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일일까?

몇번을 생각해보았다.

겨우 3개월간의 수영 연습기간.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한 노력은 3개월 짜리다. 그것뿐이다.

오늘 한강물에 들어가서 경기전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준비를 해와서 한강 물에 뛰어들어 수영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나도 한번 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규정이 있었다.

장비를 착용해야 한단다.
보온용 WETSUIT. 수온이 낮아 착용이 의무라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30만원대.

포기할까?
돈도 없고, 지금상태에서 수영하는 것은 자살행위같고…
모든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혼자 잘못된 장소에 있는 것 같았다.

운이 좋게 그곳에서 만난 한 아저씨의  WETSUIT를 빌려입고 입수를 할 수 있었다.

잠시동안 한강에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얼마나 갈 수 있는지.
겨우 100미터지점. 너무 무서웠다. 발이 닿지않는 강물에서의 수영.
바람은 심하게 불고 거센 파도가 일렁이며 내 호흡을 방해했다.

무서웠다. 지금은 안전요원도 없는데 누가 날 구해줄까.
부끄러웠다. 행사용 부이에 매달려서 숨을 고르고 있는 내가.

그런데 그것을 뛰어넘는 한가지. 바로 두근거림.
두근 거렸다. 두근두근거렸다. 가슴에서 울렁이는 어떤 느낌.
한강물을 마시면서 호흡을 제대로 할수 없어 부이를 잡고 부끄러워하고 있으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걸렸다.
웃음도 나왔다.

정말 최고다.

물가에 나오자마자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달라고 이야기했다.
35만원.
큰 돈인데 흔쾌히 OK를 해주셨다.
게다가 저녁까지..

형, 정말 고마워요.
어느때든 저의 27살을 생각할때 이 철인경기와 형을 항상 기억할께요. 🙂

이로써.. 경기에 참여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게 되었다.
기뻤다.
나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

앞으로 몇시간 뒤..
진짜 경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한강물에 뛰어드는 순간.
그 순간, 나는 뭔가 또다른 무엇인가를 느끼게 될 것 같다.

두근거린다.
정말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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