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늦잠을 잔다.
비싼
방값(1인당
500페소,
3명이면
1500페소)에
우리는 무조건 호텔을 옮기기로 하고 짐을 싸서 호텔을
나왔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호텔을 찾았지만 오늘이 축제날이라 방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도로는
사람들로 지나갈수가 없었고,
간혹
보이는 호텔들은 전부 방이 없다고 말을 하거나,
너무
비쌌다.
간신히
운좋게 호텔 하나를 찾아서 체크인을 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온다.
축제
구경을 위해서다.
Sinulog
Festival 매년
1월
3째주에
일요일에 열리는 시눌루그는
세부 최대의 축제이다.
이날은
필리핀 카톨릭의 시작을 의미하는 날이고,
산토니뇨(어린예수)를
기리는 날이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축제 장소로 가자고 했는데 이상한 장소로 우리를
내려준다.
잘못온것이다.
다시금
길가로 나가 택시를 타고 이번엔 제대로 찾아갔다.
아직
행진 대열은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축제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리가
내린곳에서 판박이 문신을 한다.
한번에
5페소(150원)이다.
팔뚝에 용문신. 드래곤의 힘이 느껴진다.ㅋㅋㅋㅋ
거대한
행렬이다.
족히
수만명은 되는 것 같다.
이색적인
복장과 댄스,
안무에
우리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행진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가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행사대원들을 배려하긴 했지만
행진을 이루는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하다.(이해한다.
우리도
운동회 행사때 얼마나 귀찮아했는가.)
그래도
누구하나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없이 꿋꿋이 맡은 역할을
열심히 소화해낸다.
대견스럽다.
태운아 어딨니.
세부
시내를 걸어다니며 축제를 구경하면서 우리는 호텔도
알아보았다.
우리가
묶고 있는 숙소보다 더 나은 곳이 있다면 옮기려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찾아냈다.
Cebu Century Hotel. 값싸고
넓고 깨끗하다.
예약을
하려했으나 예약은 안된단다.
내일아침
일찍 오기로 하고 계속 축제 구경을 하기로 한다.
한창동안
축제를 구경하던중 한 여대생들 그룹을 만났다.
보홀에
있는 간호사 전문 대학교에 재학중인 여대생들이었는데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보홀에서
간호사 실습을 위해 세부로 넘어와서 기숙사에 숙박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축제날이라 바로앞에 구경나왔다는
것이다.
1시간여동안
우리들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계속
대화를 하고 싶었으나 교수님의 소집에 가봐야겠단다.
아쉽지만
어쩔수없다고 생각했는데 내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자유시간이라 내일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우리가
묶으려는 호텔도 이곳에서 얼마 안떨어진 곳이다.
내일은
따로이 계획도 없다.
내일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또 하나의 인연. 🙂
저녁이
되고 밤이 되자 축제를 절정에 다른다.
은은한
조명장치와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필리핀 아가씨들,
게다가
반주로 마신 약간의 술 덕분에 적당히 달아오른
술기운까지…
입안
가득 미소를 채우게 한다.
길가다가 사귄 작은 친구들.
언제부터일까
거리의 행렬이 조금이 잦아들기 시작한다.
축제가
끝나려는 모양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싶은것이 아쉽기만 하다.
아쉬운
마음에 혹시 내일도 축제가 계속되냐고 물어본다.
대답은
“No.”
최대한
오늘은 즐겨야겠다.
사람들에
쓸려 어디론가 장소도 모른채 무작정 걷고만 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떤 운동장.
관중석도
있는것이 제법 큰 느낌이 난다.
가운데
자리한 공연장에는 무희들이 열정적인 댄스를 추고
있었고,
불이
붙은 막대기를 돌리며 멋있는 불쇼를 보여주는 남자
댄서들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절정의 순간
엄청나게
피워오르는 폭죽.
하늘에서
폭죽이 연신 수를 놓기 시작한다.
폭죽과
춤,
음악,
그리고
사람들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하기 시작한다.
정말
장관이다.
어느것하나라도
놓치고 싶지않다.
연신
카메라 셔터가 기계음을 낸다.
그렇게
축제가 끝나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택시를
타려고 했으나 택시기사가 제시한 금액이 싫다고 하니
거절을 당한것.
걷다가
다시금 택시를 잡아 타기로 한다.
그러던중…
갑자기
누군가가 서수형과 나의 팔을 감싼다.
돌아보니
어떤 여성이 우리의 팔을 잡고 있다.
자세히
보니 여자옷을 입고는 있지만 자세히 보니 남자같기도
하다.
우리랑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용이 매우 직설적이다(호텔에
같이 가고싶다…등등).
겨우겨우
이런저런 말로 떼어놓고 집으로 향하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웃음만이 나온다.
네. 이분들이 그분들이십니다.
이것도 하나의 추억. 🙂
아 ㅅㅂ롬들……….
욕만나온다 개색히 입냄새 쩔었는데 ㅡㅡ;
다행이 이날 좋은 방을 또구했지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좋은 추억으로 생각해요~
언제 한번 그런 이벤트가 있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