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 짜장면  (122p)
저자 : 안도현
등록일 : 2011.03.25
서평 : 자장면이 아닙니다. 짜장면입니다.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라는 시로만 알고 있었던 시인이었다.

작가의 이름에 끌려 읽게 된 책…
그리고 책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

“열일곱 살, 나도 이 세상에 대해 책임을 좀 지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나에게는 책임질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책의 첫마디부터 뭔가 가슴이 울렁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땐 울렁임은 약간은 뭔가 허한 느낌이었다.

바로 그 때, 책 제일 처음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열일곱 살, 혹은 열여덟 살 무렵을 생각하면
몇 가지 후회가 따라 올라온다.
화끈하게 가출 한번 해보지 못했다는 것,
아버지와 어머니를 사무치게 원망하거나
증오해보지 못했다는 것,
어른들의 눈을 피해 오토바이 꽁무니에
여자아이를 태우고 멋지게 달려보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혼자서 마음놓고 크게 올어보지 못했다는 것.

그때 내 어린 청춘에게 진 빚을
여기서 조금, 갚고 싶다. – 안도현

사실 나는 중국집하고 인연이 좀 있다.
대학 생활동안 정말 큰 도움을 받았었다.
배고프고, 밥 못 먹고 학교를 제대로 못다닐 정도는 아니었지만 거의 항상 내 뱃속을 채워준 것은 짬뽕(짜장)이었다.

그때 방을 못 구해서 학교 다니기가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학교 근처 중국집 아저씨께서 방을 같이 쓰자고 먼저 말씀을 꺼내 주셨다.
게다가 불편한 용돈 사정도 알아주셔서 항상 짬뽕밥을 공짜로 주셨다.
우리 학교에서 나만큼 그 집에서 짬뽕밥을 많이 먹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갈 때가 되었을때 했던 울먹이며 했던 인사가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지금은 명절때마다 찾아가고, 혹은 언제라도 내려가서 인사도 드릴 수 있지만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지금, 여기 작게나마 이 말 한마디를 적어본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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