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이야기. (휴가)

덴마크의 휴가는 길다.
기본적으로 1년에 21일 + 병가 6일이 주어진각다. 회사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덴마크 노동법으로 정해진 최소 일수는 1년 21일 + 병가 6일로 되어있다.

참 재미있는 점은 휴가 일수가 많은 것보다는 역시 병가에 대한 휴일이 따로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다. 즉, 아프면 연차를 쓰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주어진 병가를 사용한다.
단, 큰 부상이나 병에 걸렸을 경우, 120일 까지의 병가를 보장한다.(유급)

그리고, 아이가 아플경우 추가적인 병가 사용이 가능한데.. 이부분은 내가 아직 해당사항이 없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 -_-;;

아무튼.. 오늘 사내 PM 이 휴가를 떠났다. <- 이 곳 덴마크의 PM 의 역할은 정말 인상깊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해볼까 한다..

약 2주 정도의 휴가를 떠나는데..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았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니 독일로 간다고 한다.

독일?
하긴.. 가까우니까, 그런데.. 뭘하러? 옥토버 페스트도 끝났는데??

“뭐하러 가는데? 뭔가 재밌는게 있어?”
“게임하러 가.”

게임??
독일에서 게임? 뭐지?
호기심이 일어 물어보았다.

“무슨 게임인데? 스타크래프트? ㅋㅋㅋ”
“아니, 이 게임.”

그러면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어떤 사이트를 보여줬는데… 헐.
어떤 보드게임 같은 것이었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Axis & allies 라고 하는 전략 보드 게임과 비슷한 형태였다.

Axis & Allies Spring 1942 Setup

“이거 Axis & allies 야?”
“아니, 그건 애들이 하는 게임이고.. 이건 좀 다른거야.”

헐.. 아무튼 자랑스럽게 홈페이지를 보여주는데 스케일이 좀 달랐다.
해당 보드게임 동호회(??)같은 홈페이지 였는데 내용을 보니, 동호회 회원들끼리 매년 정기적으로 독일 어느 산속(산장-오두막 같은 곳)에 모여 몇날 며칠동안 게임을 하는 듯 보였다.

…세상에, 보드게임 정기 리그라니..
매직 더 게더링같은 상업적인 스폰서가 있는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진짜 그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것 처럼 보였다.. -_-;;

더 신기했던 건 리그전 참여 사진과 활동 내용을 담은 사진들을 보니 멤버들 반 정도는 머리가 히끗히끗한 분(짐작으로.. 60대?)들이셨다는 점이다.

물어보니 자기가 처음 참여를 했을때는 자기가 나이순으로는 밑에서 3번째 였다고..

아무튼 그곳에 참여하고 게임을 하기 위해서 휴가를 쓴단다.
그러면서 동호회 연혁을 보여주는데.. 꽤 역사가 있는 동호회였다. 꽤 많은 시간(한.. 14년? 2000 년 부터 시작한것 같았다..) 동안 동호회를 유지하고 게임을 즐기고..

보통.. 휴가라고 하면 어디 여행을 하거나, 집에서 푹쉬는 그런 생활을 했던 나에겐 문화충격이었다. -_-;;

부러웠다. 휴가를 저렇게도 쓸수가 있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 겨울즈음, 회사의 동료 한명이 휴가를 갔을때 나눴던 대화가 생각이 났다.

“휴가 어디로 가는데?”
“프랑스”
“왜 가는데?”
“스키타러.”

….. 그저 놀랍고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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