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악플은 사양할께요
그냥 제 생각을 쓰는 겁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친정은 아직도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계시죠
이번에 결혼하고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제가 살던 임대아파트의 학구내 초등학교로 전근을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왈…
우리는 다른 건 문제가 아닌데
임대 아파트 애들 때문에 ……

기분 더러웠습니다.
나도 그 아파트에서 공부해서 교대 합격하고
시험 붙어서 교사가 되었는데… 임대아파트 애들 때문이라뇨…
정말 기분 나빴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아파트가 친정이라는 이야기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들은 더 어이없더라구요…
저희 반 아이들이 구강검사를 받았는데 검사확인서를 안가져와서
학교 주변의 가장 가까운 병원에 다녀오라고 했어요…
마감일까지 넘겼던 일이라서 아이들에게 하교 후 바로 다녀오라고 했죠…
근데 그 가장 가까운 치과가 바로 그 임대아파트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 반 대형 주상복합에 사는 녀석이
선생님 근데 꼭 그 병원 가야 해요?
하는 거에요 그래서 왜 그러는데? 했더니…
거기 진짜 병원 맞아요 그냥 가짜로 하는 거 아니에요.. .
하더라구요… 정말 어이없었습니다.
살짝 눈살 찌푸리며 그런 게 어디있니 어디든 병원은 다 똑같고
너희들은 지금 치료 받으러 가는 게 아니니까
빨리 다녀오라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정말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더 회의가 들더라구요….
저희 반 아이들의 10퍼센트 정도가 임대 아파트에 삽니다.
그 아이들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들이지요
그리고 모자가정이나 조부모가정도 있구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모자가정이니 조부모가정이니 기초생활수급자니…
정말 그런게 부끄러운 일일까요? 전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의 성적이 나란히 최하위라는 겁니다.
그리고 문제 행동을 많이 일으키는 아이들이지요..
학교를 자기 마음대로 나왔다 안나왔다 하거나
선생님의 작은 주의에도 반말과 욕설을 퍼붓는 학부모님이라든지…
심지어는 자기 가정 형편 및 여러 상황의 영향으로
꿈을 잃어버리고 삐뚤어지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도 있구요…
붙잡고 이야기를 해보고 선생님도 그 아파트 살았어…
그 아파트에서 선생님 하고 싶어서 공부 열심히 했어.
불가능한게 어디있니 다 할 수 있어
아무리 얘기해도 ….. 잘 안되더라구요…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말 무엇이 문제일까?
단지 가난한 것이 문제일까?
그건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가 예전엔 가난했는데

생각을 해보니…
대체적으로 임대아파트의 문화에 원인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벌이와 같은 문제는 어느 집이나 발생하지만…
일단은 학부모의 교육수준이 낮거나 교육받을 동기가 낮다는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의 대부분이 학교라는 곳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혹은 청소년기 때 교육받을 기회가 적었던 것 그리고 공부하기 싫었던 것들…
그런 것들을 생각하시면서 아이들의 학업을 무방비상태로 두시더라구요
어느 한 집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학교 가기 싫으면 그냥 쉬라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보상과 벌을 하셔야 할지도 힘들어하시더라구요
맞벌이는 고사하고 모자가정의 경우는 아주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많이 있으시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삐뚤어질 때에도 그냥 그러려니
뭐라고 한마디 잘 안하시는 것이 대부분이구요
오히려 가난이라는 것이 피해의식으로 작동해서
잘못을 했는데도 우리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냐는 식으로 나오세요…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도 자신을 비하하고
단순히 돈이나 물질에 매달려 있는 어른들의 가치관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스스로 피씨방 갈 돈을 얻기 위해 지하철에서 앵벌이를 하거나
비행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그 아이들이 지금의 삶보다 더 윤택하고 더 풍요롭기 위해서 해야 할일은….
솔직히 공부 열심히 하는 겁니다….
왠 딴 소리냐 하시겠지만…
대한민국은 학력위주의 사회아닙니까?
몇년전 하버드 논문에도 나왔듯이
한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윤택하게 살기 위한 방법은 없다
다만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학습을 통한 길이라고 하던데…
아이들은 학습능력 향상은 커녕 기초학습도 흔들리는 판국이니…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임대아파트 대형아파트를 떠나서
일단 학부모라면 교육인적자원부 주도하에
학부모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을요…
특히 공교육 썩었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
아이들이 너무 많은 선생님들의 틈에서
학교 선생님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요….
빈부격차를 줄여보자는 것은 솔직히 힘든 일이고…
빈부격차를 가진 부모들의 의식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그것도 어렵겠지만요…
교육부의 입장은 교육의 질보다 학교경영의 효율성
즉 경제적 이득에 먼저 눈이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저는 지금 국민임대아파트에 삽니다.
물론 영구임대아파트처럼 영세민, 장애인, 탈북자 위주의 아파트는 아니지만…
저희 옆단지 3,40평대 아파트들 있는데
혹여나 미래의 아이가 자라서 유치원, 학교에 가면
임대 아파트 산다고 놀림당하지는 않을지… 걱정되네요…
며칠 전에도 저희 단지내 치킨가게에서 3,40평대 아파트 아줌마들이 닭먹으면서
여기는 임대아파트 안에 있는 거라서
별로 좋은 거 없을꺼야 하는 이야기 듣고 속상했습니다….

어쨌든 힘냅시다… 우리모두…
기르는 자나 가르치는 자나 바라보는 자나 모두 힘냅시다!!!!!

– 2006-08-27 : 짤랑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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