까 짐을 주섬주섬 챙기던 직장동료가 이사를 가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스페인까지 이사를 간다면 당연히 회사를 그만두고 가는 싶었으나, 아니었다.
직장은 계속 그대로 유지한채 그냥 이사만 간 것이다.
일과 회의는 화상전화와 이슈 트래커를 이용해서 작업을 한단다.(헐.)

스페인에 구한 집도 보여주었는데 멋진 집이었다.
2층인가 3층이었고, 일을 위한 자신의 작업방도 있었다.
나중에 내가 집을 구한다면 저런 집을 구하고 싶었다. 아무튼 엄청 멋있어 보였다.

왜 스페인으로 가냐는 물음에, 지금 스페인에 경제위기가 와서 집값이 많이 싸졌단다.
집세를 물어보니.. 갈만하겠더라.

사실, 처음부터 그는 덴마크에서 살고 있지 않았었다.
가까운 스웨덴에 집을 구한다음, 매일 차로 덴마크와 스웨덴의 국경을 넘었던 것.
왜냐고 물어보니 덴마크는 세금이 비싸서 란다… 100% 공감.

사실, 직장동료 대부분은 덴마크인이지만 덴마크에 살고 있지 않고 있다.
대부분 가까운 스웨덴에 집을 구하고 직장은 덴마크에서 다니고 있다.

때문에, 열차가 끊긴다거나, 혹은 차가 고장이 난다던가, 혹은 관공서 볼일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이용한다.
집이 멀리 있기때문에, 관공서 시간에 맞추기 위해 회사에 오가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혹은 몸이 불편한 경우에도 재택근무(혹은 병가)를 이용하는 것이다. – 휴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다.

꿈의 재택근무!!!!
일은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누구도 확인할 수 없는 근무!
나도 여기와서 재택근무 몇번 했었는데, 나는 아직까지는,,, 집에서 일이 안되더라(그냥 팅가팅가 놀았음). -_-;;;
그래서 지금와서는 재택근무는 조금 자제하는 편이다.

스페인으로 떠난 직장동료는 매일매일 재택근무를 하겠지.
정말 멋지고 부럽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마도 이건 그동안 쌓아온 직장내에서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이런일이 가능한 이곳 사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무튼 오늘로써, 직장 동료 한명을 못본다는 건 사실.
무엇이 되었든,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건 참 쓸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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