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6년생 25살 남자고요 현재 신용등급 9등급인 참.. 웃기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새벽에 회사서 이래 저래 인터넷 돌아 다니다 가슴도 답답하고 해서 시원하게 넋두리 한번해 보려 합니다..

 

아버지가 참 술을 좋아하십니다. 밑도 끝도 없이 드시죠..

술을 그렇게 좋아하시니 건강이야 당연히 안좋으시겠죠. 일이요? 연탄공장에서 허드렛일을 하시고

한달에 50만원을 받아 오십니다(2000년도 즈음..)실직적으로 집에 생활비라고 가져다 주시는건 1~20만원..

중학교 입학했을때 왜 그런거 하잖아요 아버지 직장 적고.. 월 수입 적고.. 집은 자가냐.. 월세냐.. 등등

조사해 오라면서 쪽지 주잖아요.. 거기에 아버지 직업 연탄공장 일용직 이라 적고.. 월수입 50만원 적었죠.

선생님이 난데 없이 뒤통수를 때리더라구요 장난 치냐?면서요 어린나이에 다른 생각은 안들고

아.. 다른집 아버지 들은 50만원 보다 더 많이 버시나 보다.. 했죠. 옆 짝꿍 아버지 직업이 군청의 무슨

직급이 있는 직업이고 월수입이 300만 원이라고 써 있더라구요 똑같이 배껴서 냇죠. 교무실서 처음으로

엎드려서 빠따 맞아 봤어요. 별로 아프진 않았어요. 그저 다른 집 아버지들이 궁금했을뿐이죠..

 

천주교에서 연락이 왔죠. 대학 입학금을 후원해 주겠다고요. 등록금이 아니라 입학 예치금인가?

그거 있잖아요 등록금 내기 전 30만원 정도 먼저 내는거요. 얼마나 고맙던지요..

농협에서 이공계 특별 학자금 대출을 신청해서 등록금을 내고 전문대에 입학을 했어요.

대학 입학하기 위해 기숙사로 가기전날 어머니가 돈 5만원 주시더라구요 그 돈 1학년 끝날때 까지

안쓰고 랩으로 싸서 보관 했어요. 그 돈이 어떤 돈인데요. 참 구질 구질 하죠?

 

1학년이 끝나갈 무렵 엄마가 뇌졸증으로 쓰러지셨어요. 병원에서 의사가 하는말이

불행중 다행이라면서 엄마 뇌 사진을 보여 주시더라구요 뇌사진.. 하얀색인데 오백원 짜리 만하게

검은색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 부분이 뇌의 죽은 부분이래요. 다행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이라면서요

… 아 아버지는 여전히 술 많이 드시죠…

 

그런 어머니를 두고 아버지를 두고 군에 입대했어요.

티비에 뉴스 보면 나보다 더 건강한 사람들 상근으로 빠지고, 면제 되고 하던데 전 슬프게도 1급 나와서

2년 현역으로 다녀 왔어요.

 

전역후 집에 오니 농협에서 고지서가 많이 왔더라구요 학자금 대출 받은거 갚으라구요.

제가 한 상병때 부터 갚아야 했는데 한번도 못냈으니 이 때 부터 벌써 신용이 나빠지기 시작했겠죠.

 

복학은 꿈도 못꾸겠더라구요. 아버지는 더더욱 술 드시고.. 어머니는 점점 건강이 안좋아 지시고..

학교 자퇴를 하고 집 근처 공장( 지금 다니는 공장요..)에 취직을 했어요.

지게차를 배우고 로우더를 배우고 굴삭기를 배웠죠. 한달에 월급 120만원 받아서

집에 110만원을 드려요. 아니 집이 아니라 어머니 드려요.

 

아버지가 이상해 지더라구요. 술 드시면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시고.. 안방이나 마당 , 바지에

대소변을 보시더라구요.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갔더니 원장님이 그러더라구요

이렇게 될때 까지 술을 드셨냐구요.. 당장 격리병동에 입원 시켜서 치료 받게 하라구요.그러면서

병원 소개 시켜 주더라구요. 찾아 가니 정신병원이더라구요. 알콜중독센타라는 글씨도 작게 써 놨구요

네 . 제가 직접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입원 시켰어요. 싸인 제 손으로 다 했구요 ..

절대 슬프지 않았죠.

 

점점 미쳐 가나 봐요 제가…

 

어머니 병원비 아버지 병원비 해서 한달에 100만원이 넘게 들어요.

큰형이랑 작은형은 왜 일을 안하는지 모르겠고요. 정말 모르겠어요. 왜 안할까요..

 

중고차를 하나 사고 싶더라구요. 출퇴근도 좀더 편히 하고 싶고 어머니 병원도 좀더 편하게

모시고 싶었어요. 좋은차 안바라죠. 깨끗한 마티즈 살라고 했죠. 할부로..

제가 신용등급이 낮아서 할부 진행이 어렵데요. 그 때 부터 관심을 갖고 알아보니

제 신용등급이 9등급이래요.

전기세 전화세 수도세 부터 시작 해서 농협 학자금 대출 등등 다 제 앞으로 되어 있어요

돈없을때 연체가 되고 그랬는데 이런것들 때문에 신용등급이 안좋데요..

 

2010년을 살아 가면서 나이 25살이고요 신체 건강한 청년이 400만원 짜리 마티즈 한대를

할부로 못사요. 정말 구질 구질 하게 살고 있죠.

 

지금 새벽 5시 53분이네요.. 일요일 특근은 이제 모두들 내가 한다는게 자연스러워 졌어요

토요일 특근 기본에 일요일까지 일을 해야 된다 그러면 무조건 제가 한다고 손들어요.

주말 야간 특근이면 돈이 엄청나거든요..

 

가끔 인터넷으로 미니 홈피 등으로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사나 간접적으로 봐요

다들 정말 멋지게 재밌게 살더라구요.

‘강의가 많아서 짜증나’

‘어제 클럽에 갔더니.. 술을 많이 먹어서..’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했더니..’

 

저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저렇게 살라고 하면 살수 있는데..

 

집에 가서 문 열면 파스 냄새가 참 정겨워요. 연탄 가스 냄새도 이젠 별로 힘들지 않구요.

 

제가 지금 25살에 신용등급 9등급이지만 나라를 원망하고 부모님을 원망하고 환경을 원망한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다 내 잘못이니깐요.

 

전 30살 때 즈음…  정말 남들 만큼은 살거거든요? 악착 같이 벌고있어요.

(제 좌우명:개같이 벌어 절대 쓰지말자)

 

만약 몇년 뒤에도 이 사이트가 존재 한다면 꼭 다시 글 한번 남길게요.

 

‘ 나 그렇게 살았던 사람인데.. 지금은 이렇게 잘살고 있다고. 찌질하게 안울고 산다고..’

다음 아고라 광장,
처음과같이영원히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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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사치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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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on 25살 신용등급 9등급의 넋두리..

  1. 정지민 says:

    지금은 어찌되었어요? 등급이요 ….

    • pchero says:

      저도 예전에 다음 아고라에서 이 글을 읽었었는데..
      지금와서 찾아보니 찾을 수 없더라구요..

      저도 궁금하네요. 🙂
      분명 지금은 모두 신용회복이 되셨을꺼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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