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클럽 음악방송에는 많은 CJ분들이 계십니다. 저 역시 그 중에 하나구요.
그런데 한달 전쯤인가 호화스럽게 방제를 꾸민 다른 방들과 달리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음악이라는 방이 보였습니다.
저도 그 방에 들어가려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클릭미스로 방을 잘못 들어간 것이 인연이 됐죠.
그분은 22살의 남자 분이었습니다. 동원대휴학생이라고 더군요.
그분은 비록 최신가요와 댄스 곡을 틀진 않았지만 그분의 방에는 언제나 4~6명의 사람들이 함께 방송을 듣곤 했습니다. 성우처럼 멋있는 목소리도 아니고 재치있는 멘트도 없었지만 그분의 따뜻한 마음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름쯤 그분의 방송을 들었을 때쯤 어느 날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방에 들어와 하소
연을 하더군요.자기 엄마가 폐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는데 보험료와 생활보조금으로는 수술비와 병원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구요. 전 그때 장난치는 줄 알고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CJ님은 그 말을 귀 기울여 듣고는 어느 병원에 입원하셨냐고 물어보고는 방송을 저한테 맡기고 그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남인데 자기 일처럼 다른 일은 제쳐두고 가셨습니다. 그분 역시 생활이 어려워 대학교 학비를 마련 하려고 휴학을 했는데 그동안 모은 학비를 여자아이의 엄마 수술비에 쓰셨고, 그것도 모자라 4일 동안 간호를 하셨습니다.
여자 아이의 엄마가 눈을 뜨던 날 그분은 멀리서 지켜보고는 병원을 나오셨답니다. 다시 방송을 하다가 1주일 쯤 지났는데 어쩐 일인지 그날 이후 그 분이 보이지 않더군요. 1 주일이 지나고 그분의 방제와 같은 방이 있기에 저는 반가워 바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방에 CJ는 그분이 아닌 하소연을 하던 여자아이였습니다.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지훈이 오빠가 우리 엄마 모자른 입원비를 위해 피자배달 도중 빗길에 미끄러진 트럭에 치어서…정말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다 스피커 사이로 그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했는데 정말로 그분의 목소리였습니다. 그 마지막 멘트는 그분이 하
늘나라로 가시던 날 아침에 녹음해두신 것을 여자아이가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내 가 그 여자아이를 도운 것은요. 저희 어머니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돌아가셨어요. 전 또 다른 아이가 상처받는게 싫어 도왔어요. 여러분도 자기가 도울 수 있다면 뭐든지 해 보세요. 세상에는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많아요. 그럼 비가 내 리는데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구요. 전 아르바이트 때문에 그만 가 보겠습니다.”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지훈형의 명복을 빕니다.
세이클럽 세이에세이 CJ민이(iysm2001)님께서 남기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